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review] 이벤트 당첨 티켓으로 <기생충> 보기+ 배역에 관한 단상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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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기

@virus707님이 개최하신 영화티켓 증정 이벤트에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기생충>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최근 몇 달 안에 손에 꼽을 만한 행운이 아닐까 싶네요.

 아내에게 공짜 티켓이 생겼다는 소식을 전하고 영화 관람 계획을 세웠습니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아이 둘을 집 가까이 있는 처갓집에 맡겨야 합니다. 장인어른, 장모님의 스케쥴과 우리의 스케쥴을 맞추고,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아야 영화관 나들이가 가능합니다.

 지난주 토요일에 가려고 처갓집과 일정을 다 맞춰놨는데, 갑자기 첫째 아이가 중이염판정을 받고 열이 올라 못 가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약을 먹고 하루 만에 상태가 호전되어 그 다음 날인 일요일 오후에 처갓집에 급히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지 여부를 타전했습니다. 오케이 사인을 받고 아이들을 맡기고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어렵게 얻은 시간인 만큼, 어두컴컴한 극장에 앉아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그 일 자체가 무척 달콤하고 즐거웠습니다. 영화가 평범한 수준이었어도 일정한 설렘은 보장되었을 텐데, 영화가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더할 나위 없는 휴일 오후를 보냈습니다. (공짜 티켓이 아니었다면, 아내는 <기생충>을 보려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알라딘>이나 <맨인블랙>을 보고 싶어 했거든요.) 즐거운 기회를 만들어주신 @virus707님께 감사드립니다.

가장 돋보였던 인물



줄거리나 스포 없습니다. 등장인물, 배우 위주의 리뷰입니다.

 <기생충>에 관한 수많은 리뷰와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세하게 분석하려고 하는 시도는 자칫 동어 반복으로 피로감만 더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AAA에서도 여러 이웃들이 영화 속 상징이나 메시지에 관한 좋은 리뷰를 내놓고 있으니, 제가 감탄한 부분만 간략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 영화의 배우들은 저마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국내 영화제에서 <기생충>의 배우들은 많은 트로피를 수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타이틀롤은 송강호지만, 송강호보다 출연 분량이 많고 더욱 대체 불가한 연기를 보여준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조여정입니다. 이 작품은 그녀의 인생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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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교라는 인물에 주목하는 것은, 단지 조여정이 연기를 잘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조여정은 인터뷰에서, 직전 작품에서 복잡다단한 내면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는데, 연교라는 단순하고 순수해 보이기까지 한 역할을 부여받고 연기하는 것이 즐거웠다는 얘길 합니다. 그 정도로 캐릭터만 따지면 부잣집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사모님이라는, 전형성을 가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 연교의 위치를 보면 그렇게 단순한 역할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연교는 모든 인물들을 잇는 구심점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연교는 기택네 가족들이 상류 세계로 진입하는데 연결 통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주요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과 독대하며 연기하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주요 인물 모두와 케미를 형성하며, 상황을 만들고 이야기를 앞으로 전개시킵니다.

 알려진 바는 없으나(혹은 저만 모르는지 몰라도) ‘연교’라는 이름이 ‘연결할 연(連)’에 ‘교량 교(橋)’, 즉 ‘연결 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면, 전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을 또 한 번 찬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인물을 연결하는 중심에 바로 연교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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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절반을 책임진 캐릭터



 <기생충>은 많은 장르가 녹아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코미디처럼 웃기다가, 사회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하며, 스릴러와 잔혹극적인 요소도 녹아 있습니다. 조여정의 연기가 대단한 또 하나의 이유는, 영화가 코미디와 진지함을 오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기택의 가족 중에는 송강호가 이 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박사장의 집에선 조여정이 이 역할을 해줍니다. 코미디적 요소를 떠받드는 두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여정이 주는 웃음 포인트는 영화 전체에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 웃음은 억지 설정이 아닌, 조여정이라는 배우 자체의 매력과 그녀가 연교라는 캐릭터를 온전히 해석해낸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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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도 그랬듯,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영화적 장치를 총동원하여 의미와 흥미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의 대단한 능력 중 하나는, 배우 선정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멍 없는 배역 덕에 이 영화는 감독이 구상한 120퍼센트를 달성했습니다.

 제 짐작이 틀리지 않다면, 대체 불가의 아우라를 보여준 조여정은 명배우로 레벨업하여 한동안 영화판을 이끌어갈 것입니다. 향후 있을 각종 영화제에서 몇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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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2002ks님이 kyslmate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fur2002ks님의 무비블록(MBL)으로 치킨 사묵자! 뻘짓 진행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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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도 축하드리고 아이도 나아서 정말 다행이예요..

감사합니다ㅎ 맘님도 행운 붙잡으시길 바랍니다^^

연교는 정말 조여전 배우의 인생역인 듯 싶어요. 기생충 인터뷰 섭렵중인데 조여정님은 생각보다 역이 크네 했고 이선균 배우님은 역이 작네 실망하셨다는 ㅋㅋㅋ 워낙에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지만 저도 유독 연교에게 빠졌습니다. 다음애도 좋은 작품 만나 행복한 연기 하셨으면!

네 맞아요. 조여정 역할은 대체불가라는 느낌이 들었고 이선균의 역할은 비슷한 이미지의 다른 배우가 했어도 큰 손실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ㅎㅎ
묵묵히 걸어온 여정씨 쭉쭉 뻗어나가길 바랍니다^^

조여정이 영어를 쓸 때마다 주먹을 꼭 쥐고 참았습니다. (심지어 영어로 뭐라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연기를 잘 했으면 그럴까요.

어설픈 영어를 섞어 쓰며 상류층의 허세를 표현했죠ㅋ 그 부분도 웃음 포인트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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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배우들이 빠지는 것 없이 배역을 다 소화해 낸 작품인것 같습니다^^

네 연기에 구멍이 없는 작품이었어요ㅎ 명품으로 꽉 찬 영화!

이벤트 주인공이셨군요.

기생충에 조여정도 나오는군요.. 처음알았어요.
요즘 극장을 안가다보니 흑흑

네 당첨 주인공입니다ㅋ
조여정 40세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아름답네요ㅎ

아직 기생충을 못봤는데... 연교라는 인물을 살펴보는것도 재미가 있겠네요!

모든 인물이 흥미롭지만, 조여정이 제일 웃겼어요ㅎ

조여정 정말 눈부셨죠 ㅎㅎ

사랑스러운 캐릭터입니다ㅎ

아이가 아프면 온가족이 긴장이죠..
그래도 좋아져서 다행입니다
이벤트 당첨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ㅎ
중이염 다시 도졌다고 해서 잔뜩 긴장했답니다. 많이 나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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