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가을(ripening fall) 1 : 호박(pumpkin)

in AVLE 일상2 years ago (edited)

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고 노랗게 익은 호박들을 무더기로 쌓아둔 것을 보니 가을 느낌도 물씬 풍기고 복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것 같네요.

이렇게 잘 익은 맷돌호박들을 예쁘게 다듬어서 호박죽, 호박시루떡, 호박전으로 만들어 먹으면 기가 막히게 달고 맛있는데 생각만 해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갑니다.

하지만, 호박은 생김새 만으로도 못생긴 얼굴에 비유되는 얄궂은 운명을 타고 났으며 늙은 호박은 그 억울함이 더할 듯 한데, 박철영 시인의 '늙은 호박'을 보며 그 진심을 알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늙은 호박 / 박철영

세상사를 말할 때는
겉만 보고 말하지 마라

홀로 꽃 피다 지고 맺힌
늙은 호박 덩이일지라도
긴 여름을 허투루 살지 않았네

삼복 지나 처서 넘은 입동까지도
지칠 줄 몰랐을 저 불 같은 성정

초겨울 서릿발 돋친 논두렁에서
넝쿨까지 마른 너를 거둬
두 동강을 낸 뒤에야
여름날 사라진 뜨거운 해가
네 안에 빼곡한 걸 알았네.

Posted using SteemMobile

Sort:  

이렇게 맛나고 영양 많은 호박을
닯았다고 하면 괜시리 기분이 안 좋긴 합니다 !!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89
BTC 59313.02
ETH 1559.88
USDT 1.00
SBD 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