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의 <All About Love>,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존재한다

in #boo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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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한쪽에선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도 하고 다른 한쪽에선 신비로운 것이라고도 한다. 나는 전자도 후자도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얻은 한가지는 내 자신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벨 훅스의 ‘All about love’는 먼저 원서로 읽고 그 다음 한국어 번역판으로 읽었는데, 여태껏 읽었던 벨 훅스의 번역판 중 가장 원문이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잘 담아냈다고 느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넓게 그러나 깊이 말하고자 한다. 사랑의 명료함, 공정함, 가치, 공동체, 로맨스, 치유 등… 그 누구도 이야기 하려 하지 않았던 진실된 사랑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책에서 그녀가 반복해서 말하는 한가지는 바로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의도와 행동을 모두 필요로 하며 사랑하려는 ‘의지’를 갖고서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만이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서 사랑은 감정뿐이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거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게다가 우리가 자주 헷갈려하는 애정 즉 affection이 곧 사랑이 아니라는 부분을 읽고선 나의 지난 사랑의 패턴에 대하여 돌아볼 수 있었다. 애정이란 사랑을 이루는 한 요소일 뿐이다.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애정 외에도 상대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 인정하고 존경하는 태도와 신뢰와 헌신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 여기서 내게 늘 빠져있었던 요소는 존중이다. 늘 상대방과 나의 욕심이 엇갈려 서로를 진정으로 존중하지 못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이러한 사랑의 결핍으로 인해 반복되는 몇 관계들을 반추하고 나서야 나는 어떠한 사랑을 추구해왔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이란 무엇일까. 그를 알려면 사랑에 관한 새로운 정의와 의미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지난 내가 그토록 사랑을 갈구하며 사랑을 얻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용기를 냈던 이유는 채워지지 않던 결핍의 이유만은 아니였을 것이다. 어쩌면 아주 어렸을 적부터 사랑은 감정이 아닌 행동이다 라는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렇다면 나는 사랑에 대한 어떠한 질적인 책임을 져왔을까. 다양한 고찰거리를 안겨주는 책이다.

사랑은 실제로 행할 때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사랑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깎아내리는 식으로 ‘사랑’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게 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란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보살피고 애정을 표현하고, 상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에게 충실과 헌신을 다하고, 상대를 신뢰하는 것이다.- p.24



 나는 진실로 상대방의 영적인 성장을 바라왔는가, 나의 영적인 성장 또한 바라는 건강한 관계에 몸 담았는가를 생각해보면 그 대답은 참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관계에는 헌신이 내재해 있다는데는 동의하고 또 그래왔다고 믿지만 나의 ‘영적’인 성장은 어떠했는지 그 좌표는 여태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조차도 모르는데, 상대방의 좌표는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Self-love 자기애에 대하여 말하는 목차에서는 얼마나 사회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부정적으로 교육해왔는지 담고있다. 이런 내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한다면 그런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줄 상대방을 찾는 것도 긴 여정에 포함된다. 나와 너의 성장을 진정으로 바라고 진실된 마음으로 책임을 가지고 서로를 대한다면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관계가 될 것이다.

사랑이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자아를 확장하려는 의지라는 것을 말한다. -p.47



 책에선 자기애, 사랑의 정의, 사회적 의미, 탐욕 그리고 대중문화가 그려내는 사랑 등 사랑의 다양한 결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욕망을(즉각적으로 충족시키려고 안달하기보다는)지연시키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게 될 때, 우리의 정신세계와 감정 세계는 훨씬 순수해질 것이다. -p.83’ 이다. 즉 우리는 자신이 세계와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말에서 나는 코즈모폴리터니즘을 떠올렸다. ‘이웃’과 ‘타자’에 대한 책임감과 환대를 말하는 코즈모폴리터니즘의 ‘공동체’에 대한 이데와 벨훅스가 말하는 사랑의 한 결이 맞닿아 있다고 느끼는 데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녀의 말처럼 연민으로 공감하고 용서로 존중하라 라는 말이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온다면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따듯한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살면서 공동체에 대한 갈망은 점점 커지고 있다. 건설적이고 인간적인 좋은 공동체란 무엇이며 그에 속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일까.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곧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안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튼튼한 관계를 쌓아올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매일 선사하는 에너지에 대하여 얼마나 생각해왔고 바래왔는지 모른다. 자기성찰이 주도하는 삶을 사는, 진정한 사랑의 참된 의미를 알고 실천하려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꿈을 조금씩 그리고 있다.


 목차 10, 로맨스 : 달콤한 사랑을 읽고 나서 그동안 (그렇지 않은 사랑도 분명 있었지만) 내가 얼마나 사랑의 허상을 쫓아왔나 깨닫게 되었다. 온갖 대중매체에서 말하는 뿅하고 마법처럼 주문에 걸리는 사랑이라던가, 여/남주인공의 멍한 표정을 클로즈업 해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그려내는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라던지 순간의 가십거리로 만드는 사랑에 대한 온갖 클리셰들은 물론 외면해 온지 오래다. 하지만 내 삶에 진정한 사랑이 어떻게 찾아왔으며 나는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그를 대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참 아쉬운 부분이 많다. 나의 의지와 의도를 분명히 가지고 사랑에 접근했던 적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사랑을 갈망해왔지만 의도와 행동이 따른 적은 손에 꼽히며 책임을 기꺼이 져야 하는 것도 전에는 알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것보다는 파트너가 될지도 모를 사람과 시간을 두고 서로의 생각과 욕망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이, 그렇지 않았을 때 마주치는 두려움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이다. -p.109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진짜 본모습을 보여준다. 책에서처럼, 그런 관계를 맺게 되면 처음에는 두렵고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나를 숨길 데가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하지만 결국엔 이런 사랑이 서로를 영적으로 성장시키고 서로를 더 나은 방향으로 성숙시키고 변화시키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서 기쁨과 환희에 젖게 된다는 글에서 지난 시간 상대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대했던 나를 부끄럽케 했다. 상대의 잠재력과 목표를 진정으로 보고 싶고 알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던 나, 사실은 아니였던 것이다. 내가 보고싶은 것만 보는 지난 연애에서 벗어나 이젠 진정한 상대를 마주하고 나와 서로를 존중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는, 아마 전과는 아주 다른 방향성의 사랑에 대해 일깨워준 책, ‘All about love’. 그녀처럼,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면서 그 결과를 상대와 함께 나누고 자신의 행동을 개선시켜나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사는 삶을 목표로 삼고, 18살의 나를 포함해 내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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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실제로 읽을 때 존재한다 ^^
All about review ~~ 마음의 종이 훅 ~ 스 하고 들어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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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훅스 시리즈는 모두 추천해요. ^^ 감사합니다 trueimagine 님!

잘읽었어요 상대방을 존중 해주면 나도 존중해주는 사람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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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새겨들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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