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 아마추어

in #kr2 years ago (edited)

예전에 '프로 / 아마추어'라는 단어를 습관처럼 사용하는 이들과 함께 일을 하다가 불필요한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일을 여러 번 겪으면서 특히 ‘예술가(스스로 예술가라고 말하는)’들이 이 단어를 사용할 때 경계하게 되었다.

어떤 심리학 책에서는 이런 이들을 다음처럼 분석한다. 그들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그만큼의 실력은 없다. 그런데 본인도 무의식적으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적당한 열등감’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무능력과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과장된 말과 행동을 한다. 프로니 아마추어니 하며 실력을 구분(판결)하는 단어를 주문 외우듯 말하며 자신이 ‘프로’라는 것을 강조한다.

'프로 / 아마추어’는 ‘이분법적’ 단어다. 나와 남을 구분(판결)할 때 사용하면 남을 낮추고 나를 높이는 용도로 쓰이기 쉽다. '나는 프로다'는 말은 나 외에 남을 아마추어로 낮춘다. 사람을 두 집단으로 구별하고 한쪽을 높이기 위해 한쪽을 낮춘다.

이 ‘분석’을 접하고 나서 '프로/아마추어'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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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대여 합주실에 연습을 하러 갔다. 장비와 악기 세팅이 엉망이었다. 힘들게 세팅을 하나씩 고쳐 나갔다. 나도 모르게 한마디가 툭 튀어나왔다.

"이런 아마추어 녀석들"

...(무의식이 의식을 눌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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