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음악

in #kr2 years ago (edited)

말러는 자신의 작업(교향곡 작곡)을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고 한다.

"대규모의 음악적 구조물을 설계할 때면, 언제나 나의 음악적 착상을 이끌어 줄 수단으로 '언어'를 끌어와야만 하는 시점에 이른다. 9번 교향곡을 작곡할 때 베토벤도 이와 비슷했을 것이다."

말러는 문학적 상상력을 음악에 담았던 것으로 보인다. 감성이나 정서를 담은 추상적 '상상'이라기보다 좀 더 구체적이었던 것 같다.

말러는 기교를 가능한 배제했고 선율에 중심을 두었다. 말러는 순박하고 기교가 없는 대중적인 시를 좋아했는데 그의 음악에서도 이런 특징이 드러난다. 말러의 음악은 '언어적'이었다. 아도르노는 말러의 교향곡을 현대 장편 소설에 비유하기도 했다.

_
말러가 작곡을 '음악적 구조물을 설계(디자인)'한다고 표현한 걸 보고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ARKITEKTURE(아키텍처, 스펠링 일부 변형)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름도 아키텍처(건축, 구조, 설계)이기도 하고, 가사는 없지만 나름 꽤 '언어적'인 음악인 것 같아서요.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5
JST 0.029
BTC 62837.64
ETH 2542.11
USDT 1.00
SBD 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