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서재]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 문태준

in #book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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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일 못지않게 시를 소개하는 일을 계속 해왔다. 시는 과일의 향처럼 향이 은은하게 좋다. 흐릿한 듯해도 빛이 가만하게 나온다. 무너진 가슴인 줄 알았는데 가슴에 다시 파릇한 싹이 조그맣게 움튼다.

나는 매일매일 시를 읽는다. 새잎 같고, 여름 소나기 같고, 가랑잎 같고, 백색의 눈 같은 시를. 위로이며 한 송이 꽃이며, 사랑, 촛불, 지혜인 시를. 내가 아껴가며 읽은 좋은 시를 함께 나눈다. 이 시들이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저자)"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인가, 시를 읊는 사람인가, 시를 소개하는 사람인가.

내가 쓴 시를 읊고 소개까지 한다면 완전한 시인이겠지만, 남이 쓴 시를 읊고 소개하는 시인도 분명 존재한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유명한 시 제목을 우리는 시인 류시화와 연계하여 기억하지만 사실 류시화는 이 시를 짓지 않았다. 번역하여 다른 좋은 시들과 시집으로 엮어내었을 뿐, 본인이 창작한 시가 아니다.

이처럼 시를, 혹은 다른 어떤 대상을 다루어 일을 하고 심지어 돈도 벌지만 스스로의 순수 창작물이 아닐 때가 있다. 그럼에도 류시화 덕분에 국내 독자에게 소개된 이 시에 대한 류시화 작가의 기여를 창작과 어떤 비율로 인지해야 하는가.

시를 소개하는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이런 시집은 다양한 사상과 경험을 종합하고 있어, 여러편의 시를 읽어도 페이지마다 변주한다. 그래서 지루해지지 않는다.

특별히 마음에 와닿았던 시편들은,

(나태주)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 속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민달팽이를 보는 한 방식(김선우)

가출이 아닌 출가이길 바란다
떠나온 집이 어딘가 있고 언제든 거기로 돌아갈 수 있는 자가 아니라

돌아갈 집 없이 돌아갈 어디도 없이
돌아간다는 말을 생의 사전에서 지워버린
집을 버린 자가 되길 바란다

매일의 온몸만이 집이며 길인,

그런 자유를...

바란다, 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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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damdo님 덕분에 앞으로 스팀잇이 따뜻해 질거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

반갑습니다 :)
그렇게나마 보탬이 되면 좋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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