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中略) 7

in #busy5 years ago

중략의 마지막 부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략은 삼황오제시대부터 제왕시대에 이르기까지 통치술의 변화에 따른 민심의 변화를 진단했다. 그렇게 하면서 상략에서 강조한 통치자의 덕목과 권위를 구체화해서 보여주었다. 요점은 민심의 향방에 따라 통치술이 변화하지만, 그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군주는 백성들을 덕으로 다스리고, 백성들은 군주를 성심으로 따르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변하지 않는 진리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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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高鳥死, 良弓藏, 敵國滅, 謀臣亡. 亡者, 非喪其身也, 謂奪其威, 廢其權也. 封之於朝, 極人臣之位, 以顯其功. 中州善國, 以富其家, 美色珍玩, 以悅其心.

옛날 말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 높이 나는 새가 모두 떨어지고 나면 좋은 활은 상자 속에 깊이 간직해 두게 되고, 적국이 멸망하고 나면 좋은 계략을 세우던 모신은 쓸모가 없게 된다. 모신이 쓸모가 없다는 말은 모신을 죽여 없애는 것이 아니라 권위와 지휘권을 되돌려 받고 조정으로 불러들임을 말한다. 불러들인 모신은 제후로 봉하여 신하 가운데 최고의 지위를 누리게 하고 그의 공로를 널리 밝힌다. 또한 중원의 좋은 땅을 영지로 내려 주어 그 집안이 부귀 공명을 누리게 하고, 미인과 진귀한 보물을 주어 그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어야 한다.

夫人衆一合, 而不可卒離. 權威一與, 而不可卒移. 還師罷軍, 存亡之階. 故弱之以位, 奪之以國, 是謂霸者之略, 故霸者之作, 其論駁也. 存社稷, 羅英雄者, 中略之勢也, 故勢主秘焉.

많은 병사를 모아 일단 군대를 편성하고 나면 갑자기 해산시킬 수 없고, 권위와 지휘권을 한 번 주고 나면 갑자기 거두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서 군대를 해산하고 장수를 조정으로 불러들일 때가 바로 나라의 보존과 멸망이 판가름 나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그러므로 장수에게 중앙의 높은 벼슬을 주되 권력은 주지 않아서 세력을 약화시키고, 영지를 봉해 주고 군대의 지휘권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패자가 신하를 통제하는 책략이다. 그러므로 패자는 나라를 다스리면서 순수하게 도덕 명분만을 내세우지 않고 권모술수를 섞어 쓴다. 이렇게 하여 나라를 보존하고, 영웅호걸들을 잘 통제하는데 이는 중략에서 말한 권세이다. 군주는 권세를 은밀하게 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략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전쟁이 끝난 뒤, 장수에게 부여되었던 지휘권을 어떻게 회수해야 하는지, 이들의 불만을 잠재워 반란의 싹을 잘라내는 방법 등이다. 우선 장수에게 부여되었던 지휘권은 조정으로 그를 불러들여 그에게 합당한 예우를 한 후에 시행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자칫 섣불리 군권을 회수하다가 군대의 불만을 사서 오히려 화를 당하는 경우를 경계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도덕 명분뿐만 아니라 권모술수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태공망(저), 육도삼략, 유동환(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2
태공망(저), 육도삼략, 성백효(역),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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