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로서의 busy - feed가 세상을 바꿨다

in #busy6 years ago

busy를 처음 써봅니다. 그동안 이 태그는 꽤 봤는데요. @blockchainstudio님의 최근글에서 busy를 다시 눈여겨 보고, @otac님이 쓴 안내글을 보며 busy에 가입했습니다.

스팀에는 busy 태그로 글을 쓰면 '보팅'을 받는다, 돈을 번다는 내용이 많은데요. 물론 그것도 busy에 관심을 가진 중요한 이유지만, 정작 busy에 들어와보니, 이건 무슨 서비스일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busy.org에 들어와 보면 '어라, 이거 어디서 본 듯한데'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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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엔 내 프로필과 피드, 지갑 등의 메뉴, 가운데엔 내가 팔로우한 사람들이 올린 콘텐츠가 '피드'(feed) 방식으로 나열되고, 오른편엔 '인기있는 작가'가 있습니다.
구성과 디자인 모두 페이스북과 매우 유사하죠. 물론 여러 곳에서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드는 인터페이스가 많은데요. 이건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어딘가 UX가 부족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이쪽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다만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feed' 방식이 세상을 바꿨다는 것입니다. 한때 한국에선 싸이월드가 대세였습니다. 페이스북도 초창기엔 싸이월드를 스터디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싸이월드는 내가 관계 맺은 친구들의 미니홈피로 들어가서, 온전히 그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었습니다.(이 글을 쓰며 오랜만에 싸이를 들어가보니, '미니홈피'의 그 익숙한 인터페이스 자체가 사라졌네요ㅠ)

사실 5년여 전만해도 싸이월드의 실패원인, 페이스북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글들이 꽤 있었습니다. 제 기억엔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원인이 '싸이월드는 지인들간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지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은 콘텐츠가 소비되는 미디어 플랫폼이 되었다'였습니다. 특히 당시엔 징가(zynga)와 같은 페이스북 기반의 게임업체가 뜨고 있으니, 페북이 보다 오픈된 플랫폼이란 주장도 있었습니다.(페북이 징가의 게임추천을 스팸으로 처리해 버리고, 그 이후로 징가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초반의 기대와는 달리 페북에서 외부 업체들이 개발하는 앱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는 싸이와 페북의 엇갈린 길에서도 '피드 방식의 인터페이스'가 중요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선 2010년에 큰 붐이 일었던 트위터의 인터페이스도 이 방식이죠. image.png
트위터 인터페이스도 오랜만에 보니 많이 바뀌었네요. 여튼 팔로잉한 사람들이 올린 짧은 글을 피드 방식으로 나열하는 게 트위터 인터페이스의 핵심입니다.

페이스북은 보다 긴 글을 보여줍니다. 대신 트위터보다 피드 부분의 가로폭을 좁히고, 글자 크기도 줄였습니다. 보다 집중력을 자극하는 인터페이스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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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해 스팀잇은 정말 불친절한 feed 디자인입니다. 트위터처럼 짧은 글을 한 눈에 볼 수도 없고, 페이스북처럼 집중력 있게 콘텐츠를 소개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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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은 썸네일과 제목, 글의 도입부만을 보여줍니다. 피드의 가로폭도 너무 커서 한 눈에 콘텐츠를 볼 수 없는 구조입니다. 글쓴이의 입장에서 보면 제목을 길게 달아도 되고, 오히려 제목을 짧게 달면 무언가 허전해지는 디자인이죠. 그런데 독자 입장에서 보면 긴 제목의 글은 별로 눈에 안 들어옵니다. 신문지면에서도 기사의 가로길이에 따라 제목을 다는데요. 스팀잇은 모든 제목을 신문 5단에 맞게 달아야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예전에 RSS가 콘텐츠 소비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봤는데요. 제 예측이 완전 틀렸습니다. 그래도 RSS가 보여준 콘텐츠 나열 방식인 feed는 세상을 바꾼 것 같아요. 물론 한국 커뮤니티 서비스는 여전히 bulletin 방식이 대세지만요. 제가 야구 담당 기자를 했을 땐, 야구 팬들과 전문가들이 야구 담화를 늘어놓는 SNS를 페이스북과 비슷하게 만들어볼까란 생각을 했습니다.(사실 생각만 한것은 아니고, 진지하게 기획안을 써서 회사에 제출도 했습니다. 당시 제가 만든 브랜드명이 아마 basebook인가 ballbook이었을 겁니다)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미 많은 대중들이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차용하는 것도 비즈니스를 하는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거기엔 자신만의 여러 특징과 기능들을 더해야겠죠.

제가 아직 busy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오늘 가입하고 살짝 살펴본 단상을, 과거의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를 봤던 경험에 버무려 이 글을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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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석입니다. 보팅하고 팔로우합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맞팔했습니다.

busy괜찮더라고요. 처음엔 이름이 마음에 안들어서^^ 안썼는데 저도 얼마전부터 쓰고 있습니다. 특히 고래분들(고래분들의 팔로우를 많이 받을수록)의 경우 일단 보팅금액도 무시할수 없는듯.

아 그런 면도 있군요. 그런 요소도 사용할 만한 유인이 될 수 있겠네요. 이름은 저도 마음에 안 듭니다^^

좋은 분석의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영화 관련 포스팅도 잘 보고 있습니다!

앗, 그러시군요! 감사합니당^^*

글 잘 봤습니다. 저도 다음 포스팅은 Busy로 써봐야겠어요! 팔로우해서 좋은 글 받아볼게요 ^^ 저는 영화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네 맞팔 했습니다^^ 종종 놀러갈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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