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 Cactus Girl

in #art7 years ago

CACGL_CLR_TITLE_LW.jpg

선인장이 자라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냥 목마름을 느낄 때면, 어느 순간 천장에서, 벽에서, 선인장이 자라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는 내가 갈증을 느낄 때면 묘하게 긴장된다.

고드름처럼 천장에서 내가 있는 곳까지 쑥쑥 자라나는 선인장들.

제일 위험했던 순간은 경부고속도로 위에서였다.
작년 설날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운전하던 중,
차 선루프에서부터 자라난 선인장에 찔려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다.

이마가 따끔거리고, 사방에서 클랙슨이 울렸다. 아찔했다.
내 잘못이라곤 목이 말랐다는 거. 그거 하나…. 며칠 뒤
큰마음 먹고 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친구에게 고백하자,

'거, 적어도 졸음운전은 예방해주겠네.'
라고 말했다.

실없는 사람….

그 사고부터는 매일 생수 두 병씩은 꼭 가방에 챙겨 다닌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선인장을 자라게 할 순 없지 않겠는가?
무거워진 가방 덕분에 팔뚝에는 없던 근육까지 생기는 듯싶다.

아무도 안 믿겠지만 나는 갈증을 느끼면 선인장을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이 지구에 생겨난 수많은 사막의 선인장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나 같은 이가 혼자만은 아닐 거고,
나 같은 이가 사막에 간 적도 있을 거고,
나 같은 이가 거기서 갈증을 호소했겠지.
그래서 그렇게 사막에 선인장이 많은 걸 테다.


공상하는 걸 좋아합니다.
버섯 소녀에 이어, 식물 소녀 시리즈가 만들어졌습니다. (한번 도감 다 채워보자) 빨간색의 보색이 파란색이라고 알고 있는 분이 많지만,
빨강의 보색은 오히려 초록색에 가깝고, 파랑의 보색은 오렌지에 더 가깝습니다.

이번 그림은 빨강과 초록의 보색효과를 극대화해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강렬하잖아요 +_+)

보통 대부분의 식물은 땅에서 위로 자라는데,
이번 선인장은 반대로 자라게 하고 싶었어요. (그림이니까 ㅎㅎㅎ)

천장에서부터 자라나는 선인장 신기하지 않을까요?!



아래는 과정입니다.

DETAIL_01.jpg
DETAIL_00.jpg

선인장을 디테일하게 그려줍니다.
여러 크기로 그려줍니다.

그려놓고 보면 참 오이같습니다. ㅋㅋㅋㅋ

DETAIL_05.jpg

저는 입술과 머리카락 그릴 때가 가장 재밌는 거 같아요.
오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그려주면 쉬워요.
한 번에 그려버리면 그 느낌이 사라질 때가 많아서 아쉽거든요.

DETAIL_03.jpg

이번에 머리카락은 초록빛에서 빨강으로 서서히 바뀌는 색이면 좋을 거 같아요.
배경에 자연스럽게 묻히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줄 수 있게요.

DETAIL_02.jpg

이렇게요. 서서히 그라데이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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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스케치는 이렇게 짠!

채색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제일 간편하게만 할거에요.

맨 위에 스케치 선 레이어를 놓고,
중간에는 색 레이어를 놓을거에요.
마지막에는 종이질감 레이어를 놓구요.

그렇게 되면

CACGL_CLR_LW.jpg

짠!!

완성되었습니다. +_+



I had an unexpected imagination today.
If a girl was thirsty, what would happen if a cactus grew on the ceiling?

How difficult is the girl?
Because every time a girl is thirsty, she's going to get into trouble.

This crazy imagination is quite useful when painting.



And I'm going to show you the process below.

DETAIL_07.jpg
DETAIL_06.jpg

Let's sketch the cactus carefully.
Let's draw different sizes of cactus.
The cactus looks like a cucumber.

DETAIL_05.jpg

I have the most fun when I draw lips and hair.
So, I prefer to draw slowly and long.

DETAIL_02.jpg

The concept of this picture is a complementary combination.
The complementary color of green is red.
So, let's slowly change the hair from green to red.
Color like this gives off a mysterious air.

CACGL_SKT_NOAT_LW.jpg

Sketch is done!


Let's make coloring simple.

Place the sketch lines layer at the top.
Let's put the color layer in the middle.
Place the paper texture layer at the bottom.

and then!

CACGL_CLR_LW.jpg

Tahdah~~!
It's done!



hello_together_00.gif

보팅과 리스팀은 언제나 사랑입니닷 +_+
Always love Voting and Resteem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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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멋지네요. 저는 공상이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뭐랄까 그냥 현실적인? 생각만 하고 사나봐요 ㅠㅠ 공상하다보면 행복해질것 같아요. 뭐든 내마음대로 가능하니깐 .. 저도 공상하는 연습을 해볼까나요? 벌어질수 없는 행복한 상상?

뭔가 ‘공상’이라고 하니까 멋져보이죠? ㅋㅋㅋㅋ
그냥 맹한 상상이었는데 ;;;
벌어질 수 없는 상상을 벌어지게 해봐요!! 진짜 신날 거 같죠??

아싸 일빠보팅!

ㅠㅠ 주륵... 이 남자 멋지다ㅜ

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께 이런 초딩같은 면이...(반함)

삶에 압박감 같은게 있으신건지...! 글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는데~ㅠ

공상하는 걸 좋아합니다.

휴~ 다행이라고 해야할지...ㅋ 채색된 것보다 스케치된 그림이 전 좋네요^^

안뇽하세요 독거님 :)
항상 자유롭게 살진 못하지만, 그래두 행복하게 사려고 해요 ^^;

그쵸.. 사실 저도 항상 스케치가 더 좋은 거 같아요... 그래서 채색은 최대한 간단히만 하려고해요 ㅎㅎㅎ

오늘 그림은 특별히 더 묘한 느낌을 주네요

흡 +_+ 그런 가요?
보색의 힘일지도 몰라요. 아아... 아니면... 거꾸로 자라나는 선인오이...;;

ㅎㅎㅎㅎㅎㅎㅎㅎ 선인오이

하.. 그림 참 좋네요. 눈 호강하고 갑니다~ㅎㅎ

@kc0084님 감사합니닷 +_+

의미심장한 글의 의미를 찾으려 애쓰다가 그 밑에 그려진 그림에 감탄하고 갑니다!
머리칼과 입술의 디테일이 너무 예쁘네요!

하핫; 전 의미심장하지 않아요. 뭔가 그냥 멍하게 상상한 내용을 그려봤어욥;;

감사합니다 +_+

입술성애자가 되어버릴 만큼 매력적인 입술이네요 +_+

스텔라님 저도.. 입술성애자입니다 +_+ 입술로 가즈앗!!

앗....저도 손....🙋ㅎㅎㅎ💋

역시 예술가들은 생각하는게 다른가봐요
공상속에서 멋진 창작물이 나왔네요 ㅎㅎ

예술가라고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욥;;

감사합니다 무엽님.. 저는 무엽님의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부러워요.
(어떻게 몇 수 앞을 예측하시나요...;;;; )

바둑돌이나 보드게임만 가능한게 함정이지요... ㅎㅎ
thecminus의 금손이 부러워요~!!

ㅠ..또르르...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ㅠㅠ

천장에서 자라는 선인장.
왠지 고드름이 생각나기도 해요.ㅎ

안뇽하세요 팁님 :)
앗 ㅎㅎㅎ 맞아요
고드름 보고 떠오른 건데!!

저는 다른 생각이 나네요. 세월이 지날때마다 자라나는 마음속의 선인장.. 가시는 잘라줘야 할텐데요.

흑... 부스트님 갬성 ... 멋져요..
(저는 왜 오이를 생각했을까요)

가시는... 계속해서 잘라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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