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리뷰] 캠.핑클.럽 10, 11회: 노래란 추억을 각인시키는 그릇

in #aaa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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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8회 리뷰: 마흔 즈음의 삶; 가슴이 아린데 표현하기가 어렵네....


노래에는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좋아했던 노래, 자주 들었던 노래가 뇌 속에 기억될 때, 노래만 들어오는 게 아닙니다. 그 노래를 같이 듣던 사람들, 그 노래가 들릴 때 보이던 풍경, 그리고 나의 감정... 노래는 과거의 오감을 담아놓는 그릇인 것 같습니다.

한 겨울 GOP 근무지에서 벌벌 떨다가 따뜻한 막사로 들어와서 들었던 코요태의 순정, 더더의 It's you. 주황색 츄리닝을 입고 내무반 신나게 청소하며 들었던 엄정화의 페스티발과 스페이스 A의 섹시한 남자, 밀레니엄 버그가 화제이지만 산골에 틀어박혀 새천년이 뭔 소용이냐 하며 역시 추위에 떨던 때의 이수영 I Believe...
적고보니 모두 군대 있을 때 기억이네요 하하


핑클의 노래를 들으면 '외로움'이 떠오릅니다.

군대가기 전 대학 2년 반의 시간동안, 그리고 복학해서도, 7할은 외로웠었다는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하고 싶었던 거의 모든 것들을 대학 진학 후 하기로 미뤄놓고 노력한 결과 원하는 곳에 진학은 했습니다만, 실제 대학 생활은 상상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대학에 가면 뭐든 하고픈 거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서 되돌아보니 결국 '일상 생활'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 일상 생활에 파문을 일으킬 인연을 찾을 수 있을 까 하고 둘러보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중문화가 주는 효용성 중 큰 것이 바로 '대리만족'이겠지요.

성격상 누군가를 죽어라 쫓아다니는 광팬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핑클 노래에서 위안을 받았던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위안이 아니라 희망고문이었는 지도 모릅니다. 핑클같은 인연을 기대하다니 눈이 높아도 너무 높다는 핀잔을 들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어떡해요... 핑클마저 없었으면 가슴이 너무 시렸을텐데...


지금 생각하면 참 무서운 말입니다. "영원한 사랑" 가능할까요...?

당시에 저는 아주 외로웠지만 그렇다고 쉽게 마음을 열지는 못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인과관계가 바뀐건지도 모르겠네요. 쉽게 마음을 못 열어서 외로웠던 겉 같습니다. 누군가를 만난다면 정말 깊게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후회없이 다 주고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거기에 조건을 붙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 이러 한 사람이어야 해. 이런 사람은 안돼. 내가 진심을 다 할 사람이니까.
돌아보니 외로움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걸을 느낍니다. 사랑은 주고싶은 사람에게 주고싶은 만큼만 주는 게 아님을 몰랐습니다. 저는 풋내기이자 미성숙한 소년이었습니다.


20년 약간 안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무려 세명의 여성에게 둘러쌓여 있습니다. 20년 전의 저는 제가 20년 후에 이리 되리라 상상도 못했겠죠. 인생이란게 이런건가 봅니다. 방송에서만 보이는 연기일 지도 모르지만, 핑클의 그녀들도 모두 성숙하고 행복해보여서 좋았습니다. 그녀들이 지금 평온해 보여서, 덕분에 지금 저의 삶도 평온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그동안 그녀들의 여행을 보면서 저도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지랖 넓은 관심입니다만,
주현양은 마음이 너무 여려서 그동안 마음 아픈 일을 여러 번 당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녀 옆에도 따뜻한 사람이 나타나 서로 기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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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리뷰 감사합니다^^

감사하긴요, 저는 그냥 제가 쓰고 싶은 걸 쓴 것 뿐인걸요. 오히려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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