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노무라 리포트] 13. 한국, 한국인, 한국 경제 - (5)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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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이원복 교수가 낸 동명의 책을 따 온 것입니다. 내용이야 '재벌예찬'과 '신유교 윤리'라는 상당히 괴기스러운 결론에 끼워맞췄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와 앞으로의 길을 보여주는 데에 이 제목 이상가는게 떠오르질 않네요.

체불임금이 1조 4천억에 달했습니다. 한국 노동 시장에서 체불임금에 대한 고발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특히 법과 권리에 대해 잘 모르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청소년들의 고통이 매우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악랄한 일부 업자들은 업무 시간 끝난 뒤 남은 파기용 식음료를 제공하는 것처럼 해 놓고, 퇴직 시점이 되면 횡령죄로 직원을 고소고발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합니다. 증거를 만들어두고 녹취를 미리미리 해뒀다면 절대 당하지 않을 일이지만,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은 여기에 당하기 쉽죠.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맞을거라곤 생각도 안했을 거고요.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다양한 담론들이 오가는 가운데, 이런 현실을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최저임금도 물론 오르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을 받아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만, 법이라는건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악용되기도 하고 피해갈 구멍이 있거나 오남용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사진은 글 내용과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청년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이런 비열한 꼼수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고 용서가 안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허나, 이런 더러운 꼼수가 요식업 프랜차이즈에선 일종의 노하우 비슷하게 돌고 있고, 한술 더 떠서 소위 '알바생 길들이기'의 방법이자 '인건비 절약'의 방법으로 활용한다는 소리엔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그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자면, IMF 직후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징리해고라는 명목으로 몇푼 안되는 돈을 쥐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이들이 가장 먼저 생각할만한 사업은 프랜차이즈, 특히 식당이었겠죠. 지금이야 백종원 선생이나 여러 티비 프로에서 결코 식당 일이 만만한게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 줍니다만, 당시엔 그러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래머들의 최종 테크트리 운운하는 치킨집도 그 전후, 김대중의 10만 자바 기술자 양병(...)기에 자조적으로 만들어진 농담이었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당시 급속도로 증가한 개인사업자와 프랜차이즈 업계가 이후 벌어진, 그리고 이전에도 있었고 역사상 누구도 막지 못했던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과 결합할 때 무슨 일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차마 땅을 가진 유권자들이, 프랜차이즈를 영업하는 기업들이, 프랜차이즈에 묶여 먹고 살고 있는 유권자들이 무서워서 칼을 못 빼내 든 것 뿐이었지요. 이번 정부에서 공정위를 강화하고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처음으로 타격한 곳이 프랜차이즈 업계라는데서, 저는 이번 정부가 무엇보다 국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해서는 굉장히 깊은 이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엄청난 인기를 끈 짤입니다. 공정위원장이 스타급 필수요소가 될 줄이야...

이런 개인사업자들의 고통의 핵심에는 높은 임대료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만 존재하는 과도한 바닥권리금 문제라던가, 건물주들의 갑질, 법으로 보호받기 힘든 시설권리금 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재계약과 임대료 인상 문제가 생산단가를 제외한 전체 서비스 원가 중 순위권에 들 정도로 높은 값을 차지하는 점에서, 임대료는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나 큰 문제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 등장한 900원짜리 카페는 사실상 바닥권리금을 뽑아먹고 철수하기 위한 용도라는 것을 엮은 기사를 통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커피 1만잔 팔아서 순이익 450만원이라니... 저같으면 그 장사 안하겠습니다.

시선을 돌려 주거용 부동산 시장으로 가 봅시다. 상업용 부동산도 그렇지만, 주거용 부동산 역시 전국적으로 과열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강하게 신규 주택 구입을 규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강남 일대의 투기성 부동산 시세는 엄청나게 치솟았습니다. 실제로 갭 투자를 하는 몇몇 가수요자들을 제외하고는 이번 정부의 주택 보유 과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실수요자들은 청약에 몰리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2008년과 같이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며, 그 전조로 강남의 시세 변동수도권 아파트 공급과잉을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요나 공급의 부분적 변화나 정부의 대책과 관계없이 부동산에 대한 투기는 이어져 왔고, 그 투기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달래지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쉽게 잡혔다면 부동산 고강도 대책을 매번 내놓을 필요가 없었겠죠.


강남불패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위 차트엔 잘 나타나 있지 않지만, 실제 주택 가격은 2015년 후반기를 기점으로 대폭 상승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정확히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침체된 내수 경기를 부동산으로 살리려는 악수를 뒀고, 덕분에 갭투자와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부동산시장의 이상과열로 이어진 것입니다.

사실 한국은 2010년에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습니다. 가구당 평균면적도 70.1m²로 1980년의 45.8m²보다 1.5배 가량 확장되었으며, 1인당 주거면적은 3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주택 매매가격도 25%가량 상승했죠. 주택보급률이 100%라고는 하나,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로 인해 실질 주택보급률은 매우 저조하며, 주요 도시에는 교통편의라던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 등으로 더더욱 수요가 높은 상황입니다.

이번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10.24 가계대출 종합대책, 그리고 11.29 주거복지 로드맵을 살펴보면 특히나 주택시장에 대한 방향성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부동산 버블이 어디로 갈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겠죠. 2016년부터 꾸준히 상승하던 주택 가격은, 2017년 2분기 경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급격한 랠리를 보였습니다. 특히 강남 일대가요. 이후 정부가 여러 규제와 정책을 발표했지만 11월까지 꾸준한 유동자금은 부동산 시장에 집중되었습니다. 더구나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 선호로 인해, 분양에 더더욱 돈이 몰려왔었지요.

네. "왔었"습니다. 심지어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최 활황기이자 소위 '미친 김프'를 달렸던 2017년 11월경이요. 이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한국 시장, 특히 부동산 시장에 저정도로 유동성이 집중된 상황에서도 한국 투자시장은 그정도의 유동성을 받아내고도 남았다는 것입니다.

2018년, 특히 북한과의 대화 시즌과 지방선거 시즌을 지나 어느 정도 정책 집행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6월이 되면 부동산 규제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쏘아올려질 것입니다. 특히 연준의 2차 금리 인상에 한국은행 역시 어느 정도의 금리 인상은 올릴 수 밖에 없는데다 4차 산업혁명을 의식하는 것 같은 기존 금융의 규제핀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보면 앞으로의 자금 이동은 어디로 어떻게 이어질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답이 나올 듯 합니다.


세장도 아니라 아예 잘게 토막난 어떤 코인에겐 애도를..

부동산 시장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요. 너무 일찍 기관 매집이라는 강수를 던지고 코스피로 올라간 셀트리온과 같은 주식 시장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BTC 시장일까요? G20은 예정대로 별 일 아닌 채 지나갔고 BTC는 다시 숨을 쉬고 있습니다. 5천원 대비 세장 뜨기를 당했던 불쌍한 우리 스팀과 스달도 반토막 수준으로 회복은 되었네요.

아직 암호화폐는 그레이 존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 강도높은 규제를 받을 수도 있고, 혹은 별 일 없이 그저 그렇게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아젠다가 있기 때문에 쉽게 근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안전띠를 꽉 조여매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면서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의 공포를 함께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정말 곧입니다. 남은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여러분을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있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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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한국, 한국인, 한국 경제 -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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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었습니다. 아마 부동산은 계속해서 조금씩 우상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부는 집값이 폭락해도 싫어하니까요

부동산은 떨어질거라고 소문이 돌더니 다시 뜨거운데...
코인의 봄은 다시 오겠지요 ?

오늘 이 눈이 녹으면 봄이 되겠죠 :)

저는 비트코인캔디가 가장 불쌍하더라고요, 금단의 코인 XP를 제외하면 그것보다 더 내린 것은 찾아야 나올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제 곧 회복할거라는 희망을 경계하는 편입니다. 예전에 기대하지 않는 것을 삶의 방식으로 삼아서 그럴지도요. 회복이 당연하지 않고, 조만간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니까, 회복하지 않아도 별 타격이 없고, 더 오래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만일 회복한다면, 당연한 일이 아니니까 아주 기쁘죠.

우지한 이 아조시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직 기온도 겨울과 봄사이에 있습니다.. 오늘은 영하까지도 내려가네요. 기온이.. 진짜 봄이 오면.. BTC 시장에도 같이 봄이 오길 기도해봅니다~

때 아닌 서설이 내렸습니다. 눈이 녹으면 봄이 되는 것 처럼, 저 역시 이 눈이 녹으면서 진짜 봄이 찾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 투 뜨리 포 버블 버블~
이번년도는 돈이 어디로 흐를지 정말 기대됩니다

어디로 갈지는 안 봐도 비디오 아니겠습니까 으하하하하

자기전에 스팀잇을 봤는데 때마침 @noctisk님 글을 봤네요 !
잘 읽었습니다! 좋은 밤되세요 :)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되셨기를 빌어봅니다.

행복회로를 돌리자면..... 스팀잇의 모든 유저들이 잘 뭉쳐서 거대한 sns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가치는 따라올것 같습니다.... 어떻게 움직일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봄날을 기대해 보면서..... 꾸준히 활동해 보렵니다.

뭉치기에는 참... 안 되는 분들도 보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5천원에 구매하셨나요 ㅋㅋㅋㅋ 3토막정도만 이야기하시는군요 ㅎㅎㅎ 저 높은 고지에서 구매를 통해 먼저 미래에 가 계신분들께는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부동산 시장이 흔들흔들하니 작년에 드디어 집을 장만하신 부모님이 생각나서 (아마 대출 끼셨겠죠..?) 걱정이 좀 되는 요즘입니다. 불안한 시기가 왔을때 지원해드릴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되어있다면 좋겠군요 ㅎㅎㅎ

사실 2~4천원 사이에 샀습니다 하하-_-;

파쇄기에 갈려 버린듯한
제가 보유한 그 알트 들도 회복이란것을 했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파쇄기라니 그것 참 ㅠㅠ. 튼튼한 알트들은 도로 살아날 것입니다. 스캠이 아니라면요. 물론 요즘 모 개발자가 하는 이런 짓은 좀 지양해줬으면 합니다. 양아치도 아니고 말이죠.

IOHK_Charles Charles Hoskinson tweeted @ 13 Mar 2018 - 07:04 UTC

And you thought I'd stop posting food pictures, didn't you? https://t.co/G6H9OjkUvS

Disclaimer: I am just a bot trying to be helpful.

어떤 코인 다 가지고 있는데요.. 흠..

아이고 아이고 ㅠㅠ. ADA는 개발자 트위터만 어찌 좀 터트리면 죽죽 올라올만한 기술적 백그라운드는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발도 잘 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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