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75

in #blog2 years ago (edited)


정암사의 수마노탑 아래의 풍경을 보려고 수마노탑 뒤에 병풍처럼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바위 절벽에 올라서려는 데 큰 나무 사이에서 꾸불거리며 삐집고 올라서고 있는 이 나무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으나 비스듬한 절벽 위를 의지해서 올라서기에 충분할 만큼 굳건하게 바위의 조그만 틈에 뿌리를 내렸고 불안정한 경계에서 밑둥의 줄기가 바위를 발판 삼아 꽉 움켜쥐고 다른 나무들과의 햇빛 받기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 제법 굴지만 날씬한 줄기가 휘어져 가면서 자라나고 있었다. 갑신(甲申) 일에 태어난 사람이 척추에 문제가 많은 경우가 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의 이러한 생태적 속성에서 유추한 것이겠구나 생각되었다.


전통 의학에서 초목의 생김새로부터 그것이 몸의 어느 부분에 작용할 것(약성)인지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호두의 쭈글거리는 생김새로부터 뇌에 좋다는 것, 두충 나무 껍질을 쪼갤 때 엿가락같이 늘어지는 섬유질로부터 근육과 관절 건강에 좋다는 식이다. 근거없는 낭설 같지만 넓게 보자면 인간이나 초목이나 같은 자연의 품에서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라나고 있는 생명체이니 각각의 생존 방식 또한 별다를 게 없을 거라는 데서 근거 없는 사유 방식은 아닌 것 같다. 같은 것끼리 모인다는 유유상종, 생김새를 보고 대충 성격을 예측하는 것 등 이러한 사고방식을 굳이 인간들에게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공통된 요소로 살펴보자는 논리이다.

목화토금수 5행이나 지수화풍 4대가 우주에서 작용하는 힘의 속성을 크게 분류한 것이니 인간의 기술을 이 범주화의 그물로 낚아채보자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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