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황혼 XXVIII] 토큰이코노미라는 이름을 쓴 오만.

in #busy6 years ago (edited)

스팀잇 커버.001.jpeg

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오랜만에 우상의 황혼 시리즈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벌써 우상의 황혼이 27개의 시리즈까지 연재가 되었네요. 앞으로 쭉 이렇게 천천히 달리다가 50편이 되면 책으로 내볼까 합니다. 그 때 까지 애정어린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우선 저는 토큰 이코노미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특히 비트코인 모델의 경우 네트워크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를 유발했다는 점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고있고, 결국 그러한 모델이 비트코인에 대한 가치를 뒷받침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 달 전에 쓴 글에서의 제 생각은 여전히 동일합니다.

그러면 제가 도대체 왜 토큰 이코노미를 오만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일까요. 일단 이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토큰 이코노미를 두 가지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 Natural Model (자연적 모델)
  2. Artificial Model (인위적 모델)

Natural Model(자연적 모델)

C3D8B325-6F2B-4477-A586-5A22DD02DBBB.jpeg

자연적인 모델에서의 토큰은 순수하게 네트워크의 참여를 유발하는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의미합니다. 그 외에 어떠한 구조도 가지고 있지 않은,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경제 모델이죠. 나머지 경제적인 인센티브는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모델을 말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Bitcoin이겠죠. Bitcoin 경제모델 설계는 제 기준에선 혁신적이지만, 이와 동시에 가장 단순합니다. 가장 무식하기도 하고요. 그냥 가장 단순하게 네트워크 유지에 대한 보상만 해주는 시스템 입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채굴한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가장 솔직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그 외의 사람들은 다른 부수적인 방법으로 비트코인을 얻어야 합니다. 재화나 서비스를 비트코인 홀더에게 제공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 전형적인 ‘시장 친화적(Market Friendly)’모델입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비트코인을 통해 유발하고자 하는 행위는 “참여”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를 끌어들일 요소로는 비트코인이 구현하는 기술에 있었지, 경제적 모델에 있지 않았습니다.

Artificial Model(인위적 모델)

0983AEF8-3ACD-47EA-992E-FBD13275F7A8.jpeg

특정 프로젝트를 염두하고 쓰는 글은 아닙니다만, 요즘에 많은 프로젝트들은 인위적으로 다양한 토큰 수요를 창출하려는 시도들이 보입니다. 즉 해당 프로젝트 자체의 메리트가 아니라, 경제 모델로써 수요를 인위적으로 창출하려는 행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컨데 얼마나 락업을 하고, 어떻게 소각을 진행하고, 홀딩 자체의 메리트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등등.

많은 프로젝트들이 집중하는 것이 어느새 자신들이 제공하고자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내가 발행하는 토큰의 고정 수요 모델이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전문 크립토 이코노미스트들은 자신들이 직접 경제 모델을 설계하여 그런 수요 모델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잠깐만요. 우리가 왜 비트코인에 열광을 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크립토 펑크들과 자유주의자, 그리고 그외에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게 된데에는 연준의 토큰이코노미에 진저리가 났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마음대로 화폐를 발행하고, 이자를 낮추고, 경기 변동을 일으켜 인간들의 시간선호(Time Preference)를 조작하고, 소비 저축 투자 행위들을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바꾸려는 행위가 연준의 토큰 이코노미 입니다. 결국 그들도 화폐를 발행하여 자신들이 의도한 행위들을 유발하고자 하는 것이니까요.

우리들, 적어도 비트코인에 대한 탈-중앙성에 매료되어 비트코인에 대해 공부하게된 사람들은 연준의 토큰 이코노미가 어떻게 망했는지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그 연준의 토큰 이코노미에 진저리를 느껴서 비트코인을 환영한 것이 아니었나요?

그런데 왜 자신들이 연준과 똑같은 행위를 하고자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말한 Be Your Own Bank라는 슬로건은 여러분에게 연준이 되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심플함에 집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Simple is the Best라는 명언을 남겼죠. 어쩌면 이는 산업 디자인이나, 전자기기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수 있습니다. 우리 삶 전반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비트코인의 경제모델이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다양한 기술적 디테일들을 넣은 경제모델이 나온들. 어떠한 모델도 인간의 행위를 예측할 수 없으며, 그들이 의도한대로 행위를 유발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성경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완벽한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실패하고 각자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던 바벨탑의 예시. 우리는 어쩌면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바벨탑을 건설하려는 치명적인 오만에 빠진 것일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성적 합리주의를 비판한 하이에크의 말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71AF6CDD-0A82-4F8B-B9DF-FCFDC488BFDC.jpeg

경제의 가장 특이한 과제는 인간들이 상상하고 구성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서 그들이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F.A Hayek.

Sort:  

거래소 자체토큰을 말씀하시는건가요? 요즘 레드오션시장이 돼서 그런지 거래소의 권한을 너무 남용하는것 아닌지 우려되긴 합니다.

거래소 토큰이 아니더라도 모든 댑들이나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려는 블록체인들이 서비스 향상이 아니라 경제 메커니즘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자체적인 수요를 늘릴려고 하는게 문제라고 봐요. 기본적으로 POS계열들은 다 이런 문제가 있는 거 같습니다.

매우 동의합니다.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별 말씀을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간간히 많은 분들의 인사이트를 받고 이런 글을 쓰긴 합니다..ㅋㅋ

좋은글이네요.
팔로할게요~
자주놀러오겠습니다.

팔로우 감사합니다! 자주는 말고 가끔 들러주세요~^^

Coin Marketplace

STEEM 0.15
TRX 0.16
JST 0.028
BTC 67340.80
ETH 2419.68
USDT 1.00
SBD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