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ke short film(교육관련 단편 애니메이션)에서 느낀 단상

우연히 찾은 영상이다.
귀여운 그림체 때문에 계속 보게 됐는데
대사 하나 없는 이 8분짜리 애니메이션을 보며 멍해졌다.
각자의 색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무채색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색을 지우는 것을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행하는 학교 그리고 교사...
점점 자신의 색을 읽어가는 아이...
아이가 작성하는 개성만점의 창의적인 글, 그림들을
몰개성의 정해진 틀의 것으로 바꾸게 하는 교사의 모습이 나온다.
프레임 밖에 머리가 있어 얼굴이 보이진 않지만
왠지 카메라를 위로 들어올리면 그 교사가 나의 얼굴을 하고 있진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해 본다.
아이가 학교를 거치며 자신의 색을 좀 더 진하게 하여 그 자신의 색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sbs에서 한 '부모vs학부모'라는 다큐멘터리가 떠올랐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아빠는 부모와 학부모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리고 결국 아빠는 부모가 되기로 한다.
영상에서 4분 30초 정도에 아이가 거리의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며 두 팔이 날개인 양 들어올릴 때 훨훨 날아갈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날개에 아빠는 무겁디 무거운 책가방을 얹어둔다.
이 부분에서 울컥 했다.
난 우리 쌍둥이들에게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말로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고 자신의 색을 가지고 세상을 살게 해 주겠다 말하지만...
과연 그렇게 키워서 아이가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커지고 있다.
교사로서든, 부모로서든
좀 더 '단디' 마음을 가져야 겠다.

_{단디 : 경상도 방언으로 '단단히'를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