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트럼프, 사유 없어도 독립기관 인사 해임 가능”…단, 연준은 예외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정부 내 독립 기관 소속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만은 예외로 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판결로 연준이 독립성을 보장받아, 향후 케빈 워시 의장이 정치적 압박에서 자유롭게 통화적책을 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민주당 추천 인사였던 레베카 켈리 슬로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에 대한 해임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정부 내 독립기관의 인사에 대해서는 부정행위나 근무태만 등 정당한 사유 없이 대통령이 해임할 수 없다는 1935년의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슬로터 위원에 대해 “그녀의 직무 유지가 현 행정부의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정책적 입장차를 이유로 해임한 바 있다. 이에 불복해 슬로터 위원이 소를 제기했으나, 이번에 찬성 6명 대 반대 3명으로 해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정부 내 독립기관의 인사에 대해서는 부정행위 등 정당한 사유가 없더라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놨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원자력규제위원회 등 정부 내 20여개 독립기관에 여파가 미칠 것이라 분석했다. 이 기관들에 슬로터 위원처럼, 현 정부와 결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해임되는 이들이 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역사적인 승리”라며 자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연준만은 예외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연준에 ‘독특한 역할’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독립기관 수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다수 의견이 연준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연준의 설계에 있어 독립적이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독립적이라고 인식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연준의 독립성을 재차 강조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미국의 (그리고 전세계의) 가장 중요한 금융기관 중 하나인 연준의 지위와 관련해 대중을 불확실한 상황에 방치하거나 의구심을 심어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대법원이 다른 독립기관 인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해임권을 폭넓게 인정해주고 연준에 대해서는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모순된 판단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NYT는 이날 “연준을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은 보호될 가치가 있고 FTC의 설립 근거가 된 법은 그만한 가치가 없는 것인가”라며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도 두 판결이 심각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대법원의 판결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이는 워시 의장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마음대로 교체하기 어려워지면서 워시 의장이 정치적 압박에서 한층 자유롭게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연준 의장이나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위협은 행정부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대법원이 이를 차단해,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을 소신대로 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WSJ는 이번 판결이 워시 의장의 취임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전 의장에게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했던 것과 달리, 워시 의장은 보다 독립적인 환경에서 정책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운용사 대표이자 연준과 백악관 관계를 연구한 저자인 마크 스핀델은 WSJ에 “중앙은행은 백악관 밖에서 정치적 지지를 받을수록 좋다”며 “대통령이 충성파들로 연준 이사회를 재편할 수 있다면 워시 의장은 통화정책보다 정치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현정 [email protected]
이런 이상한 판결도 나왔습니다.
이전 판례에도 반하는 이런 판결을 했다는 것은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한 법원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준은 따로 남겨놨습니다.
스스로 잘못된 판결이라는 여지를 주는 것이라
대단히 이상한 판결입니다.
결국 판사도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