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이다 - 김중혁

in #bookste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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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 때나 언니들이랑 가끔 대화할 때, 특히나 술한잔 들어간 자리에서 끊임없이 농담을 해대며 그들을 웃기면서 내가 개그욕심이 있구나~ 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혹은 그들의 웃는 모습, 내가 그들과 웃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년 무슨무슨 연말 시상식에서 이휘재가 예의없는 진행을 했다고 난리가 났던 적이 있었는데,그의 변대로 더 재미있게 하려다보니 그런 무리한 모습이 보였다는데, 우리도 가끔 그렇지 않나?

남을 해하면서 쉴 새 없이 웃기는 사람도 있다. 그 소리에 우리도 덩달아 깔깔거리며 넘어가는 그런 자리도 있어 왔다. 다만 그자리가 방송이었다는게 문제인것이지.

많은 사람들은 농담을 하며 그 농담에 웃고 또 웃는다. 우리가 지금 사는게 재미가 없다면 농담이 없어서이고 그 농담을 만들만한 상상력이 부족해서이며, 상상할 수 있는 내 마음의 자리가 부족해서일 것이다.

김중혁 작가의 작가적 키워드는 바로 이 '농담'이다. 첫 장편인 [미스터 모노레일]을 쓴 직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커다란 농담 한 편 썼죠'라는 말을 했었다. 사실인지 거짓말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운 그의 농담들이, 인물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어서 독자에게 와 닿는 방식은 '김중혁 식' 비거리로 해석해도 될만큼 김중혁 작가는 이름을 떠올리는것 만으로도 그의 작품들이 가진 수만가지 농담과 그 농담들이 거느리는 이미지들이 있다.

최근 [가짜팔로 하는 포옹]이라는 단편집을 통해서 김중혁은 작가로서의 전환점을 맞은듯 하다. 이제까지 그가 한 농담들은 유쾌하고 가벼운 쪽이었는데, 그 시점부터 그의 농담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농담이다]는 대놓고 농담을 하기로 작정한 책이지만, 농담이라는 말이 갖는 표면적인 의미와는 별개로, 작가적 상상력과 그 무게 사이에서의 작가로서의 고민과 연구가 묵직함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나는 농담이다]는 스탠드코미디를 하는 송우영을 통해 농담을, 아버지가 다른 형인 우주비행사 이일영을 통해 우주를, 그들의 어머니 정소담의 편지들을 통해 상실과 관계를, 그들의 연인인 강차연과 세미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 하는 작품이다. 어쩌면 전혀 융화되지 않고 따로 놀지도 모르는 이 소재들이, 우영의 코미디를 통해서, 농담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녹아들어가 마지막에 우주로 목소리를 쏘아올린다는 '말도 안되는 설정'이 말이 되는 이야기로 풀어져 나가는 신기한 작품이다, 김중혁의 다른 작품들이 그러했듯([미스터 모노레일]에서는 볼교라는 종교를 만들어 내서 책을 읽다가 인터넷으로 '볼교'를 검색까지 해봤다는...).

스탠드 코미디라는 우리에게는 없는 정서에 약간 생경함이 들어 그 코미디에 깔깔대며 웃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나는 김중혁 작가의 왕팬임을 '인증'한 책이므로.... 그래도 좋아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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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모르는 작가입니다. 재미난 책들을 많이 아시는군요! 저도 구매예약 ㅎㅎㅎ

김중혁 작가는 다른 분은 몰라도 제시카님은 좋아할 듯 해여. 기회되면 읽어보세요

일단 구매완료!
언젠간 읽겠죠 ㅎㅎ

ㅎㅎㅎ 감사해요 gyedo님

김중혁 작가 책 중에 뭐가 가장 재미있던가요? 저는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이랑 뭐라도 되겠지 이렇게 두 권밖에 안읽어봐서.. 나는 농담이다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무엇보다 제목을 참 잘 지었어요.

저는 김중혁 작가의 단편들이 좋아요. 1F/B1이랑 가짜팔로 하는 포옹도 좋았구요. 제일 처음 읽고 왕팬이 되게한 펭귄뉴스 좋았어요.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의 구동치... 너무 좋아해요^^

이 글보고 도서관에 예약했습니다. ^^ 스탠드 코미디가 저한테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일 도서관 열면 받아 볼수 있을듯 해요 ^^

와아 빠르십니다 ㅎㅎ

끝까지 잘 읽어야 할텐데요 ㅎㅎ

'김중혁'이란 이름은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함께 진행하는 '영화당'을 보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작가의 작품은 하나도 읽어보질 못했네요.ㅎ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네요.
유혹적인 리뷰 감사합니다~^^

저도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사람을 먼저 알고 팬이 된 견우예요. 모든 책들을 읽을 때 그 인간과 겹치면서 감동이 배가 되는거 같아요 ㅎㅎ

일상에 꼭 농담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농담을 많이하는 사람들이 센스가 있지요!ㅋㅋ

네 그렇습니다 ㅎㅎ

저는 오늘 <무엇이든 쓰게 된다>를 읽기 시작했는데.. 반갑네요~!

아 저도 그 책 너무 읽고 싶어요 읽으시면 래뷰 부탁해요

네 꼭 그럴게요~ 재미있어요. 밑줄 그으면서 읽고 있어요.

북키퍼님 기도 했어요^^ ㅋ
농담아님ㅋㅋ

오 진짜요? 감사해요 알렉스님!

와 진짜. 누님, 제가 진짜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웃깁니다. 누님이랑 드립대배틀이 하고 싶네요. 오프라인에서 !!

주위에 웃기는 사람이 그렇게 없습니까? ㅋㅋ 글만보고 제일 웃기다니 ㅎㅎ

누님,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웃긴 사람은 '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님을 생각하면, 한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이 아니고 예전에 알고 지내다가 오랫동안 만나지 못 한 사람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언젠가 꼭 만나뵐 수 있을 거 같아요! 제 느낌은 거의 맞습니다 ^^

대놓고 농담하기로 작정한 소설은 어떤 느낌일까요? 다음 쇼핑리스트에 넣어놓았습니다^^

앗 감사합니다. 책리뷰 하며 가장 소중한 답글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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