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한 친구 베니♡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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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둥이들이 낮잠자는 시간에만 자유로울 수 있는 애 둘 엄마 왔습니다!

오늘 날씨 무엇?
완전 좋은 거 있죠!! 새벽 산책이 괴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람이 너무 시원해지니 이제 아이들 감기 걱정이...;;;

휴;; 엄마의 삶이란..걱정의 연속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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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소매 옷을 입고 산책을 하였답니다.
우와!! 가을아 없어지지마! 이리 와 냉큼 와!
2호 랄라예요. 많이 컸죠? 이제 제법 언니美 뿜뿜

아이들이랑 길을 걷고 있는데...엄청 귀엽게 생긴 강아지가 반갑게 다가오더라고요.
애교 많기로 유명한 닭갈비집 강아지였어요.

베이지색 짧은 털로 덮인 몸, 흰색 털이 귀 끝에 살짝.
동그랗고 초롱초롱 빛나는 눈, 긴 꼬리. 진짜 핵귀욤!

저희 친정에서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에 도담이랑 랄라는 강아지가 다가와도 무서워 하지 않아요,
오히려 댕댕이를 다치게 할까봐 저희가 둥이를 막아 선답니다.

강아지를 예뻐하지만 주인이 있는 강아지이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막 만지지는않아요.
바라만 보면서 '아이 예뻐' 해줍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이웃들께 제 친구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저희 집에는 늘 강아지와 고양이가 있었어요.
어떻게 키우게 되었는 지는 잘 생각나지 않는데,
이웃에서 새끼강아지를 낳았다고 데려다 주면 키우곤 했던 것 같아요.

많은 강아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댕댕이는 베니입니다.

아이보리 빛 털을 가진 발바리였어요.
너무너무 예쁘게 생겼고, 똑똑했고, 성격도 좋아서 어린 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주었답니다.

할머니를 따라 성당에도 다녔는데,
먼저 길을 나서 마치 안내하듯 저만치 앞서 가는 걸 천천히 따라 가면
성당 문 앞에 가만히 앉아 할머니를 기다렸대요.
안으로는 절대 들어가지 않고 들어오라고 해도 꼼짝도 않고 앉아서
미사가 끝날 때까지 그렇게 있었대요.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다가가면 고개를 숙였다고 하는데...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라 직접 보지는 못 했어요.)
어린 마음에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5살 6살?쯤의 제가 목줄을 잡고 산책을 나가면 혹시 따라오다 넘어질까봐
천천히 제 속도에 맞춰 걸어주고, 제가 한 눈을 팔면 그 자리에서 가만히 기다려 주었어요.
(갑자기 쓰면서 울컥;;; ㅠㅠ)

절대 짖는 법도 없었고, 늘 옆에 앉아 가만히 눈 마주치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건강했던 베니는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새끼 강아지였을 때부터 키웠으니 4살 정도? 아직 아기인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어요.

병원에 데려가도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 뿐...

그렇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베니에게 달려갔어요. 베니가 아침마다 제게 왔던 것처럼...

하지만 제 소중하고 다정한 친구는 저를 보고도 일어나지 못 했어요.
옆으로 누운 자세 그대로 자고 있는 것 같았어요.
베니의 몸을 만졌는데...부드럽던 털은 너무도 뻣뻣했고,
다리는 쭉 뻗은 채 구부러지지 않았어요.

"엄마, 할머니! 베니 몸이 왜 이래요? 왜 아직도 자요?"

엄마는 어린 제가 충격을 받을까봐 베니를 이불로 감싼 뒤 작은 방으로 갔어요.
이미 베니는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였죠.

이후 몇 마리의 강아지를 더 키웠지만, 제 마음 속엔 늘 베니가 있었어요.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가만히 '베니'를 생각하면 그 까맣고 동그랗던 눈이 떠올라요.

베니의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을 때,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 있던 표정도 떠오르고요.

너무 오래 전,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넌 베니인데...
나중에 나중에 제가 갈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겠죠?
늘 저를 기다려주던 친구니까요..

그렇게 평생 기다려줬는데...또 기다려 달라고 해서 미안하지만
꼭 그렇게 해 줄 거라 믿어요.

사랑하는 베니야, 우리 언젠가 꼭 만나자! 내가 널 한 눈에 알아볼게!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이 행복하길 바라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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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하부지 댕댕이와 4살 랄라! 오래 오래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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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러지가 있는데도 강아지나 냥이를 키우고 싶은데... 그 마음때문에 솔직히 좀 무서워서 안키우게 되네요... 아무래도 사람보다는 먼저 무지개를 건너게 되니까 먼저 보내는게 무서워서...ㅜㅜ

알러지가 있다면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사촌 오빠도 강아지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점점 알러지가 심해져서(호흡곤란) 입양보낸 적이 있었어요ㅠㅠ

저도 어렸을때 키우던 "다롱이"가 생각나네요.
마당에서 키우던 개라, 이사가면서 키울곳이 없어서 친척집에 보내고 왔는데,
아직도 얼굴이 생각납니다.

하루님에겐 다롱이라는 좋은 친구가 있었군요!
헤어지게 돼서 너무 슬프셨겠어요ㅠㅠ

저도 어릴 때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베니였어요.^^
똑똑해서 술래잡기도 같이 하고 어린 시절 좋은 친구였죠.
지금은 강아지를 키우지 않지만 가족으로 지냈던 아이들은
여전히 그립고 보고 싶어요. ^^

앗! 이름이 같았네요^-^
베니들은 다 똑똑하고 예쁘고 착한가봐요
그 아이들도 단비랑님을 많이 좋아했을 거예요
그리고 오래 기억할 거예요

저도 6년 넘게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어요.
저는 그 친구의 끝을 보지 못하고 이별을 해서 삶의 끝에 대한 고민과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아요. 대신 이별에 대한 슬픔은 .....
베니가 참 기특했네요. 잘 따르고 사람들께 주인도, 자기도 욕먹을 행동은 하나도 안하고 말이예요.
저도 새벽에는 좀 쌀쌀하다 싶었습니다. 정말로 둥이들 감기 안걸리게 조심해야겠네요!
계절이 바뀌는 만큼 오빠美, 언니美... 한층 더 성숙해서 엄마말 잘 듣길!!

진짜 너무 의젓하고 사랑스런 강아지였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마 제 인생에 베니같은 친구는 다시 만나기 힘들 거예요
ㅠㅠ
길마님 6년이면 오랜 시간인데 너무 마음 아프셨을 것 같아요ㅠㅠ
이별이 무서워 만남도 꺼리게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ㅠ

제가 이제 그래요.
이별도 무섭고, 주변에서 많이 들은 마지막에 보내주는 것도 무섭고 자신없어서 못키우겠어요.
베니 생각 잠시 덮고 하늘을 보세요. 오늘도 하늘은 엄청 이뻐요!

아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완연한 가을 하늘이었어요
계절이 바뀔 준비를 하나봐요^-^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ㅎㅎ

행복해져라~~행복해져라!!

아이구~ 랄라 많이 컸네요!! 걸어가는 모습 뒤에서 보고 있음 아주 귀여울것 같아요!! ㅎㅎㅎ
영특하다고 해야하나.... 할머니따라 성당도 가고, 미사 끝날때까지 한자리에서 기다리다니... 사람보다 낫네요^^ ㅋ

ㅎㅎ 독거님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강아지가 힘이 더 세서 컨트롤 못 하고
계속 말로만 이리 와!! 하고 있는 거예요ㅎㅎㅎ
베니는 정말 똑똑하고 예뻤어요
지금도 베니의 듬직한 뒷모습이 떠올라 잠깐 멈칫!^-^
독거님 주말에 뭐하세요?
설마..피서지에 가시는 건 아니시겠죠?

랄라 많이 컸네요.
이제 고생 다 한듯^^

저희 집에서는 다시는 동물을 안 키웁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햄스터 키우고 톱밥 사서 새로 갈아주고 먹이도 잘 챙겨주고 했는데, 얼마 안 가서 묵고 난 뒤로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시원해서 좀 살만하죠?

ㅠㅠ 아이들이 많이 슬펐겠어요
마음을 많이 나눈 만큼 기쁨도 슬픔도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 이별이 지금은 너무 두렵답니다

어제는 시원해서 에어컨을 안 틀고 지냈어요
오늘도 아침부터 시원하네요
방구리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ㅠㅠ
베니야 무지개 동산에서 잘 놀고 있어~!!!

베니야~~~♡

괜히 마음이 울컥하네요.. 제 친구도 얼마 전에 10년 넘게 키우던 강아지를 보내고 가족 전체가 다 힘들어하더라구요.. 얼마나 많은 추억과 감정들을 나누었을 지...

하지만 소중한 감정을 나누고, 그런 이들과 이별을 경험하는 것도 살면서 꼭 필요한 경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맞아요 송블리님..
그런 경험도 매우 가치가 있지요
다만 너무 힘들고 두려워서 피하고 싶은 맘도 있어요ㅠㅠ

정을 주던 생명이 죽으면
넘 슬프지요.
어쩌면 환생을 해서
가까운 어딘가에서 지켜볼 지도 ^^

베니 이후엔 저도 더 컸을 때인데
키우던 강아지나 고양이 이름도 모습도 잘 생각이 안 나요
그 아이들에게 갑자기 미안해지는 마음..
그만큼 베니는 소중한 친구였거든요
어디선가 잘 살고 있다면...이라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광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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