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71. 서울강남 고급아파트 그들끼리의 결혼문화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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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이고 친한 친구가 되는 것도 생각하는 것이나 취미생활이나 성격이 서로 비슷한 면이 많아야 친구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애초에 학력이나 생각하는 수준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의 이념등이 동질성이 없다면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항상 수그려주면서 맞추어주지 않고는 관계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이것은 당연한 인간관계의 법칙이자, 이 불균형적인 법칙 속에서 자신의 결함과 모순을 자각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더 발전적으로 가꾸어나가는 것이고 그 발전되어진 수준만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완벽한 인간이 없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모순점을 찾아내어서 자각할 수 있는 것은 남을 통해서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면서 성장을 하게 된다.

수준이 낮은 사람은 수준이 높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수준 높은 사람의 문화적 성향과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고, 반대로 수준이 높은 사람은 수준이 낮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돌볼 수 있어야 자신의 행복이 배가 되기 때문에 비록 수준이 낮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결혼문화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상당히 애매한 측면이 있게된다. 결혼을 통해서 관계가 발전적으로 변화해가고 더 많은 행복의 풍성함을 누리는 것은 상호간의 꾸준한 공동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물질적인 외형적인 퐁요로움의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전제로 결혼생활의 행복이 장담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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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출발선부터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사회적 입지가 충분히 있어서 더 유리할 가능성은 있어도, 이것이 결혼생활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재의 물질적 사회적 기반이 빈약해도 정신적 사상적 철학적 이념과 사회성의 원만함등을 기준으로 좋은 배우자 감을 선택하는 것은 이해가 될 수 있는 것이지만, 처음부터 부모의 입장에서 그들끼리의 비슷한 사회적 배경과 경제력을 가진 자녀들끼리의 결혼을 결정짓는 다는 것은, 사실상 결혼당사자의 행복이 아니라 부모의 행복을 보장받으려는 주객이 전도된 행위나 다름아닌 것이다.

오히려 결혼생활의 행복함을 위해서는 수준이 낮은 상대가 수준높은 상대를 본받으면서 노력해가려는 겸손함과 자기발전의 습관을, 그리고 수준높은 상대가 수준낮은 상대를 존중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인자함과 아량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면, 그것이야말로 자녀에게 부모로서 최고의 결혼생활을 영위해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올바른 사랑의 가르침과 배려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대부분의 부모세대마저도, 이러한 정신적 차원에서의 바른 결혼생활을 위한 내면의 다스림이 얼마나 깊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보니 아직까지도 외형적인 물질적 기반의 결혼조건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겠지만,

지금까지의 시대는 외형적 팽창과 물질적 성장의 시대이다보니 인류의 결혼문화 역시도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기반을 중심으로 하면서 좀 더 조건이 유리한 결혼 혹은 사회적 수준이 비슷한 집안끼리의 결혼이 당연한 결혼문화로서의 척도였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팽창과 성장의 시대가 아니라 질적인 운용의 시대로 변화되어져 가는데, 아직도 그러한 과거시대의 결혼문화 관습으로 자녀들 결혼을 결정지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히 시대착오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지금까지 인류역사에서 신분을 초월한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재밋는 소재거리로 삼아서 문학과 예술로 풀어낸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학력과 집안과 경제력과 문화적 수준등을 고려하여 비슷비슷한 경우로 짝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신분과 사회적 지위를 초월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평범하지 못한 일탈적 행위라는 관점에서 보여주는 짜릿한 변칙성의 쾌감이라고 할 수 있었을 뿐, 한마디로 이러한 경우는 비현실적인 상상속의 이야기이고 사실성이 없는 이상적인 문화일 뿐이라고 믿어왔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결혼문제의 최대 관여자는 어차피 부모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관점에서 자녀들에게 바라는 건전하고 행복한(?) 차원에서의 결혼이라는 것은, 결혼적령기의 당사자들이 젊은 시절의 눈먼 사랑의 감정과 정욕을 앞세워서 결혼을 하려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안락하고 안정되고 물질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보장받고 싶다는 욕망이 더 우선이다보니, 거의 다 집안끼리의 정략적 결혼이거나 부모들이 앞서서 집안끼리의 적당한 수준을 맞춰서 결혼을 시키려는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이러한 결혼문화가 팽배한 사례가 실제로 서울 강남 지역의 고급아파트 촌에 살고 있는 상류계층들끼리, 아파트 부녀회 주최 '매칭행사' 혹은 아파트 대표회의 후원행사 등으로 자녀의 결혼을 성사시켜 주려고 직접 나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현상을 보도한 언론기사의 내용에 의하면, 최근 서울 송파구 A아파트 로비에 ‘주민과 함께하는 매칭 프로젝트’ 공지가 붙었는데, 아파트 부녀회 주최, 동 대표회의 후원 행사로 ‘아파트 주민 중 결혼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만나자’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부녀회는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아 저출산 등 문제로 국가 미래가 염려돼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24일 부모들이 먼저 모여 대화(1차 만남)를 나눈 뒤, 부모끼리 마음이 맞으면 자녀들 만남(2차 만남)을 주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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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A아파트 로비에 붙어있는 '주민과 함께하는 매칭 프로젝트' 공지문>

이러한 결혼 문화의 배경에는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끼리 결혼을 하려는 끼리끼리 결혼, 이른바 동질혼을 추구하는 것인데, 조사내용에 따르면 1970년 58.1%던 동질혼 비율은 2015년 78.5%로 늘었다고 하니, 결혼문화에 있어서 가장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려는 자기보호욕구와 계층에서 이탈하지 않으려는 절박함이 시대가 바뀌어도 더 심화되어져 간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야 결혼생활을 하고 사회생활을 해보니 결국은 수준이 비슷하고 살아온 배경도 비슷해야 말이 통하고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이지, 젊은 시절에 멋있어 보인다고 사랑하는 감정만 믿고 결혼했다가 낭패보는 수가 더 많다는 통계수치적인 체험과 실제 사례들을 워낙에 많이 경험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차피 당사자들끼리 잘 맞아야 결혼이 성립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전에 부모들끼리도 수준이 잘 맞아야 이왕이면 더 좋은 결혼생활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먼저 나서서 같은 강남고급아파트 입주민 상대로 결혼배우자를 고르려는 고심이 충분히 공감되기도 한다.

그러나 역으로 이 현상을 생각해보면, 결혼적령기의 장성한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면서 자녀의 결혼문제까지도 부모마음대로 선택하려는 구시대적인 발상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강남의 고급아파트라는 부모의 경제적 수준을 기준으로 하여 자녀의 결혼당사자 선택을 결정지으려는, 계층이탈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 부모세대의 가치관이 참으로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아주 저질스러운 계층중심문화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들의 자녀들에게 바르게 사람을 볼 줄 알고,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 어떤 기준으로서 정해질 수 있는것인지 그리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서 상호간의 공동의 노력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것인지를 올바르게 가르쳐주지도 그럴만한 능력도 지식도 없는 그들이 더 문제인 것이지, 그것을 눈으로 보여지는 여러가지 외형적 조건을 가지고 선정해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참 아이러니인 것이다.

과거시대에 지배적이었던 중매결혼문화가 상당수 사라져버린 베경에는, 단순히 지금시대에 결혼적령기의 남녀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취업이나 경제적 조건이 불리해서 만은 아닐 것이다. 중매결혼으로 이루어지는 조건적인 결합이 결국에는 상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차이 때문에 세월이 갈수록 관계유지가 어려워지는 현상을 수없이 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부모세대같은 삶을 살지 않으려는 현재 젊은 세대들의 반발이 가장 큰 원인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만큼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서울강남의 고급아파트 촌에서 공개적으로 결혼적령기의 자녀들을 맺어주기 위한 매칭 프로젝트를 부모들이 나서서 공지문을 붙이면서까지 설쳐댄다는 것은, 지금 시대에는 누가 보아도 좋은 소리들을 일 같지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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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수준과 사고를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은 결혼 후 올 수 있는 문화적 격차, 충격, 갈등의 문제에서 미리 벗어날 수 있어서 좋기는 하겠다만... 좀 너무한다 싶긴하네요....

미쳤다...........

그래도 결혼시키려는 부모들의 노력을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미국이 그러하듯, 우리도 차츰 계층화 되어갈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우리보다 계층 사다리가 훨씬 적습니다.
명문가라는 개념이 더 확고하지요.

좋다, 나쁘다를 떠나 미국식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우리나라는 결국 미국처럼 될겁니다.
저도 흙수저이지만, 이제 흙수저가 성공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 질겁니다.

사랑없이 만들어지는 결혼입니다.
결국은 사회적인 문제만 만들어 놓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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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신문 기사에서도 본 주제네요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건 나쁘진 않지만

자식의 짝을 부모가 정하는건 쫌.... 물론 결혼해 ! 이런식은 아니겠지만서도여

조건만 보는 결혼은 대부분이 불행하죠
당사자 입장이 제일 중요합니다 ㅎㅎ

결혼이라기 보다는 연합 혹은 비지니스의 파트너쉽 정도로 느껴지는 군요. 유지할것이 많아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한 옛 왕조의 정략 결혼도 느껴지고... 재미있는 세상이군요.

중세 신분제 사회와 같이 재력이 신분인 그러한 사회인 것 일까요? 물질에 가치를 두지 않는 사회가 오지 않는 한 이러한 일은 계속 지속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기성세대 탓만 할 건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전체 세대를 통해서 결혼이라는 것이 하나의 비즈니스화 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어머니께서 한 달에 한 번 친구분들 계모임 하시는데 저만 솔로라 저희 어머닌 할 말씀이 없으시거든요.
주로 친구분들 자녀들 이야기만 듣다 오시는데 결혼이라는게 이제는 정말 직업이 되어 버린 수준입니다.
물론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가치관 차이도 있겠지만 젊은 제가 들어도 참 너무 한다 싶은 사연들이 많습니다.
가만히 듣다 보면 전 역시 결혼할 인연은 없는거 같아서 저랑은 상관없는 걱정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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