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스팀] 대구에서 대게를 먹고 싶어서.

in #busy7 years ago (edited)

매년 겨울에 대게 먹으러 포항을 한 번쯤은 다녀오는 편인데 올해는 일이 여러가지 겹쳐서 게 맛도 못 보고 겨울을 넘겨버렸습니다. 그래도 게가 맛있다는 2월이 많이 넘어가기 전에 맛을 한 번 볼까 싶어 오며가며 길가에서 봤던 식당 앞 게 모형을 떠올리며 가 보았습니다. 어린 애가 있어서, 영덕이나 포항까지 다녀오는 게 참 힘든 편입니다. 특히 주말에, 당일로 다녀오려면 편도 1시간30분, 주차하는데 30분, 게 고르는데 30분, 식당 자리를 기다리며 서서 30분 등등 끊임없는 기다림으로 하루를 채우는 게 좀 힘들었습니다. 비싸보이긴 하지만, 교통비나 수고비 감안하면 가볼만 하겠다 싶어서 들른 식당입니다.

상호: 앞산울진대게
주소: 대구광역시 남구 앞산순환로 559-1


식대는 생각보다 비싼 편이었습니다. 어른 3명, 아이 한 명이 갔습니다. 게 한 마리가 10만원 정도, 게 반마리+곁반찬(초밥, 회 등)을 포함한 대게 코스가 10만원. 저희는 게 한마리(10만원), 코스 2인분(20만원)해서 총 30만원 정도 주문하였습니다. 코스에는 게딱지 비빔밥까지 포함되어있고, 나중에 대게 라면을 원하는만큼 서비스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른 3명이면 코스 2인분에 다른 메뉴(회 종류)하나 붙이면 충분히 배불리 먹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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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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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인테리어, 깔끔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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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밑반찬들, 코스요리 2인분에 딸려나오는 음식들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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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요리 대게 두 마리. 먹기 좋게 손질되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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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게딱지밥과 라면. 보는 순간 정신을 잃고 먹다보니..



영덕이나 포항까지 가기 부담스러울 때, 너무나 게가 먹고 싶을 때, 아이가 있어 수산물도매시장에서 게 쪄 먹기도 부담스러울 때,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실 때, 차비나 기타비용으로 어차피 10만원 정도 쓰느니 가까운데 가겠다 싶으시면 한 번 갈만하겠네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대구에서는 접근성도 좋고, 방도 있는 식당이라서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식당에 갈 때 빼 놓을 수 없는 기준이 '방이 있어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가'입니다. 코스요리다보니 애가 지겨워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는데 그 때마다 밖에 한 바퀴 돌고 올 수도 있고, 방에 눕히기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 취향은 '좀 지저분하지만 왠지 그 분야의 장인처럼 생긴 험상궂은 사람이 무뚝뚝하게 요리를 하는, 다소 시끄러운'그런 식당입니다. 언제쯤 아이를 데리고 그런 식당을 찾아다닐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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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하지만 보팅 하고 갑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스파게티에 게딱지그라탕까지 참 좋네여

나쁘지 않은 구성이었습니다. 계산할 때 잠시 마음 아픈거 빼고는 기분좋은 식사였습니다ㅎㅎㅎㅎ

앗! 혼자 고추장찌개를 먹고 이걸 보니 또 땡기는 이 식욕... ^^;;

ㅎㅎ더 드세요. 돈은 결국 사라지지만 먹은 건 살이되어 영원히 남습니다ㅠㅠ

아ㅠ너무 먹고 싶은데
비용이 참 부담스럽긴 하네요.ㅠㅎ

위치상으로.. 약간의 허세값도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의 수산물 전문 시장에 가면 대게 좀 작은거 마리당 2만원 정도면 쪄서 포장해올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집에서 냄새 풍겨가며 먹고 설거지해야할 것까지 생각하면.. 동행하셨던 친척어르신 아니었으면 다른 곳으로 갔으리라는 생각도 드네요.

대구님 식당 취향에 대해 읽다 보니까 뜬금없이 일본 요리만화가 몇 개 생각나네요. 벚꽃으로 장식한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워요! 가격도 고급스럽군요! 위치도 그렇고 제가 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사진 보면서 눈으로 대게 코스 요리를 실컷 즐겼습니다ㅎㅎㅎ

어떻게 하면 좋게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네요ㅎㅎㅎㅎ어찌보면 호갱모집 식당인데 그래도 손님이 많더군요. 저런 식당도 필요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저 가격이면 생전 한 번도 못 가본 참치회나 호텔 식사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난 인당 10만원짜리 음식을 대접했다는 과장된 가격표가 필요했고, 친척 어른은 '그 놈이 내 밥 사먹인다고 30만원이나 썼다 아이가'하는 자랑거리가 필요했을 것이고, 식당은 객단가 10만원의 고마진 손님이 필요했을테니까요. 저도 앞으로 더 갈 일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평소엔 혼자서 소주에 국밥 한 그릇이 딱 내 입에 맞고, 내 분수에 맞다고 생각하니까요. 지난번 포스팅했던 돌잔치나 일맥상통하는 그런 식당이라 생각합니다. 계산하는 중에 단체손님이 보이길래 넌지시 저 사람들은 얼마짜릴 먹고 있냐고 물었더니 식당주인 왈, '14명 모두가 10만원짜리 코스를 시켰다'고 답하더군요. 일본만화를 떠올렸다니 드리는 말씀인데.. 저는 일본여행 중에 고베 어딘가에서 다소 너저분한 교자만두 전문점에서 먹었던 생맥과 만두를 인생맛집으로 손꼽습니다. 그 때 식대가 3천엔 정도 나왔던 것 같네요ㅎㅎ

으핫ㅎㅎㅎ 그렇게 티가 났나요? 그래도 정말 신기해하면서 사진을 즐겁게 보긴 했어요! 나중에 아아주 나중에 부자가 되면 저런 고급스러운 식당에 가볼 마음으로요. 호갱모집ㅎㅎㅎ 대구님 글도 댓글도 다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요? 그럴 의도로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특별한 날, 기념할 날에 어울리는 식당이라고 생각해요.

일본 만화를 떠올린 건, 식당이 허름하고 주인 아저씨도 영 무뚝뚝하니 손님에게 관심이 없는데 내놓는 음식은 굉장히 맛있다! 이런 곳이 바로 숨겨진 맛집! 이라는 클리셰가 자주 나와서였어요. 그러고 보면 제 인생맛집도 허름하고 종업원이 손님에게 관심이 거의 없던 돼지국밥집이었군요! 그 맛이 지금도 가끔 생각나요ㅎㅎㅎ

지나다니면서 한번씩 본거 같은데 평소 대게를 즐기지는 않지만 맛있어 보입니다.

앞산 순환로를 달리다 보면 식당 입구의 게 장식물이 눈길을 끌지요. 맛은 있었습니다. 계산할 때 지갑이 눈물흘리긴 했지만..

대구님~ 저 오랜만에 놀러왔어용 :) 육아 성적표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제가 넘 늦게 찾아와서 그 글은 보팅이 안 되더라고요ㅠ
게딱지밥 맛있을 것 같아요 ㅎㅎ

언제오셔도, 댓글의 프로필 사진만 봐도 반갑습니다. 게딱지밥은 항상 먹어도 맛있죠, 가끔은 게살보다 더. 그래서 앞으로는 대게가 먹고 싶으면 편의점의 '대게딱지장'을 사서 밥만 비벼먹기로 했습니다. 저거 먹고 지갑이.. 계좌가.. 빵꾸가 났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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