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드/낄루님과 함께한]올스팀 밋업 후기

in #all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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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지선님이 주최해 주신 올스팀 밋업이 있었습니다. 올스팀을 거들 스팀잇 티셔츠 전달을 위해 서울숲으로 향했죠. 태풍같은 나약한 걸로는 우리를 막을 수 없습니다. 도착하니 여섯시! 티셔츠를 주고 석준코님, 글로리7님, 지젤님과 같이 오버노드표 샌드위치를 먹으며 강의가 시작할 때까지 떠들었습니다. (짤은 그냥 눈에 제일 먼저 띄인 걸 집어넣었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음)

어느덧 7시. 강의가 시작하는 데 앞자리가 비었다고 르캉과 트래비스는 앞으로 끌려나갔습니다.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아 강의를 경청...

낄루님의 강의 내용은 은행은 어떻게 빚을 만드는지로 시작했습니다. 은행은 10퍼센트의 지금준비금만을 남겨두고,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줍니다. 돈을 받은 사람은 일부는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저금합니다. 돈이 저금되어있는 은행은 저금한 돈의 10퍼센트만 남겨두고 다른 사람에게 또 돈을 빌려줍니다. 존재하는 돈은 100만원뿐이지만 빚은 250만원이 훌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상화폐는 다릅니다. 가상화폐는 실물 화폐가 없다면 줄 수 없죠. 어떤 사람은 비트코인이 실체가 없고, 데이터상으로만 존재하는 가치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지만, 그럼 은행의 돈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죠? 다른 은행에 빌려주기를 눌러 90퍼센트의 빚을 만들어 내는 게 환상이 아니라면, 대체 뭐가 환상일까요?

화폐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합의일 뿐입니다. 은행이 돈을 뽑아낼수록 합의는 조금씩 약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1달러는 1달러라는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믿는 사람에게 고개를 들어 베네수엘라를 보라고 하십시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제 돈을 무게 단위로 재고 있습니다.

제가 감명깊게 읽은 말 중 하나는 '병신들의 합의도 합의다'라는 말입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비트코인에는 1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합의한다면, 비트코인에게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100만원의 가치를 갖습니다. 저에게 비트코인을 가져다 주면 저는 100만원을 줄 테니까요.

물론 다섯개 정도 받으면 저는 가치 비율을 조정하겠지만, 비트코인의 가치를 믿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가치 비율의 조정률은 떨어지겠죠. 어쩌면 더 오르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겠습니다. 달러가 강한 이유도 똑같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믿기 때문에 달러가 힘을 갖습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달러는 갈수록 우리의 믿음을 배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달러를 말 그대로 물처럼 뽑아냅니다. 만약 어떤 회사가 신주발행을 한다고 결정한다면, 주주들에게 지분을 더 주지 않는 이상 큰 반대에 부딫힐 겁니다. 주주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의결권을 행사하겠죠. 그러나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은 달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고, 끝없이 달러를 찍어냅니다.

어떤 사람들은 희망을 가집니다. 달러를 뽑아냈으니 내 지갑에도 혹시 돈이 들어오진 않을까. 세간에서 말하는 낙수효과라는 게 있잖아?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열매는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피케티는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 시기, 신자유주의 시대부터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증가율이 정체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분명히 땅값은 비싸지고, 아파트 가격은 오르고, GDP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나는 여전히 가난하고 살기 팍팍할까요? 세상은 살기 좋아지고 있다고, 부자가 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카트에 담긴 고기를 빼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플레이션으로 발행된 화폐는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돈에는 한계효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돈은 권력이자, 불확실한 미래를 돌파하게 하는 다리입니다. 지옥의 무저갱도 돈을 쌓으면 건너갈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그래서 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돈을 주머니에 꽉꽉 채워놓고, 현물들로 바꾸고 , 부동산으로 바꿉니다. 풀려있는 돈들은 모든 물건들의 가격을 올리지만, 일반인들이 기업에게 연봉을 올려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돈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배신당합니다. 우리는 갈수록 가난해집니다.

암호화폐에서는 최소한 이 결정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비율을 보고 커뮤니티 안에 들어갈 지, 들어가지 않을 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분배받는 게 아닌, 노력/일/혹은 지분에 따라 분배받습니다. 발행자들이 외치는 비율이 맘에 들지 않으면 마음에 드는 발행자에게 투표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5년동안 기다리고, 투표하고,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방법이 없습니다. 또 다시 5년을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암호화폐의 세상에서는 30초면 끝납니다. 증인 투표를 취소하시겠습니까? 네.

그래요, 물론 여기에서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인플레이션 비율을 쥐락펴락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블록체인은 합의의 세상입니다. 합의할 사람이 적어질수록, 자신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펼수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파이도 줄어듭니다.

우리는 완벽하게 공평한 세상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근시안적이고, 탐욕스러우며, 이기적입니다. 현실은 시궁창이죠.

그러나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그나마 공평하며 그나마 두려워합니다. 블록체인은 어디든지 문이 아니며, 우리의 삶을 완벽한 마법 세계로 데려다 주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조금이나마 우리에게 가져다 주고, 좀 더 정당하게 분배받게 해 주고, 너무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우리의 뜻을 보여줄 수 있게 합니다.

블록체인은 만능은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의 삶을 그나마 낫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브람드님의 강의는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모든 사람이 감시하는 구조, 그리고 스팀 커뮤니티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존재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다운보팅으로 내 의사를 표시하고, 나쁜 짓을 하면 커뮤니티 -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스팀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 나쁜 짓을 막을 사람도 존재합니다.

이건 제 의견이지만, 그냥 자신의 이득에 미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세상 어딘가에는 착한 사마리아 인도 있는 법입니다. 아무 이득 없이 순수하게 옳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죠(모든 사람은 옳은 일을 하는 자신을 좋아하는 법입니다.)

하여튼, 이렇게 커뮤니티는 돌아갑니다. 나쁜 놈은 나쁜 짓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많은 것을 가져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실제로 꽤 많이 가져간 사람도 있구요. 보팅봇이 돈을 땡겨가는 걸 보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쩌면 공공의 적이 착한 스티미언들을 결집시킬 수도 있습니다. 세상 일이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여튼 이런 많은 다툼을 거치고, 우리는 갈수록 성장해 나갈 겁니다. 이제 우리는 증명해야 합니다! 우리가 썼던 글이 가치있으며, 이 모든 노력은 헛되지 않은 것이었다는 걸요.

역시, 좋은 강의는 사람을 많이 생각하게 하는 법이군요. 오늘 느꼈던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제가 작성한 내용은 강의를 기반으로 제가 생각한 것들이며, 연사 두 분의 말과는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20분 내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1시간이 다 돼가는군요. 퇴고따위는 없습니다. 나아중에 한번쯤 다시 점검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뒷풀이는 없었어도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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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 읽었습니다. 늦은 시간인데도 바로 쓰셨군요!

어제 잠시 이야기하다 시간 관계상 멈췄는데, 강연 중 인플레이션 부분은 특정 부분만 강조하고 나머지 부분을 무시한 점이 많습니다. 후기 쓰면서 이걸 좀 자세히 써야겠군요.

가장 간단한 예로, "실질임금 인상률이 정체" 라는 것이 맞다고 해도 임금 증가율이 인플레이션율보다 높다가 이제 비슷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임금이 안 올라간다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 경우 인플레이션에서 임금 수령자(노동자)들은 손해도 보지 않고 이익도 안 보는 겁니다.

더 자세한 설명은 후기에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ㅎ 어제 강연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인플레이션 부분'만' 특정 부분 강조한 것이 아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내용을 담고 싶은 욕심으로 많은 주제들이 특정 부분만 강조되었습니다. 원래는 기존의 법정화폐에 초점이 맞춰졌다기 보단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변화에 초점이 맞춰졌어야 하는데 조금 아쉽네요. 저도 @glory7님 후기를 읽은 후 법정화폐와 암호화폐의 인플레이션 차이에 대한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뵐 수 있어서 반가왔습니다. 밀도높은 리뷰를 쓰셨군요. 저도 다음엔 좀 시간을 들인 포스팅을 써봐야겠습니다. 감사해요.

역시 깔끔한 글~!
깔끔한 정리~!

멋져용~ ^^

수고 많으셨어용~!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이제는 달러가 폰지 사기라는 류의 글이 더 잘 퍼진 것 같네요 정말 몇 년 안에 뭐가 터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르캉님의 해설박스 밋업후기가 더 돋보이는 글입니다.
스팀잇에 대한 엄청난 열정에 존경합니다.

퇴고가 필요없는 것 같은데요?ㅎㅎ

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매끄럽게 잘 써졌나 봐요. 글 잘 쓰시는 웨잌님의 말에 안심했습니다.

마치 현장에서 강의 듣는것처럼 정독하며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피곤하실텐데 후기를 이렇게 올리셨네요 ^^
어제 강연후로 생각이 조금 정리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어렵습니다만 말씀처럼 즐기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또 해봅니다.

이 많은 정보들을 이 날을 통해서만 아신 건 아니겠죠?
아는 만큼 보이나(들리나) 봅니다. 짱!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르캉님~
즐거운 시간이였겠군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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