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는 책중독자 나하의 독서일기 2. 저자와의 통화

in #booksteem6 years ago

아래 내용은 2009년 9월에 쓴 독서일기입니다.
아~~~ 9년 전이군요. ㅋㅋㅋㅋㅋ


얼마 전 한 책을 읽고 서평을 썼었는데, 내 서평이 너무 좋아서 만나보고 싶다는 쪽지를 받았다. 회사가 늘 밤 10시는 돼야 끝나기 때문에 만나는 건 어렵고 죄송하지만 전화 통화로 하면 안되겠느냐고 휴대폰 번호를 알려드렸다. 그랬더니 어제 저자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다. (저자는 중년의 여자고 미국에 거주합니다.)

서평을 너무 잘 써줘서 고맙다, 여러 서평 중에 내 서평이 너무 좋았고 기억에 남는다 등의 얘기를 했다. 사실 내가 두 번 세 번 읽어봐도 그리 잘 쓰지도 않은 서평인데 좋게 봐줘서 영광이었다. '더 잘 쓸 수도 있었는데'라고 생각하니 내 서평이 부끄럽기도 했다.

저자는 내가 여자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30대의 한 아줌마가 서평을 너무나 잘 써줬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ㅎㅎㅎ 날 여자로 생각한 이유는 내 글이 너무 여성스러워서였다는 것이었다. 감성적이고, 예리하고 등 여성적인 글이라 당연히 여자인 줄로만 알았다는 것이었다.
하긴, 나는 인터넷에선 여자로 오해를 많이 받는다. 워낙에 사진발이 안 받아서 내 사진을 안 찍다보니, 내 사진을 인터넷에 잘 올리지도 않기도 하지만, 내 글이 여성스럽다는 게 이유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잘 아는 사이라도 오프라인으로 만나면 대부분 놀란다. 열에 아홉은 날 여자로 생각했었다는 것이다. 내가 성격도 여성스럽고 글도 여성스럽게 쓴다는 것이다.

저자와 전화 통화를 해보긴 처음이었다. 통화를 끝내고 나니 갑자기 책임감이 느껴졌다. 내가 별 생각 없이 쓴 서평을 저자가 읽어보고는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내가 서평을 잘 쓰면 기뻐할 것이고 대충 쓰면 슬퍼하겠지. 게다가 혹평을 해버리면 아마도 마음에 상처를 입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들을 하니 서평을 쓴다는 게 갑자기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앞으로는 책임감을 가지고 서평을 써야겠다.


저는 제 책리뷰를 '서평'이라고 안 부른 지 몇 년 됐습니다.
왠지 서평이라고 하면 어려워 보였거든요.
책리뷰라고 부르니 형식도 자유로워졌고 쓰기도 쉽고 읽기도 쉬워졌습니다.
저는 오늘도 열심히 책을 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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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전화통화를 하다니, 저였다면 많이 떨렸을 것 같아요^^

처음엔 신기방기했어요. 근데 저자님은 저를 기억하시려나... ^^

글 읽고 쓰는걸 정말 좋아하시는군요..ㅎ

책읽기 글쓰기 모두 좋아해요. 중독수준이랍니다. ㅡ.ㅡ^

저는 제 글만보고 남자로 오해 받은 적있는데 저랑 비슷하시네요 ㅎㅎ 한참을 대화방에서 대화하다가 제가 여자인걸 밝히자 나가버리더라구요 ㅎㅎㅎ / 저자와 통화도 해보시고 부러버용 ㅎㅎ

아핫,,, 저랑 비슷한 경험이... ㅎㅎㅎㅎ

궁금하네요. 그 서평 뭐였을지. 읽고 쓰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죠.

음... 부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화성남자 금성여자 비슷했어요. ^^

멋지십니다. 책 저자가 얼마나 고마웠으면..

여러 서평들 중에 제 서평이 가장 좋았다니... 얼마나 부끄럽던지요. ^^ 그 작가님은 지금도 열심히 책을 내고 계세요. ^^

성격이 여성스럽진 않으것 같은데.

아핫,,, 제가 성격도 많이 여성스럽습니다. 하하하하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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