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강변 산책
일제시대에 지어져 대구선 선로로 쓰였던 아양철교, 대구선이 대구 외곽으로 이설되면서 그 역할을 잃었었다가 수년전에 주민통로 겸 관광명소로 재탄생하며 '아양기찻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금호강에서 지저동의 대구공항 부근까지 이어지다가 동촌, 방촌쪽으로 꺾이는 구 선로가 대부분이 공원으로 바뀌었으므로 아양기찻길에서 출발하면 왕복 한 시간이 넘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휴일에 집 밖에 나가지 않으려는 아이를 달래 금호강변 주차장에 차를 대어놓고 슬슬 걸으면서 본 풍경은 조용하면서도 푸근했고 은은했으나 천천히 흐르는 금호강에서 올라오는 물비린내가 신경을 긁었다.
다소 침침한 조명탓에 무섭다며 칭얼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함께 걷고 있는데 뭐가 무섭냐'고 달래보았으나 물비린내가 싫다며 그만 걷자는 말에는 이기지 못하고 산책은 30분만에 끝났다.
딱히 특별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동네 산책로로, 부근에 들른 기념으로 철교 한 번 건너본다는 느낌으로 걷기에 괜찮은 곳이라 생각했다. 주말 새벽, 캔맥주 하나 들고 벤치에 앉고 싶은 곳이었으나 거리가 멀어 상상으로만 남기기로 했다.
비린 물에서 부화하여 교각의 조명으로 날아올라 춤추는 하루살이들. 내가 어릴 때 밤 늦게까지 골목길을 밝히던 가로등 정도의 은은한 빛. 하루살이의 춤은 더럽기만 하고 은은하게 나무 사이를 밝히는 빛은 어둡기만 하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집에서는 하루살이떼를 마주칠 일도, 흐린 가로등을 마주칠 일도 없게 되었으니.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오며 불현듯, 내가 어릴때 부모님이 본인의 친구들 모임장소를 찾아 나를 데리고 시골에서 대구까지 데리고 왔던 것이 떠올랐다. 능수버들이 흐늘거리는 강둑 위 울퉁불퉁한 황토빛 비포장도로에서 버스 차창 밖으로 봤던 철교. 그 옆의 허름한 운전면허 시험장. 뒤늦게 여기가 그 곳임을 깨달았다.
덜 마른 빗물이 질척거리는 도로의 덜커덩거리는 차에서 투덜거리던 나를 달래던 아버지는 그 때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하루살이를 아주 멋지게 찍어주셨네요. 짧은 생 중 한순간을 남길수 있게..
멋진 말씀 고맙습니다ㅎㅎ저렇게 큰 하루살이를 가까이서 볼 일이 드물죠?
사진이 멋지네요. 고향에 자주놀러올께요~대구가 고향
고맙습니다ㅎㅎ편안한 밤 되세요.
@maikuraki님이 당신을 멘션하였습니다.
https://www.steemit.com/@maikuraki/2021-05-21-kr
대구는 한번도 못가봤는데 멋진도시 같아요~!
나중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한데 기회가 없네요ㅠ
글구 저희 애들도 밤에 산책하면 무섭다고 난리예요~
워낙 겁이 많은 아이들이라 그런가봐요^^
생각해보면 저도 어릴 때 시골집에 가면 우리집보다 어두운 조명들이 좀 낯설고 싫었던 것 같긴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밝은 것도 좋고 어두운 것도 좋다는 느낌이지만.
모든 도시가 저마다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더 매력적으로 보이죠. 나중에 대구 들를 기회가 생기길 바랍니다. 근데 굳이 가족여행으로 오기에 매력적인 구경꺼리가.. 야구, 축구 말고 또 뭐가 있나 모르겠네요.
저는 일찍 아버지가 되고 아이를 낳고 싶은데요, 실제론 연애도 거의 못 해봤네요. 그냥 그러고 싶은 게 아니라 공부해보니 인간이란 생물은 그래야 하던데...이미 이 나이도 인간으로선 늦었습니다.
잠깐, 이거 본문과 관련이 있는걸까?
ㅎㅎ엄마의 카페 카테고리니까 관련이 있겠네요. 쓰신 내용대로 되길 원하신다면 가능할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