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계를 스칠 때 - 정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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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스칠 때] 정바비 산문집.

내가 한국어 강의를 다닐 때, 케이팝 음악에 열올리던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들어보라며 틀어줬던 노래들이
있다. 바로 "가을방학"의 노래들이다. 리드보컬인 '계피'의 목소리와 그녀의 발음이, 노래로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만한게 없었으니 말이다. 물론 학생들은 f(x)와 2NE1노래를 갖고와서 번역해달라고 여전히 졸랐으니 내 시도는 실패였다.

정바비는 밴드 가을방학의 모든 노래를 만들고 프로듀싱하는 뮤지션이다. 최근에 리뷰를 썼던 [K-pop 세계를 홀리다]에서도 명반으로 소개됐던 "언니네 이발관"의 멤버이기도 했던 그는, 이후 줄리아하트 음반을 내기도 하고 가을방학을 결성, '브로콜리너마저'의 보컬 계피와 만나 가을방학이라는 이름으로 밴드활동을 하는가 하면, 컨트리 음악애호가답게 바비빌을 만들어 다시 그의 앨범을 내기도 했다.

워낙에 이래저래 하는 일이 많은 뮤지션이 이번에는 산문집을 냈다. 본명인 정대욱, '대욱'이라는 이름이 싫어서 가명을 쓰고 있고 국내 명문대를 졸업할 만큼 공부도 잘했고, 피씨통신 동호회에서 만난 형들과 음악을 하고싶다는 말에 고가의 전기기타를 선물해줄 정도로 집안도 유복하게 자랐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뮤지션 정바비에 대한 이야기이다. 흠... 그가 첫 책을 냈다기에 냅다 구해다 읽어봐야지 내가 할 일이 또 뭐 있겠나.

구구절절 이야기 하는거 보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게 제일 좋겠다. 이 산문집을 읽는 동안 내내 마치 정바비라는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이 책은 이렇다.

어느날 우연히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나서 어색한 분위기에 대화를 시작했는데, 그의 유머감각 때문에 자리는 일순간 화기애애 해지고, 나름 웃길줄 아는 나도 몇가지 드립을 쳤더니 그도 웃고, 기분좋아서 술한잔 합시다 하고 자리를 옮겨서 술이 한잔 들어가니 그가 조금더 알고 싶어지더라. 내가 묻기도 전에 그는 그가 좋아하는 음악 영화 책 이야기를 했고, 그가 이야기한 영화와 책들은 내가 읽고 좋았던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터라, 같이 침튀기고 웃고 즐기고 맥주잔 수백번 부딪힐만큼 즐거운 자리가 되고 말았다. 그가 심각하게 말한다... 하루키에게 감사한다고... 우리가 자라던 80-90년대에 하루키가 없었다면, 우리의 여고생들이 어떻게 '그러한 것들'을 알 수 있었겠냐고... 그리고 나는 말한다 나도 그 여학생들 중 한명 이었다고.

적당히 취한 우리는 정치 이야기를 한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던 날...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던 그 시간들...

그리고 그의 음악. 그를 흔들었던 뮤지션들, 그리고 아직도 생생한 공연에서의 전율들. 내가 모르는 분야이지만 이미 그에게 반할대로 반한 나는 그의 이야기에 100프로 집중하며 듣는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진다.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겠지?

앞서 말했듯 그리 질곡있는 삶을 산 사람도 아니고, 인디밴드들이 성할 수 없는 한국 대중가요계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인 그가 쓴 글들은 대중적이진 않을지 모르지만, 분명히 유머가 있고, 정보가 있으며, 사색이 가득하다. 음악으로만 알고 있던 그가 이렇게 글도 잘쓴다. 게다가 엄청나게 웃긴다ㅋ

예술적 재능은 같은 곳으로 흐르는 것 같다. 어디서든 훅(hook) 으로 드러나기 마련인갑다.

그저 좋다 이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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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일을때도 맥주한잔에 까~~악... 하고 싶을정도네요..
외국에 사시며서 이렇게 책을 구매하는 정성.. 감탄스럽네요^^

감사합니다^^

확실히 정대욱산문집 보다는 정바비산문집 이 제목부터 더 끌리네요.

네 바비가 Barbie를 떠올리게 하지 않았으면 할 뿐이에요^^

계피와 가을방학을 결성한 가수가 이 분이었군요-
저도 요새 소설보다는
그 사람이 오롯이 닮겨있는 산문집이 참 좋더라고요 ㅎㅎ
누군가의 삶으로 내 삶을 비춰보는 게 재밌기도 하고요-
잘 읽고갑니다!

네 브로컬리 너마저의 계피를 가을방학의 계피로 만든 장본인이지요^^ 저도 가끔 에세이를 읽는답니다. 소설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거 같아여.

책소개를 찰지게도 하시네요.ㅎ

ㅎㅎ 좋다는 말씀이시지요? ㅋㅋ

책을 사는데 인색한데 지름신이 강림할뻔 했거든요. ㅋ

강림해야 되는뎅 ㅋ

서점에서 글을 읽었으면 바로 질렀을 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제정신을 찾았지요. ㅋㅋ

언니네 이발관 노래를 정말 좋아했어요,
북키퍼님 포스팅 보고 오랜만에 떠올라 다시 들어보려고요..

그랬군요~ 둥이님과 어쩐지 비슷하다 했다니까요~~

호오 +_+??? 언니네 이발관 멤버가 가을방학이었다니..
어쩐지 제취향 저격을 잘하신다했더니 ...

  ·  last year (edited)

하니님도? 와우 생각보다 스티밋에 인디밴드 좋아하는 분들이 많군요. 저는 계피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브로컬리 너마저때부터 좋아했는데 이번에 책 읽으면서 찾아보니 밴드를 세개나 하더라구요. 대단한 뮤지션...

  ·  last year (edited)

전 잘 모르는 밴드네요.ㅎㅎ;; 제가 음악을 잘 모르긴 합니다.ㅋ

멋진 책 소개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ㅎㅎ

저도 음악은 잘 몰라요 ㅎㅎ 그냥 듣고 좋으면 좋고 아니면 말구ㅋ 계피 목소리는 아마 다들 좋아할 듯해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누님이 좋다고 하시니 분명히 저에게도 좋을 것 같아서 오늘 당장 주문해야겠습니다.

근데 남자들이 읽으면 재수 없을지도 ㅋ

네, 저는 익숙합니다. 평생 남자들이 저를 재수 없어 했거든요. 제가 당해 봤으니 저는 안 그럴 수 있습니다! @[email protected]

뮤지션이 글도 잘 쓰고 정말 부럽다아아하하!!! ㅋ

맞아요 제일 부러워요 하나만 잘해도 축복인데 다 잘하다니... 공부도 잘해요 보면 다

똑똑이들~부럽당^^

저두용

온갖 재능에 유복함까지...ㅎ
북키퍼님의 북리뷰도 아티스트급입니당...

내말이요ㅜ 금수저에다가 금손.... 감사합니당 조악한 글일 뿐인걸요

가을방학이란 밴드도 있었군요! 이런...
음악인이 쓴 산문집이라... 한번 기회가 된다면 읽어봐야 겠네요^^

이적을 비롯해서 정바비, 루시드폴은 음악도 절하지만 글도 참 잘 쓰는거 같아요

가을방학,브로콜리너마저는 최애가수인데. 20대부터 이노래만 듣고있다하면 참 징하죠잉 ㅋㅋㅋ 근데 정바비님을 처음 알게되어 뭔가 창피했네요.. 노래를 들을 줄만 알았다니..

챙피하다니요. 그런 가수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예술적 재능을 가진 분들은 다재다능의 끼를 갖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 분인듯 싶습니다~

내 그런 분 중 한명이죠

예술적 재능이 있는 사람은 다른가 봐요. 이적도 책을 냈었잖아요. 연예인 중에도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많고.

뮤지션 중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꽤 있는거 같아요^^

오타 발견. 한국어 공불 하고자

멋진 감상평 입니다
감히 사족을 달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대화처럼 사람을 위로해 주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수정했어요 ㅋ 감사합니다. 읽는 내내 대화하는 기분이었어요. 같은 과를 만난 듯한, 실제였으면 그날 일 냈을 듯^^

정말 다재다능하신 분이시네요. 프로듀싱에 산문집까지 ?!!

음악도 훌륭하답니다.-^^

외국어 공부할 때 그 나라의 노래는 참 좋은 교재인 거 같아요.ㅎ
저두 일본어 스터디할 때 j-pop노래를 교재로 많이 썼거든요.
예전에는 참 음악 많이 찾아들었는데..이젠 그러지 못하다보니 정말 인디음악 쪽은 거의 모르게 되어버렸네요..아 이렇게 말하니 슬프다.ㅠㅠ
공부도 잘하고 음악도 잘하고 글도 잘 쓰고... 췟 졌다..

흠 칫 뽕 ㅋㅋ

아 오랜만에 보는 흠 칫 뽕 ㅎㅎㅎㅎㅎ
간만에 마니 웃었네요..ㅋ 감사합니다 ^^

ㅎㅎㅎㅎ 저 때문에 웃으셨다면 기쁜 일이지요^^

가을방학 완전 좋아하는데
가끔미치도록 너를 안고싶어 질때가있어 ㅠ

명곡이죠~ 언젠가 인터뷰에서 언제 그런 순간이 찾아오냐고 물어보니 정바비의 대답은 이랬어요 “느닷없이...”

!!! 힘찬 하루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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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짱짱맨!

감성적으로.... 접근을 한 서평같습니다.. 촉촉히 젖어드는 먼가가 있네요... ^^ 역시 글솜씨 뛰어나십니다.. 음악가 소개를 이렇게 하실 줄이야.... ^^

ㅎㅎ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예술적 재능이 정말 뛰어난 사람이로군요. 저랑 완전 정반대의 성항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부럽습니다.

저두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