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 횡설수설 포스팅] 권위에 대한 이야기 1편 (Milgram experiment)

in #coinkorea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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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밋 횡설수설 포스팅] 오로라에 이런저런 이야기(Aurora Tales)

'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의욕도 없는,
아직 인간이 되고픈 20대 인간 언저리 index입니다.'

1961년 미국,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은 한가지 실험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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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실험자를 모집했던 공고

'기억과 학습에 대한 연구'라는 이름으로 실험을 하는데 이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라는 공고로 실험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한 밀그램은 모집된 피실험자들에게 교사 역할을 배정했습니다. 그리고 미리 고용된 배우를 학생 역할이 배정된 피실험자라고 교사 역할의 피실험자에게 소개한 뒤에 배우를 의자에 묶고 양손에 전기 충격기를 연결시킨 모습을 보여준 뒤, 피실험자에게 '이건 학생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뒤 교사가 학생에게 문제를 내고 학생이 틀리면 교사가 학생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물론 학생이 고용된 배우이듯이, 전기 충격기 역시 가짜였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고통스러워하는 학생의 모습에 교사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면, 1. 계속해주십시오.(Please continue.) 2. 실험은 계속 진행되어야 합니다.(The experiment requires that you continue.) 3. 계속 진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It is absolutely essential that you continue.) 4. 당신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계속해야합니다.(You have no other choice, you must go on.) 라는 4차례의 단계별 강요 후, 교사가 4단계에서 거부한다면 실험은 중지되었습니다. 혹은, 최대치로 설정된 450볼트의 충격을 3회 가한 뒤 중단되었습니다.
또한, 교사가 학생을 걱정하는 질문에 '일시적으로 충격이 심할 수도 있지만, 영구적인 손상은 없습니다. 계속하십시오.'라는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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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구조

실험을 설계한 밀그램과 그의 동료인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14명은 대다수의 사람이 죄책감 때문에, 최대치로 설정된 450볼트는 100명 중 0~3명 평균 1.2명 만이 300볼트 이상의 전기는 인체에 치명적이다가 라고 쓰여있는 경고를 무시하고 학생에게 충격을 가할꺼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달랐습니다. 65%의 피실험자가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려 학생에게 충격을 가했습니다. 그리고 실험에 참여한 나머지 35%의 사람들도 적어도 한번 이상의 300볼트의 충격을 가했습니다.

물론 실험에 참여한 대다수 사람은 150볼트부터 시작된 학생의 비명과 고통 호소에 불편한 감정을 보이거나, 실험 목적을 의심하거나, 실험의 보상으로 약속된 참가비를 거부하겠다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그들은 실험을 중단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전기 충격을 받고 죽은 듯이 쓰러져있는 학생을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실험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사람이 고통스러워하는걸 알면서 왜 충격을 가했냐?' 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은 '나보다 잘 알고 있는 교수가 중지하지 않고 진행했기 때문이다.' 답변했다고 합니다.

밀그램은 이 실험을 정리해서 1963년 '복종에 관한 행동연구(Behavioral Study of Obedience)'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고, 실험의 비윤리성에 의해 밀그램은 1년동안 미심리학학회로 부터 자격정지를 당합니다.
또 이 실험의 충격으로 연구윤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죠.

밀그램의 실험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권위 앞에서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입니다.
그리고, 책임져야할 일이 생겼을 때, 사람은 권위에 어떻게 매달리는가. 입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우리라고 달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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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몰리기 시작하자, 온갖 권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권위자들에게 몰려들었죠. 하지만 막상 까보니, 그들은 권위만 있었을 뿐, 가상화폐 현상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이규보의 괴토실설처럼 '마음이 불편하니 저것은 악이다.'라던 권위자, '중앙 통제가 없는 돈? 그런 건 있을 리 없어!'라던 권위자, '내가 아는데 이건 미래임 가즈아!' 하던 권위자, '비트코인은 절대로 떨어질수 없는 구조에요!' 라고 하던 권위자. 남해사기에 물렸던 뉴턴까지 끌고 왔던 권위자
사람은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권위자를 찾고, 권위자를 찾는 현상의 끝은, 그에 대한 복종입니다.
가상화폐는 탈권위와 탈중앙을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취급하려는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요?

1974년에 밀그램은 '권위에 대한 복종'(Obedience to Authority)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으며. 해당 책의 내용과 이후 실험들에 대해선,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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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글이네요. 권위에 대한 복종이라니...
다음 포스팅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런 내용 너무 좋아요.

감사합미다.

매우 흥미로운 연구군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권위에 기대어 무시해버리다니...헉

2018년에는 두루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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