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T Column: 아나키, 국가, 그리고 블록체인.
안녕하세요. @keepit 입니다.
오늘은 정치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바로 블록체인이 통치시스템으로 작용했을 때,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블록체인=비트코인 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네, 맞습니다. 블록체인을 처음으로 응용한 기술이 바로 비트코인 입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단순히 비트코인에만 국한하기엔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들이 너무 아깝습니다.
만약에 블록체인이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믿으시겠습니까? 그런데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서, 우리는 현존하는 시스템이 가지는 문제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 그 빛좋은 개살구.
누군가는 민주주의를 국민들이 주권을 갖는 사회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민주주의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Marcella Atzori 에 의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정부는 존재하며, 권력은 여전히 중앙집권 체제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볼 수 있는 것이 지금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수많은 국가들이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중앙 집권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또 Atzori는, 정부의 특성상, 권위주의적 정부이든, 민주주의적 정부이든, 투명할 수 없고, 부패는 존재할 수 밖에 없으며, 항상 강제력을 수반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민주주의적 정부 말고는 대안이 없었죠.
실제로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스탠포드 대학교의 철학 교수로 재직중인 프렌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관찰하고 있는 것이... 아마도 인류의 가장 마지막 사상적 진화일 것이다. 결국 서구의 자유민주주의는 인류 정부의 가장 마지막 체제일 것이다.
그리고 블록체인이 나왔습니다. 그러니 이젠 우리는 자신있게 후쿠야마의 주장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은 현재 우리가 관찰하는 서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보다도 더 우월하고 효율성 있는 통치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을테니 말이죠. 어떻게 블록체인이 서양식 자유민주주의 보다도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것이 이번에 킵잇이 다룰 주제입니다.
블록체인은 중개자가 필요없다는 그 특성상, 아나키한 특성을 띕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나키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많은 분들이 아나키즘 자체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계신 것도 있습니다. 만약, 아나키즘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신다면, 아나키즘의 원래 뜻은 무엇일까요?
아나키란 무엇일까?
아나키라는 것은 단순히 "무정부 상태"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Anarchy 의 어원은 그리스어인 an-과 archon인데요. an-은 부재를 뜻하고, archon은 통치자를 뜻합니다. 즉, 아나키는 무정부 상태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포괄적으로 통치자가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즉 아나키즘은, 공동체의 부재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며, 강제(force)의 부제를 뜻합니다. 이제 블록체인을 한 번 보겠습니다.
블록체인, 권력을 대체하다.
블록체인의 그 특성상, 통치자가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비트코인을 봐도 우리는 알 수 있지요.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가모토가 만들었지만, 사토시 나가모토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올려져있는 기록들을 위조하거나 조작할 수 없고, 비트코인의 수량을 늘리거나 변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가모토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정하게 돈이 많은 사람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 또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만이 코드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개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 제안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그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중앙 권력이 없다는 말이, 리더십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와 자유롭게 평가받고, 경쟁합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에는 상하관계(Hierarchical relationship)가 없습니다. 수평관계(Horizontal relationship)가 존재할 뿐이죠. 이러한 수평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강제하거나, 강요할 수 없는 사회를 구성하게 될 것입니다.
기존 아나키즘은 사실상 불가능한 유토피언적 시스템이라 봤습니다. 여태까지 우리의 사회는 통치기관(Government)이 없이, 통치체제(governance)가 유지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던 것이죠. 물론, 아나키스트 사상가들에 의하면, 그들만의 해결책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아나키 사회가 일반인들의 눈에는 위험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다릅니다. 강제하는 통치기관이 없이도, 통치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블록체인, 새로운 국가의 이름.
블록체인의 적용 범위는 날이 지날수록 늘어만 갑니다. 스팀잇의 CEO인 @ned 역시 한국에 와서 한 인터뷰에서블록체인이 광고를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실제로 광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 자체의 거래도 블록체인 위에서 이루어지고, 공유경제 솔루션들도 블록체인 위에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에 블록체인은 투표를 비롯한 통치 시스템에도 적용이 될 전망입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블록체인은 국가입니다.
당시엔 가볍게 넘긴 말이지만, 어쩌면 정말로 국가가, 정부가 하지 못한 부분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의 개념으로 자리잡힐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rothbardianism
참고자료
https://fee.org/articles/governance-without-power-how-blockchain-technology-could-reinvent-society/
KEEP!T Column: 블록체인이 리더십을 변화 시킬 수 있을까
저런 날들이 오기까지 과연 얼마나 걸릴까요?
현존하는 코인들의 경우 중앙화가 안되어있다고는 말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Pow pos dpos계통은 모두 먼저 선취한 사람과 많은 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끌어갑니다. 그들이 룰을 만들고 통치하는것이라고 봐야지요. 비트코인이 더 많이 쓰일수록 고래의 지배력은 더 강해진다고 봅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dPOS 의 경우 BP나 증인의 기준이 해당 암호화폐의 지분을 많이 보유한 기준으로 선출되는 것도 아닐 뿐더러, 해당 블록체인에 연동시키는 프로그램이나 그 블록체인 위에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자체적인 토큰을 만드는 것은 지분에 상관없이 가능합니다. 현재 스팀이 준비중인 Smart Media Token의 경우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SMT는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스팀잇에서 지분이 많다고 하여서, 그들이 스팀잇의 시스템 자체를 바꿀 순 없죠. 기존 국가는 로비를 통해서, 권력을 통해서 consensus 없이도 충분히 다양한 변화를 추구할 수 있었지만 말이에요. 그리고 블록체인 시장의 가장 큰 메리트는 진입장벽이 없다는 것이겠죠. 만약 어떤 재벌이 EOS 전량을 매수해서 EOS 생태계를 컨트롤 하려고 한다면, EOS를 대체하려는 플렛폼들이 치고나오겠고, 사람들은 EOS를 대체할 플롯폼 코인들에 기대를 하게되겠죠. 이미 블록체인 생태계는 철저하게 경쟁사회가 되었습니다. 통치체제를 경쟁하는 것이죠.
보유량 우선순위로 비피나 노드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나 셀프보팅이 가능하기에 많이 확보해야합니다.
그렇지않으면 셀프보팅을 금하고 순수하게 투표만으로 선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1인1투표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최근 이오스에서 100개의 투표를 받게끔 룰을 짰습니다만 기존 dpos에서는 그런 룰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알고 있으면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대형 고래가 본인 보유량만으로 노드를 수십개 유지가 가능할 수도 있고 분산화가 제대로 안되면 해당 고래의 뜻대로 움직일수 있지 않을까요? 마치 현실에서 언론과 자본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처럼요.
말씀하신대로 무한경쟁체제이고 도태되어 다른것으로 갈아타거나 개발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 한번 갖추어지면 변경하기도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기존 국가도 투표를 통해 의회를 선출하고 법을 만들어 이끌어가는데요. Dpos도 동일한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봅니다.
블록체인 국가가 나오기 이전에 블록체인 기업이 먼저 개념검증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기존의 국가의 다양한 기능이 블록체인화 되어 탈중앙되며 아웃소싱이 되면 국가는 최소한의 역할만 남기고 해체되는 것이고 블록체인 국가라는 명칭도 의미없는 것일 수 있겠네요.
저도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과 많이 비슷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사람의 욕심 때문에 하지 못하는 걸 블록체인 기술은 해낼것 같네요. 10년후가 기대됩니다.
과연 그날이 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어떤 체제와 수단이 등장하든 그걸 악용하는 인간들은 항상 있어왔는데 그걸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지도 관건일 듯 합니다 :)
인터넷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인터넷이 상용화 되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용화가 된 걸로 모자라서, 그 속도는 나날이 빨라져 5G시대를 바라보고 있죠. 어쩌면 세상은 늘 우리의 예상보다도 빨리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블록체인은 국가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네요.
끊임없이 공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된 듯......
지력과 필력에 경탄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이런 글들을 볼 수있는 스팀잇에게도 감사하고요...
건승하십시요~~
오.. 저도 이런 생각했었는데.. 매우 공감가는 글이네요.
굉장히 관심가는 주제라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서 읽었네요.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올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