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Column

블록체인과 DNA

DNA(DeoxyriboNucleic Acid), 디옥시리보핵산

세포의 핵 안에서 생물의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물질.

장기간에 걸쳐 생물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는 생물학적 데이터 베이스지요.

최근엔 정말 많이 친숙해지고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굳이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먹어버린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먹이지 않아도요.)

채굴과 DNA

실제로 채굴에 투여되는 거대한 파워는 채굴 이외에도 수많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채굴에 쓰이고 버림받는 것들을 모아 헬스케어를 위한 딥러닝에 사용하는 조직도 있고, 이 남는 마이닝 파워를 이용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하자는 팀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들과 관련해 2017년 12월 인텔은 특허 하나를 냅니다.

블록체인 채굴을 DNA 염기서열에 분석하는데 사용하는 것이죠.

"The present disclosure introduces methods and apparatuses for accomplishing additional useful work in conjunction with blockchain mining. In particular, as described in greater detail below, the present disclosure introduces methods and apparatuses for using data processing power of a data processing system to determine a sequence of nucleobases in a nucleic acid, and for then using the determined sequence of nucleobases as the basis for a [proof-of-work] for a new block for a blockchain."

*"이는 블록체인 채굴과 연계된 추가적인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과 기기를 소개한다. 특히 아래 더 자세하게 기술되었듯, 이 특허는 데이터 프로세싱 파워를 이용해 핵산의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밝혀낸 염기서열을 블록체인의 새로운 블록에 대한 작업 증명의 근거로 사용한다."

심지어 이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2014년 이스라엘의 한 기업에서 이와 유사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적이 있었죠.

블록체인의 보안성은 DNA 정보라는 민감하기 짝이없는 정보를 저장하고 나누는데 적합하고,

채굴이라는 행동은 DNA 염기서열을 계산하는데 궁합이 잘 맞기에 이러한 조합이 완성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내 DNA도 올라간다면?

급기야 이런 스타트업도 등장합니다.

Nebula Genomics라는 기업은 George Church 라는 하버드 출신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의 대가가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자신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더 저렴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의료 과학계에도 도움을 준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통해 민감한 정보에 대한 보안을 제공하고, 토큰을 통해서 자신의 정보를 사고 팔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감소하는 염기서열 분석비용 - Image from medium)

실제로 염기서열에 드는 비용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최근에는 작고 저렴한 DNA Kit 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자신의 DNA가 아주 쉽게 분석되기에 사람들은 많이 우려하게 됩니다. 특히 자신의 염기서열을 회사에서 가지게 되니까요.

우생학이 재림한 디스토피아는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죠.

취업할 때 유전자 정보를 제출해서 나쁜 유전자가 있으면 취업에 제한이 된달지, 월급의 차등을 준달지,

보험에 가입할 때 더 비싸달지 등등 수많은 차별이 발생하게 될 것임은 거의 자명해 보입니다.

(혹은 아주 특이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희귀질환자가 자신의 유전정보를 비싸게 넘기면서 생활고를 탈출하는 좋은 방면으로의 일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그 가능성은 무척 희박하겠죠. 대부분의 유전정보는 특이하지 않을테니까요.)

(우려사항 - Image from medium)

실제로 조사결과 나타나는 우려점들은 가격과 프라이버시 문제입니다.

이에 Nebula Genomics에선 이렇게 말하죠.

The first group of people we’re reaching out to is the cryptocurrency community, which is on average better educated about data privacy.

저희가 처음 접촉하는 그룹은 암호화폐 커뮤니티입니다. 이들은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해 평균보다 훨씬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KAMAL OBBAD, CO-FOUNDER, NEBULA GENOMICS

실제로 이 회사에서는 올해 2월 바이러스의 정보를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나은 진단, 질병 예방, 개별화 치료를 가능케 하며,

수조원 규모의 유전자 데이터 시장이 생길 것이다.

라고 발표합니다.

생각

연구를 위한 DNA가 블록체인에 올라가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들립니다.

정보의 확보가 너무 비싸고 번거로운 일이기에 진행되지 않았던 연구들이 원활한 DNA 정보 시장을 통해 공유되고 연구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생각만 해도 멋진일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내 정보가 올라간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기술의 발달로 나의 DNA 를 저렴한 비용으로 순식간에 분석해 어딘가에 올라가고, 나의 DNA 를 어디선가 팔고 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섬뜩합니다.

자신의 DNA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은 페이스북, 인스타에서 자신의 얼굴이 공개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개인정보 문제입니다.

이 DNA를 통해 한 개체의 가격을 측정하는 것이 거의 가능해 지기에 이 정보만으로 바로 계층의 분리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마치 일본의 VALU서비스와 같이 한 인간의 가치를 DNA를 기반으로 추정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GDPR 이라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강력한 규정을 신설하고 5/25부터 적용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사이트들에서 정보보호 규정이 바뀌자마자 줄 소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라는 것의 범위가 점차 달라지고 있고,

더욱 인간의 본질에 가까워질 수록, 그 가치는 더해가며 책임은 더 무거워져 갑니다.

참고문헌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the-first-successful-transfer-of-dna-sequence-over-the-ethereum-blockchain-300630014.html

https://medium.com/@AxelUnlimited/sell-your-dna-get-tokens-how-blockchain-is-changing-genetic-research-1354b168c35a

https://steemit.com/blockchain/@loum/similarities-between-blockchain-and-dna

https://www.mailguard.com.au/blog/blockchain-dna-cybersecurity

https://www.technologyreview.com/s/610221/this-new-company-wants-to-sequence-your-genome-and-let-you-share-it-on-a-blockchain/

https://www.wired.com/story/solve-genomics-with-blockchain/

https://www.ccn.com/harvard-geneticist-launches-dna-fueled-blockchain-startup/

https://www.coindesk.com/intel-proposes-genetic-sequencing-system-on-a-blockchain/

https://www.coindesk.com/israels-dna-bits-moves-beyond-currency-with-genes-blockch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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