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8 해리스의 등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바이든의 교체를 넘어 기존 정권의 정책변화까지 예상해야 한다.

트럼프가 저격을 당한후 미국 대선판은 요동을 쳤다. 마치 대선은 끝난 것 같았다. 이즘에 바이든이 사퇴하고 해리스가 등장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이번 대선은 트럼프가 독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 하다. 오히려 해리스가 승리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미국은 세계의 제국이다. 미국에서 발생한 이런 정치적 변화에 대해 당연히 여러각도에서 심도깊은 분석과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이나 한국 언론 및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은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증권가에서 트럼프 저격이후 해리스의 등장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증권가의 분석과 전망이라는 것은 투자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전체적인 전망과 조망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

트럼프 저격이후 해리스의 등장을 보면서 미국의 시스템과 제도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미국에서 해리스는 민주당의 공식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바이든의 추천과 오바마의 추인정도로 대통령후보직을 거머쥐었다. 아마 미국 역사장 가장 쉽게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두가지 점에서 이번 사건의 배경과 영향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겠다. 첫번째 바이든이 사퇴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알려진바에 의하면 바이든이 트럼프와 토론에서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통상적인 평가다. 물론 바이든이 제대로 토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특히 바이든의 인지능력을 의심받는 수준에까지 이른 상황은 심각하다. 그러나 과연 그것만이 바이든이 중도사퇴한 이유일까?

바이든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실수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민주당과 주류실력자들은 바이든을 지지해왔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이든의 인지능력과 토론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지금과 같은 바이든의 정책노선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높다고 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취해온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 변화는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 전쟁문제에 대한 마무리가 필요하다. 미국의 주류실력자들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종결지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는 서아시아 문제에 대한 정리도 해야하며, 중국의 도전에 대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미국 민주당과 주류실력자들은 이제까지 바이든이 취해온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말을 갈아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바이든의 정책을 수정하면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보다 대외정책은 관여의 정도를 높이겠지만, 미국 민주당과 주류실력자들은 트럼프와 대동소이한 정책방향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한다.

그런 점에서 해리스의 입장을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분명한 정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시간이 가면 해리스의 정책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바이든의 정책과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바이든에서 해리스로 대선주자가 바뀐 것은 거대한 힘이 작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대통령을 누가하는가는 미국 자본의 이익과 직결되어 있다. 결국 바이든에게서 해리스로 대선후보가 바뀐 것도 미국 자본이 강력하게 작동했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미국의 국내외 정책 수립에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힘은 자본의 입장이다. 자본주의 구가 미국에서 이는 지극히 당연하다. 미국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national interest란 미국 자본의 이익이란 말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하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필자는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는다. 트럼프가 이전에 승리한 것은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그가 미국 자본의 이익을 보호하고 지켜나가는데 성공적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물론 미국이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이 정치과정을 모두 장악하고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정치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수는 있다고 하겠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교체가 그 예가 아닌가 한다. 미국 대통령도 결국은 꼭두각시라고 하는 말은 상당부분 사실이다.

해리스의 등장으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국제정치상황은 바이든 때와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마도 중국에 대한 집중적인 견제는 심해질 것이고 러시아와는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국제질서는 미국이 생각한 것처럼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이격시키고 싶어하겠지만 중국과 러시아 모두 그런 미국의 의도에 말려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미 충분하게 학습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리스 등장이후 한국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한국을 대중국 봉쇄 및 압박에 동참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고, 한국은 이런 미국의 요구를 물리치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까지 해리스가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제시하지도 않았는데 미리부터 그 영향을 전망하는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해리스로의 교체가 단순하게 바이든의 경쟁력 약화를 넘어 정책적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하게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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