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한 뒷산 산행

in #busy6 years ago

지난 금요일 아침에 학교의 모든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아침 산책으로 학교 뒤에 있는 산을 올랐습니다. 주제통합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교과통합 혹은 교과외 활동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연계하여 실시하는데 그 중 한 부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산을 오른다는 말에 죽을 상을 하며 안 가면 안되냐고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화창한 날씨 때문인지 완연한 봄의 기운 덕인지 그도 아니면 그냥 함께 다같이 하기 때문인지 아이들은 산길을 걸으며 즐거운듯 웃고 떠들며 잘도 산을 오릅니다. 학교 뒷산에는 임진왜란 때 왜구에 맞서기 위해 만든 성터가 있습니다. 거기에 올라 주변 경관을 보고 기념 사진도 찍었지요. 교실 안에서 만나던 때의 표정과는 다르게 한층 밝고 활기찬 표정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산을 오르며 같이 떠들기도 하고 가파른 곳에서는 서로 손을 잡아 주기도 했기 때문인지 서로 더 친하게 대하는 거 같기도 합니다. 산을 올라오다 중간에 선두에서 길을 잘 못 들어 없는 길을 만들어 원래 등산로로 가기도 했었죠. 힘든 일을 함께 겪으며 서로 힘을 합쳐 헤쳐나왔다는 사실이 서로를 더 친근하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산에 함께 오르니 아이들이 더 활기차고 밝다며 자주 나와야 할 거 같아요."라고 말하셔서 급 공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호연지기'라는 말을 떠올리기도 했죠. 작은 교실에 갇혀 아웅다웅 했던 모습이 산 위에 올라 바라보니 보여지는 크기만큼이나 작은 일이라 생각되어 버립니다. 그 때는 나름 심각한 것들이었는데 말이죠.

산을 오르며 틈틈히 아이들 사진과 주변 풍경 사진을 담았는데요. 그 중 일부를 올려봅니다.

나무와 하늘.JPG

꽃1.JPG

꽃2.JPG

씀바귀.JPG

아카시아2.JPG
어디선가 솔솔 달콤한 향기가 나더니 아카시아 꽃이 만발해 있는 것이 보이네요. 향기도 향기지만 꿀로도 많이 알려진 아카시아 꽃입니다.

아카시아3.JPG

이름모를 꽃과 벌레.JPG

혹시 산딸기 꽃.JPG

임진성.JPG
산 정상에 있는 성터의 성벽입니다. 힘들어서 숨이 차오르는 가운데 만난 성벽은 정말 반가워서 다가가 뽀뽀라도 해주고 싶었어요.

정상에서의 풍경(구미방향).JPG
성벽 위에 올라 바라본 풍경입니다.

부활 나무.JPG
산행을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는데 지난 글(갑자기 변해버린 것은 없다. 세심함이 필요하다.)에서 언급했던 잘린 나무 밑둥에서 새로이 자라나던 나무가 보이더군요. 잎을 무성하게 매달고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대견하게도 느껴져서 손으로 한번 쓰윽 쓰다듬고 왔네요.


학교 뒷산 산행을 하는데 걸린 시간은 2시간 남짓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산행을 통해 서로 도우며 산 정상까지 오르고 그 과정에서 자연과 계절의 바뀜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 전혀 아깝지 않은 2시간이었습니다. 전날 '사랑, 시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시를 짓고 시화로 꾸며 전교생이 모여 시낭송회를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 전에 이 산행이 있었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을 가져보았습니다. 뒷산 산행을 시작할 때 엄살을 피우며 정상까지 못 올라갈 것이라고 했던 아이들이 결국 누구하나 낙오하지 않고 정상을 오르고 기분좋게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힘들 때 손을 잡아 도와주기도 하고, 실없는 농담과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웃어주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날 아침 산행은 함께 하는 활동에 대한 소중함과 더불어 완연한 봄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거북토끼2.jpg

<캘리그래피를 그려주신 @dorothy.kim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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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아주 멋있습니다. 낭만적인 선생님을 둔 학생들은 좋겠습니다~ ㅋ 가즈앗!!!

풍경처럼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참 어렵네요. 응원 감사하며 가즈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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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좋네요, 산도, 산행도, 학교도, 선생님도 학생들도!

공감과 댓글을 남겨주심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

학교가 아주 멋진 곳에 있네요. 오늘 이 동네와는 달리 날씨도 맑았나봅니다.

목요일에 비가 잠시 왔는데 그덕에 금요일은 아주 화창했어요. 간만에 미세먼지다 황사다 하는 것들이 없어서 너무 좋은 산행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 학교가 너무 촌에 위치해서 강사수급이라던지 문화적 혜택을 받기 힘들어 어려운 점이 있기도 하지만 자연 풍경이나 유해환경이 전무한 것은 정말 좋은 거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

사진 속 햇살이 덤비는 듯 화사합니다~~ㅎㅎ

햇살이 덤비듯 화사하긴 한데 생각보다 따갑지는 않았어요. ^^ 정말 봄 햇살처럼 따사롭달까 그런 느낌이었지요. 덕분에 좋은 산행을 다녀온 듯 합니다. ^^

와.. 높이도 오르셨네요ㅎㅎ
왠지 재돌님이 제일 신난 것 같은 기분~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예술 잘 보고갑니다:D

정말 전 신이 나서 사진기를 들었다 놨다 많이도 찍었습니다. 아이들이 뭘 그렇게 찍냐며 신기해하더라고요. 간만에 야외에 나온 거라 주변이 온통 신기해 보이기도 했고요. ^^ 큐레이팅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카시아가 벌써 피었다니...
재돌님께서 따뜻한 남쪽나라에 사신다는 게 실감납니다.
저희 동네엔 오늘 보니 아카시아 이파리 사이로 작은 봉오리가 살짝 나와있더라고요...
어서 활짝 피어 알싸한 향기를 코 끝에 매달아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저도 몰랐다가 이번 산행을 하면서 아카시아가 피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힘들게 오르는 중에 향긋한 향내에 고개가 절로 돌아갔는데 아카시아 꽃들이 주렁주렁 피어있더라고요. 벚꽃 필 때도 느낀 거지만 작은 땅덩어리의 우리나라지만 지역별로 계절의 흐름이 조금씩 다름을 느끼게 되네요.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뒷산이 정말 멋있네요!

정말 좋은 곳이에요. ^^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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