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드립'아 멈추어다오

in #busy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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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대통령에 취임하였을 때, 나는 중3이었다. 그리고 그가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수행한 5년 중 3년은 고등학교에서 보냈고, 나머지 1년은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중3과 고등학교 생활의 최대 관심사는 상급학교 진학이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오후 10시 가량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학교생활과 공부 스케줄 속에서 정치나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관심을 가지기 어려웠다. 게다가 나는 '트러블메이커'였다. 급우들과의 트러블에 의한 정신적인 소모도 있었다. 고2때부터 야자에서 빠지고 조금 더 휴식을 얻게 되었다고 해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노무현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그의 말, 그의 행동, 그의 정책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내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9년 전, 2009년 5월 23일. 그가 생을 마쳤을 때, 나는 의례적인 감정 그 이상은 느끼지 못했다. 보통의 놀라움, 탄식, 슬픔... 그래도 학교 앞에 차려진, 그를 기리는 분향소에 국화 한 다발을 놓아 애도의 뜻을 표하였다.

내가 그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역설적으로 '일베'나 극우 기득권 세력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와 조롱이 독버섯처럼 이 나라에 퍼져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의 일이다. 그들의 눈에 노무현은 전직 대통령이 아니었다. 쓰러트린 적이었고 '소재'였다.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일베의 합성 이미지의 대부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몸짓을 유명 로고에 교묘하게 가져다 붙인 것이다. 인터넷에는 그를 비하하는 단어, 노래가 넘쳐났다. 어버이연합이라는 단체에서는 집회에서 "지옥에 있는 노무현 나와라!"라는 말을 외치면서 노무현 가면을 쓴 사람이 관에서 나오는, 만화 '나루토'에서나 볼 법한 '예토전생' 퍼포먼스를 해댔다.

그런 비하들을 보고 있자니 나는 그들에게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대체 노무현은 당신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설령 잘못했다고 해도 그를 비하하고 조롱할 권리는 있는가? 그리고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없는 자다. 그의 안식을 빌어 주지는 못할 망정 그의 묘에 먹칠을 하고, 오줌을 싸는 이 행위를 대체 언제까지 해야 속이 시원할 것인가? 이렇게 말이다. 그리고 그 비하가 5·18이나 세월호의 희생자들에게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구역질까지 날 지경이다.

노무현, 5·18, 세월호. 세상을 떠났음에도 떠나지 못하고 조롱과 비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들. 노무현 서거 9주기를 맞아, 그 '고인드립'이 멈추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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