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가을(ripening fall) 6 : 밤(chestnut)
가을을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로서 제사상에서도 두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밤을 품은 밤송이가 익어 살며시 벌어지니 폭염을 견디고 토실토실 살찐 알밤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습니다.
특유의 향기를 뿜어내는 밤꽃들이 활짝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사이에 참으로 길고 힘들었던 여름 폭염이 있었던 걸 생각하면 인간은 망각의 동물임을 새삼 느끼게 되고 시간도 참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지난 여름의 폭염과 어린 시절의 추억 등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떨어진 알밤들을 잠시 주워보고 사진도 찍어봤는데, 밤이 자라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한 이정록 시인의 알밤이라는 시가 있어 한번 소개해 봅니다.
알밤 - 이정록
풋밤은
알밤이 될 때까지
낙법을 연구한다.
붙기 위해서가 아니라
떨어지기 위해 공부한다.
딱! 땅바닥한테
알밤 한 대 맞기 위해
가시 방에 갇힌 채 공부한다
풋밤은
딱밤 한 대 맞기 위해
날밤을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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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5) 2 year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