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우아한 관찰주의자-에이미 E.허먼 지음

in #book6 years ago

“ ‘사실에 기만당하지 마라’ 라는 말이 있잖아? 이 말이 아마도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할 것 같아”
승현은 덕수궁 내부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나오며, 지혜에게 말했다.

“흔히 미디어에 나오는 사진(寫眞)이 사실이라고 할 때, 그것이 꼭 진실일 순 없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지혜 니가 잘 이해하고 있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 사실과 진실이 꼭 같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

지혜는 에코백에서 <<우아한 관찰주의자>>라는 책을 꺼내 승현에게 건넸다.
“내가 너 만나러 오는 지하철 안에서 마지막 장을 넘겼는데,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한 책이야.”

“<<우아한 관찰주의자>>? 제목 거창하네? 난, ‘관찰’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와”

“승현이 너 감각있다. 니 말대로 이 책은 ‘관찰’에 대한 이야기야. 더 자세히 말하면 ‘미술작품’을 통해 ‘관찰’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 관찰이라는 게 한 개인의 ‘관점’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응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한 출발점이 되겠지.”

“그럼 이 책은 주로 미술작품을 직접 보면서 작가의 영감에 교감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관찰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겠네?”

“응, 그런데 난 이 점이 개인적으로 이 책의 한계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미술작품을 너무 수사관의 관점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물론 그림을 세밀하게 천천히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지금처럼 세상이 빠르고 복잡하게 움직이는 사회에선 오히려 그림을 보는 순간 머리에서 섬광이 빛나는 것에 대해 고민하면 좋을 것 같았어. 그래선지 난 이 책에서 이 점이 좀 아쉽더라.”

“그래도 어쨌건 미술작품을 직접 감상하면서 조금이라도 예술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응. 승현이 니 말도 일리있는 부분이야. 나름 예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책이기도해. 그런데 내 생각엔 예술보다는 우리가 지각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서술과 함께 우리 뇌가 인식하는 것의 특징과 한계 등에 대해 서술한 것을 보면, 처음 나도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예술에 대해 좀더 지성의 폭을 넓히려고 했는데, 처음 내 의도와는 다르게 의외로 큰 수확은 없었어. 이 점은 아마도 저자가 변호사 경험을 하다가 미술사가로 직종을 변경했다는 점에서 책의 특성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점에서 사실을 기반으로 수사해야하는 것과 비슷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에겐 괜찮은 책일 수 있을 거야.”

승현은 지혜가 건네준 책을 받아 가방에 넣었다.
“ ‘사실에 기만 당하지 마라’라는 말이 다시 생각난다. 지혜야..오늘은 잠자기 전까지 이 문장을 곱씹으며 생각해봐야 겠어. 내가 보는 것들이 진실인지도 의문이 생기고...”

“승현아 나 배고프다. 근처에서 뭐라도 먹자.”
“응, 맛집을 찾아볼까?..화려한 이미지를 앞에 내세운 맛집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정으로 음식을 맛있게 하는 곳을 한 번 같이 찾아볼까?”

[Fiction_이 글은 소설입니다_This is a fiction]


책 정보
제 목: 우아한 관찰주의자
원 제: Visual Intelligence (sharpen your perception, change your life)
지은이: 에이미E.허먼 (Amy E. Herman)
옮긴이: 문희경
펴낸곳:청림출판
출 간: 2017년 6월14일(1판1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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