[함께 읽는 노무라 리포트] 6. 브렉시트, 과연 유럽 붕괴의 서막일까요?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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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북 특사단은 김정은이북리더의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뒤에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정치적 의도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장이 이에 반응했다는 것입니다. 원화의 평가절상으로 돌아왔지요. 링크한 기사에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70원 선을 깨고 달러당 1,050원 선까지 가면 '공포'라고 하는데,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USDT 대바겐세일 행사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단 한번의 특사단 방문, 단 한번의 메시지 교환만으로 이렇게 세계 시장은 급격하게 반응하며 국가의 리스크를 판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냉정할 정도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변동성이 크다고 하지만, 사실은 모든 금융시장은 마찬가지라고 봐야합니다. 다양한 리스크와 복잡한 이해관계속에서 얽혀 돌아가니까요.


모두가 나오리라 생각했던 그 Crypto-ETF입니다

암호화폐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정치적 사안과, 아직 너무나 작은 시장 규모 등으로 인해 작은 파장이 크게 작용합니다. BTC를 포함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오늘 하루 적게는 2%에서 많게는 15%까지 떨어졌는데요. Mt.Gox 파산사태 중 복구한 일부 BTC 매물이 팔려서 그렇다고 하는 분석도 있고, 시장이 아직 해빙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의 움직임만으로 시장을 판단하긴 이르죠. Coinbase의 암호화폐 인덱스 펀드 상장이야말로 이번주 가장 중요한 뉴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인덱스는 BTC 62%, ETH 27%, BCH 7%, LTC 4%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클래식한 POW, 정확히는 상위 시총 중심의 포트폴리오입니다. XRP에 투자하신 분들은 참 서운하실 듯한 포트폴리오군요(...)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나 장기투자의 중요성, 멘탈관리 등에 대해서는 이미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했기에 오늘 역시 외국 경제 시장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해보고자 합니다. 어제 포스팅에서 유럽 시장은 돈 가방을 쥐고 잠들어 있는 공주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공주님이 어떤 꿈을 꾸고 계실지, 그리고 일찌감치 뛰쳐나와 제 갈길 간 영국은 과연 얼마나 큰 자신감을 가지고 움직였는지 말입니다.


그래봐야 모래성 같아 보이긴 합니다...

유로화 도입국에서 경기 실태 및 회복에 대한 체감 정도는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불신 정도의 차이로 드러납니다. 이와 같은 해석은 주 벨기에 대사관의 유로지역 경제동향Europa.eu의 ESI 자료를 인용, 분석한 결과임을 밝힙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가만히 놓고 본다면, 상대적으로 ESI경제심리지수, Economic Sentiment Index가 유럽 평균값보다 낮은 프랑스에서는 기존 체제를 불신하고 반 EU를 주장하는 르펜이 이겼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ESI가 유럽 평균보다 낮은 이탈리아 역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극우 포퓰리즘 계열 정당인 '우파연합'은 37% 득표에 그쳐 상대적으로 중도-진보에 가까운 오성운동과(31%) 민주당(23%)에 비해 큰 득표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차이는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실제 유로존에서 이탈했을 경우 발생할 상황을 그려보면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르펜이 주장한 프랑스 프랑의 부활, 그리고 수입품에 대한 과세가 실현된다면 보유 외환의 가치가 떨어지고 수입 인플레이션이 발생, 구매력이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유로화 도입국은 다른 유로 채택국과의 거래 시 환율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경제 대통령이라 자처한 사람을 뽑았던 것 처럼, 미국도 트럼프를 뽑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표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 입소스가 2017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1%의 프랑스 국민들이 '자신의 구매력(소득)이 떨어졌다'고 답했고 구매력 문제가 후보 선택의 우선 순위라고 답한 사람이 총 93%에 달했습니다. (최우선 37%, 우선 56%)


프랑스 르네상스 프로젝트 후 마크롱 지지율은 다시 상승중입니다

그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유로바로미터 조사 결과를 보면 그리스 국민들의 유로화에 대한 지지율은 64% 수준으로,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했을때 더욱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윗문단에서 살짝 언급했던 유로화의 특성 때문입니다.

유로존에 속한 국가는 (유로화를 채택한) 국가 사이의 환율 변화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유로존 안에서는 고정환율제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경상적자가 발생하더라도 구매력 하락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셈입니다.

유로존 안에 있는 국가들은,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인 국가들은 유로화를 쓰지 못할 때 발생할 손해가 더욱 크기 때문에 더더욱 유로존을 나가기 싫어합니다. 영연방이라는 든든한 시장을 가지고 있고, 파운드화라는 뼈대 있는 통화를 유지한 영국이 유로를 탈출한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유로화를 버려도 파운드화가 충분히 제 역할을 해 주기 때문입니다.

통화의 본질은 신뢰고, 그 신뢰는 통화 시스템이 오랜 시간 유지될수록 더욱 강해집니다. 지금은 2군으로 밀려났지만, 한때 영연방이라는 이름하에 세계 경제를 호령하던 파운드는 여전히 세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지요. 게다가 영국은 자신들이 번 돈을 다른 유로존 내의 적자국에게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국민투표까지 가는데 가속이 붙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진법, 20진법이란 역대급 극혐 통화체제 구 파운드입니다.

잠시 위에서 언급한 이탈리아의 오성운동의 지지율 역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오성운동은 탈 유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지방선거에서 완전히 떡이 되었는데요. 그제 치러진 총선에서는 '국민투표를 통해 유로 이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공약을 철회하고 구매력 상승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도로 제 2당으로 올라오는데 성공했습니다.

유로존의 경제가 회복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EU나 자국 정치에 대한 불신이 완벽하게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로존의 경제가 독일이라는 숙주에 기생(?)한 형국으로 돌아가면서 경상적자 상태의 국가들이 여전히 유로라는 곶감을 빼먹으며 유로존이라는 큰 경기 회복세를 타고 묻어갈 가능성이 크기에 당분간 유로 시스템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정적인 스태빌라이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번달 말 경 있을 G20 정상회담에서 BTC에 대한 유로존의 입장이 잠자는 공주의 눈을 뜨게 할 커다란 변곡점으로 작용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까지 합법화를 천명한 현 시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을 무작정 거부할 수는 없으리라 보기에, 결국은 암호화폐 시장엔 호재로 작용하겠지요.

G20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기관을 비롯해 지금까지 눌려있던 시장의 더 큰 자금들이 몰려올 것입니다. 벚꽃연금엔딩이 울려퍼질 시기가 되면, 본격적인 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봄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따스한 꽃 향기가, 우리의 마음을 따사로이 녹여 줄 것입니다.

파도는 끝까지 물러간 후에야 다시 밀려듭니다. 밀려가는 파도에 지레 겁먹지 마시고, 흐름을 탈 수 있도록 서핑보드에 몸을 꼭 밀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런 후에야 우리는 높은 파도에 올라탈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과 공포, 조급증과 욕심은 투자의 적이며, 우리가 결코 빠져들어서는 안되는 어둠의 포스(...)입니다. 캔들 차트의 흔들림이 주는 공포에 흔들리지 마시기를, 그리고 경제적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선택의 과정에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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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확정된 날에 너무 놀라서 독일에 있는 언니한테 전화를 했는데..막상 언니는 그다지 놀라지도 않았으며. 독일 매스컴도 우리처럼 난리치는 상황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유럽에서는 예견하고 있었으며 그전에도 이미 그러한 상황이나 다름 없는 행동을 했었다고..
오늘 아침은 집중이 안되어서 생각나는데로 아무말 대잔치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잠시 후 시간날때 다시 읽어야겟어요.

내 흐릿한 정신에도 백화선생님은 훌륭하시네요. 꾸벅.

GBP가 있으니 배짱부린거죠 ~_~

전 맨처음에 G20이 부정적인 역할을 할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까 점점 정부들의 태도가 '막아야지'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겠구나' 정도로 바뀌는 거 같더라구요. 그것도 그렇고 요즘 마크롱의 행보가 흥미롭습니다. 공무원들 철밥통까지 깨려고 행보를 취하다니. 근-현대 프랑스에 마크롱만큼 강경한 스탠스를 취한 정치인이 또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녹 선생님께서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시니 저도 마음이 좀 놓입니다!

그동네 노조는 우리나라보다 더 골때리긴 하죠(...

지금 공통된 예견들은 10일 이후부터 가격펌핑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하는 견해들이 많더라구요. 아마도 G 20의 정상회담에서 나올 가상화폐시장에 대한 개방적 태도를 예상하는 것 같더라구요.

10일은 좀 이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ㅎㅎㅎ

녹티스님 제가 이쪽으로는 지식이 별로 없어서 그러는데, 브렉시트를 단행한 영국이 다시 유럽연합으로 들어갈 일은 없는건가요? 혹여 번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몇십년이 지나고 나서 유럽연합에 다시 들어간다고 하면, EU에서 못받아줄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못받아줄 이유야 없진 않죠. 특히 독일 입장에선 호구가 제발로 다시 온다는데(....)

녹티스님 말씀을 들으니, 왠지 영국VS독일 의 느낌이 나기도 하네요. 영국은 EU에서의 주도권을 자신이 가지지 못하고 독일이 가지고 있으니, 같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수도 있겠군요..

네. 그것도 그거고 유로존 내부 고정환율이 영국에겐 마음에 안들게 돌아가는 것 또한 이유일겁니다. 걔네들은 유로엔 가입했었지만 유로화는 안썼었거든요.

아 화폐단위가 다르다는건 뉴스에서 본적이 있어요.파운드였나..영국이 저한테는 먼나라여서.. 답변감사합니다

@asbear님을 소환해봅시다(...)

시린 겨울을 잘 이겨낸 만큼,
더 향기로운 꽃내음이 찾아 오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겨울,
녹티스님의 글은
추위에 길 잃은 저의 체온을 유지시켜준 모닥불 같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제 지식과 경험이 지금보다 더 많이 성숙해졌을때,

그때는,
저도 지금의 녹티스님 처럼,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녹 스님 사랑합니다!
밀린글 읽고 왔습니다.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지방선거 전망도 단편으로 다뤄주실수 있으실까요?

한국정치는(.........)

네.. 좀 그렇죠? ㅎㅎ
잊어주세용 ㅋㅋ

그건 빨대가 많은 냥반들이 하셔야 흐극

항상 @noctisk님 좋은 글과 분석 잘 보고 있습니다. 계속 읽다보면 저도 이해가 되고 의견도 낼 날이 오겠죠. 감사합니다....오늘 굿이 댓글 남긴건.. 놀랄일이 있어서 였죠.. 잊혀진 신자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투루노:마음가는 길은 곧은 길-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과거 코인판 시절부터 제 아이덴티티였습니다

영국의 비중이 크긴 하지만... 유럽 대륙의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국가들이 굳건하다면 아직까지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는 잘 모르겠네요

프랑스는 좀 휘청대는 것 같은데 메르켈이 하드캐리중이니(......

어 정치권 이야기를 하자니 좀 그렇지만...
유럽에서도 우익, 특히 강성 세력들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공동 보단 자국을 추구하는데...
독일이 힘이 세니 그나마 이렇게 흘러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 아니면 다 박살났쥬(...

G20 전에 흔들기 한번쯤은 나와줘야될 것 같기도 한데 어떠려나 모르겠네요.

지금 흔들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댓글을 쓸때까지만 해도 상승할거라는 기대감이........ ㅎㅎㅎㅎ;;;;

녹스님. 이번 노무라 리포트는 기존의 주제보다 좀더 어려워진것 같습니다. 작성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주제는 다른 독자들을 위해 좀 소프트한걸로 어떨까요? 좋아하시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이런거 어떠십니까? ㅎㅎ

기초편을 했으니 응용편을 해야죠(...)

이게 기초라고요? 헐~~~ i cant believe~~~

기초편이 인플레랑 버블이구요 ㅎㅎ 이게 응용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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