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항해일지] 과학 고등학교 영재들을 위한 진로 강의를 하다.

in #blog2 years ago (edited)

스타트업을 하다보면, 가끔씩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좌 요청을 받는다. 필자는 스타트업, 창업, 게임개발, 메타버스, IT 뭐 이런 쪽으로 문의가 들어오는데, 가능하다면 이 나라 새싹들의 올바른 진로 설정을 위해서 시간을 맞춰서 수락을 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제주의 산속에 있는 과학고를 방문해 보았다. 전원 기숙 생활과, 근처에 편의점 조차도 없는 역시 제주다운 청정지역! ㅎㅎ

교장 선생님과의 짧은 대화 이후에 강당으로 들어갔다. 한 학년이 약 40명인데 80명 정도 들어왔으니 고3을 빼고 1,2학년은 다 들어온 나름 규모있는 수업이었다.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괜찮을 때는 40명 중에 KAIST 로 5-6명 정도 진학하고, 2-3명 정도는 서울대를 간다고 하니. 진학율은 꽤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강의의 주제는

게임과 컴퓨터 산업의 발전 역사로 본 현재와 미래의 기회들

뭐 이런 ㅎㅎ , 별 엣지 없어 보이는 주제였는데. 1시간 강의 이후, 맞춤형 강의를 위해서 물어 봤더니 게임기획을 하기 위한 세미나를 해달라고 해서 (한 친구가 벌써 친구들과 게임개발로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하기도 해서)
준비된 자료도 있고 해서 2시간 짜리 속성 강좌를 얼렁 끝내 버렸다. 중간 중간에 자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이전에는 깨울까 생각도 했는데.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ㅎㅎ 쉬고 싶다면 쉬어야지.

재미있었던 것이. 나를 소개할 때, 내가 만든 게임들과 이번 스타트업으로 만들었던 제품을 이야기 했는데. 한 친구가 자기 초등학교때 부터 내가 만든 제품으로 공부를 했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깜짝 놀랐다고 끝나고 이친구는 나에게 와서 악수와 사진을 함께 찍자고 청했다. ㅎㅎ (아.. 이런 맛에 개발을 하나보다)

강의 마지막에, 이 친구들을 위해서 어떤 말을 해줄까 고민을 해보았다.
분명 뛰어난 친구들 이지만, 이들도 여기에서 잘하는 친구들 못하는 친구들 좋은학교를 가는 친구들과 아닌 친구들로 나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잠깐의 기쁨과 혹은 실패자라는 열등감을 가지겠지.
하지만, 대학에 가면 또 그것과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사회에 나가면 또다른 반복이 될 것 이였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계시죠? 인생이라는 관문에서 대학을 가는 것은 하나의 관문일 뿐입니다. 잘해서 좋은 학교에 가도 거기에서 또 경쟁을 하고 누군가는 잘한다는 느낌 누군가는 실패했다는 느낌을 또 받을 거에요.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도 그 반복이고요. 그럼 정말 계속 승리해 나가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진정 성공할까요? "

학생들의 눈은 반짝거리는 사람들, 멍한 친구들, 잠자는 친구들 다양했다.

"제가 이야기 하나 해드릴게요. 제가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훌륭한 멘토분이 계셨어요. 운이 아주 좋게도 그분은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이자,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고 그런 분이라, 제게는 그 멘토링 시간은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았어요. 아주 매력적인 분이셨죠. 정말 승승장구 하시던 그분 이었지만, 몇 가지 안타까운 사건들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그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습니다... (잠시 침묵....나는 이 이야기를 꺼낼 때 순간적으로 항상 마음이 아프다.) 그분의 마지막이 저에게는 아이러니 하게도 제 인생 최고의 가르침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행복은 '부'와 '명예'에 있지 않다는 가르침이요. 여러분, 부디 자신이 진정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그것은 남과의 비교와 경쟁에서 오지 않는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찾았다면, 정말 열심히 한번 올인해서 보세요.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했다면, 여러분은 이미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짧은 인사를 하고 길을 나왔다. 몇 명은 연락처도 물어보고, 자신의 기획이 어떤지 계속 물어보는 모범생 친구도 있었다. (아, 얼마나 좋을 때인가? ㅋㅋ) 집에가니 바로 메일을 보낸 친구도 있었다. 부디, 우리 모두가 올바른 길로 가기를, 모두가 행복하고 사랑 가득하며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기대하고 희망해본다.

"스승님. 오늘도 학생들을 위한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startup #kr #krsuccess #zzan #aaa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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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스승님께 감사의 말씀에서 울컥했네요 ㅠㅎㅎ

창업하셨군요! 애들한데 정말 필요한 말 해주기 싑지 않은데 용기내서 잘 얘기해 주셨네요. 왜 다들 알면서도 애들을 좋은 대학 보내려고만 하는지 답답한 마음이 있습니다.

멋진 선생님 강의네요. 학생들에게 울림이 큰...짝짝짝, 힘차게 응윈합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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