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아이, 나

in #busy6 years ago

요리에 흥미를 갖는 아이.

엄마가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준비해야하니..
저절로 자기도 요리에 호기심이 생긴건지도 모르지만..

아님.. 그렇게 밥을 준비한답시고 아이와 함께 해주지 못했던 시간이..

아이는 내심 서운하고 외로웠던걸까?

‘내아이는 혼자도 잘 논다’라 여겼던 내 생각이 문득 틀렸을지도 모른다 느꼈던 어느날..

아이에게 “엄마 요리하는 거 같이 해볼까?” 한마디에 세상 밝은 표정으로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차를 내팽게치며) 달려오던 때가 생각이 난다.

요리는 위험한 칼과 뜨거운 음식을 조리해야하니 아이에겐 상당히 위험하기에 아직은.. 아직은.. 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또한 어른인 나도 크고 작은 위험한 순간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기에 아이와 함께 하는 요리는 몇 배의 신경을 더 날카로이 세워야한다.

어젠 신랑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간단히 유부초밥이나 먹겠단 신랑의 연락을 받은 뒤라 아이와 저녁을 함께 준비 하기로 하였다. 조금은 마음편히 말이다.

저녁을 준비하러 간다는 말에 자기와 함께 놀아달라며 징징거리며 떼 쓸 타이밍에 엄마와 요리를 같이 하자며 제안을 한 것이다.

아이의 밝아진 표정.

손을 씻고 준비를 하는 내내 “엄마. 가치(같이)~ 엄마. 가치(같이)~” 를 노래하듯 흥얼거린다.

아이용 비닐장갑은 구비되었지 않았기에 어른용 장갑을 끼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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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손에 꼭 맞지않아 꽤나 불편 할 텐데 마냥 좋아하는 눈치다.

고슬고슬한 밥에 준비되어있는 (유뷰초밥 팩에 들어있는) 고명과 식초를 넣고 버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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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유부를 하나씩 나에게 건네주고,
건네받은 유부 안에 밥을 넣은 뒤 다시 아이에게 건네주면 아이는 그릇에 담는 역할을 했다.

저 자그마한 손으로..
어른용 장갑이 너무 커 자꾸 벗겨지고 끼나마나했던 장갑을 최대한 벗겨지지 않게 왼손이 도와주며 바삐 움직여준다.

완성 사진은.. 또 못..찍..;;


나 어렸을적 처음으로 주방에서 요리했던 적이 어렴풋 떠오른다.

아빠일을 도와주시느라 항상 바쁘셨던 엄마를 대신해 먼 친척 아줌마(엄마의 외사촌오빠의 와이프) 가 집을 자주 봐주셨는데 아마 처음 함께한 요리도 아줌마와 함께 했던걸로 떠오른다.

어떤 요리였는진 잘 기억 나진 않지만..

어쨌든 나도 상당히 즐겁고 마름설레였던걸로 기억한다.

뭔가 내가 도움이 된다는 것에 뿌뜻함?
호기심 해결이란 기쁨?
칭찬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뭐 이것 저것 복합적으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뭔가 특별한 걸 자주해주고픈데..

오늘도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기뻐하고 행복해 할 일이 뭘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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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논다? 그냥 그런 환경에 익숙해졌다는 이야기겠죠!!
아이들이야 항상 부모의 관심, 함께하길 바라지만 ... 요리라던가 집안일을 하다보면 아이까지 챙기지 못할때가 많죠!
고사리 손으로 잘하네요!! 엄마랑 함께라 그렇겠죠^^

유부초밥으로 행복한 요리 데이트였네요~
자주자주 해주세요~ 아이가 좋아하는거같아요 ^^

얼른 애기용 장갑을 마련하시고
주먹밥도 만들고
야채썰기도 시키고 ㅎㅎㅎ
아이가 너무 좋아할거 같아요~

아이들 요리하는거 참 좋아하는거 같아요.
저희집 애들도 그러고요 ㅎ
조만간 아이용 비닐장갑을 구매하시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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