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사람 촉을 키워준 사람 두번째

in #kr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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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초짜 시절 그렇게 큰 코를 다친 뒤로, 제보를 보다 엄격하게 취급하게 됐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 봐야 아는 건 아닌데 찍어먹어 봤으니... 선배, 후배, 회사 전화 등을 통해 '제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이야기가 날아들었지만 기사가 된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 특히 회사 전화는 다른 회사를 다 거치고 온 것들이라 정말 형편없었고, 가끔 제 정신 아닌 사람들의 전화도 왔다. 선배들의 제보는 후배들이 주는 것들과 비교하면 '민원'의 성격이 강했다.

이날 만난 사람도 선배의 제보였다. 우리회사 명예논설위원인가를 지냈으며 누구와 구누와 친하다고 했다. 만나보라는데 거절할 수 없었다.

중년 신사가 나타났다. 명함과 함께 서류봉투로 자료를 하나 가득 건네 줬다. 명함엔 '법학 박사'라고 찍혀 있었다.

제보 내용은 이랬다. 중증장애인의 활동을 돕는 활동보조인들의 수당을 복지단체 대표가 가로채고 있다는 거다. 솔깃했다. 사회면에 한 꼭지는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봉투 안에 고발장과 공증받은 녹취록 등이 같이 들어있었다. 촉이 쌔~ 하게 왔다.

일단 사건 자체가 섹시하니 경찰에 좀 알아봤다. 복지단체 대표가 활동 보조인 출퇴근을 등록하는 단말기를 이용해 허위로 당국에서 나오는 보조금을 수령해 착복했다는 것이다. 사건 접수 자체는 맞는데 아직 수사로 밝혀진 내용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접수자가 그 법학박사 본인인데 경찰이 한마디 더 보탰다. "이 분이 이 단체 고문이네요." 여기서 확신이 들었다. 내 촉은 이 법학박사가 단체 대표를 하고 싶어서 둘이 법적으로 싸우고 있는 거라고 강하게 소리쳤다. 나는 다시 누군가의 더러운 싸움에 이용당하고 싶지 않았다.

좀 더 알아보니 고소고발은 법학박사가 일방적으로 한 게 아니었다. 대표도 법학박사를 고소하고 둘이 아주 명예 훼손이니 사기니 고소 건이 난리도 아니었다. 촉이 맞았다.

다 알아보고 전말을 파악하고 있는 줄 몰랐는지 법학박사에게서 연락이 계속 왔다. 나는 그냥 뭉갰다. 예전처럼 욕하지 않았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 팩트 확인이 잘 안되는데 고소 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섣불리 기사화를 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연락이 끊어졌다.

제보를 킬한 것은 당시 팀장에게만 내용을 보고했고 제보를 건넨 분께는 얘기하지 않았다. 법학박사는 그 뒤 보도자료 형식으로 몇 개의 메일을 보내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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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양쪽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사를 써야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원칙들을 지키지않는 기레기들이 너무 많습니다.(일부러 선동하려고 그러는건지 아닌지는 본인은 확실히 알겠죠)
그런 쓰레기 기사에 선동되는 좀비같은 사람들도 너무도 많고요.
항상 원칙을 지켜주시는 멋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수사중인걸 섣불리내는건 애매하긴하죠 최근에 SNS 소문만 믿고 앞다투어 보도한 기사들이 알고보니 아니었단 사례들을 보면....

SNS만 보고 기사쓰면 안되죠. 수사 중인 건 그래도 경찰이 인지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 자체라도 팩트인데 말이죠.

딱지나 구슬
아이때야 소중하지만
어른이되면 버리는것들
그 딱지들을 움켜쥐려는 어른들
한심하네요
명예 돈 명차 지위 ᆢ
보다 높아지려는 마음
다 어릴때나 추구하는 장난감들
깨어나야할텐데요 ㅎㅎ
엔소니 드 멜로 이야기 입니다

우어어 그렇군요.. 제가 무식해서 ㅋㅋㅋ

모든게 욕심때문인데 왜 다들 내려놓지 못할까요 ㅎ
아무튼 현명하게 처신하셔서 다행입니다
잘못하면 송사에 끼어서 구설에 오를수도 있었겠네요.

이젠 딱 보고 알아채서 상대조차 안하지요 ㅋㅋ

까딱했으면 또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뻔 했군요^^
기자들의 촉은 일반인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나봅니다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ㅋㅋ

어찌보면 굉장히 아찔한 상황이네요.
판단 한 번 잘못하면 고생길이 열리는 것이니..ㅎ
촉이 중요할 수밖에 없겠어요.

그 내용이 다른 언론이나 다른 기자님을 통해 기사로 나갔나요..
다른건 모르겠고.. 수사결과는 궁금하네요. 보조금 빼돌리는 사람들은 다 잡아 가둬야해요... ㅠ

보조금 빼돌리는 단체가 한둘이 아니더라구요. 제가 접한 딱 그 사건은 기사로 안 나갔습니다.

기자는 반드시 가져야할 촉을 가지셨군요. 간혹 잘못된 오보들이 종종 나오는 경우는.. 어쩌면 이 촉을 가지지 않았거나 촉을 무시하고 특종에 집착해서 나온상황이겠군요. 재미난 기자의 세계^^

그냥 밥먹고 살다 보면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ㅋㅋ

저도 이런저런 일을 겪어보니 점점 촉이 생기더라고요.
자의식 과잉이 지나친 사람, 내로남불이 도가 넘는 사람, 괴랄한 논리로 끝까지 우기는 사람, 상대의 고유 영역을 습관적으로 침범하는 사람. 음... 참... 뭐라 해야할지...

흠 다 여기서 본 사람들 같은데 ㅋㅋㅋ 그들을 거론해 포스팅을 할 순 있지만, 다시 평지풍파를 일으키긴 싫어서요.

기사쓰는 기자는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카더라식 기사로 피해보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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