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기병

횡단보도의 초록불이 켜졌다. 사람들이 일제히 앞으로 튀어나갔다. 오전 10시였지만 길거리는 여전히 분주했다. 급하게 길을 건너는 사람들 사이로 길 건너편에서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횡단보도를 향해 다가왔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횡단보도 앞에 다다르자 속도를 줄이면서 양손에 핸들을 쥔 채로 길바닥에 두 발을 내디뎠다. 동작은 끊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졌다. 운전자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리드미컬하게 뛰면서 횡단보도 위로 오토바이를 끌고 갔다. 횡단보도 끝에 다다르자 몸을 날려 오토바이 위에 올라탔다. 엔진 소리가 커지면서 속도가 붙은 오토바이는 사람 없는 옆 차도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모습이 마치 기마술에 통달한 옛날 몽골이나 고려의 기병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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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과 충분한 거리를 두면서 오토바이를 안전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이 꽤 멋지게 보였다. 물론, 오토바이를 탄 채 횡단보도 위를 달리면 누군가 신고할 수도 있으니. 그에 대비한 변칙 기술 같은 것이겠지만. 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