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비어(Roger Ver)에게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부제:표현의 자유와 재산권]

안녕하세요. @rothbardianism 입니다. 우선 이 글을 쓰기에 앞서서 저는 현재 BTC, LTC, BCH 전부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이 셋 중 BCH비율이 가장 적은 건 사실이나, 타 알트들에 비해서(STEEM and EOS)제 포트폴리오의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전 그만큼 로저 비어에 대한 신뢰와, 그의 신념에 대해서 일말의 의심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죠.

제가 2013년쯔음 비트코인에 대해서 처음 접하게 된 것도 오스트리아 학파이자 자유지선주의자인 제프리 터커(Jeffrey Tucker)와 로저 비어(Roger Ver) 덕분입니다. 로저 비어는 저를 제외하고도, 많은 오스트리아 학파 사람들과 자유지선주의자들을 비트코인 생태계로 끌어들인 인물입니다. 괜히 비트코인 예수(Bitcoin Jesus)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이 아니죠.

사실 로저가 우지한이 만든 BCH로 갈아탔을 때,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을 정도로 로저 비어의 영향력은 강력했습니다. 하지만 Bitcoin Cash is Bitcoin 이라는 선동성이 다분한 멘트들을 날리며 암호화폐 생태계에 많은 혼란을 준 것도 사실입니다. Bitcoin이 건재하게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데, 거기에 Bitcoin Cash is Bitcoin이라고 하면.. 문제가 없는 멘트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최근에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 로저 비어가 트위터를 썼는데요.

내용인 즉슨, 트위터가 Bitcoin 트위터 계정을 일시정지 시키자, "표현의 자유가 죽었다."라며 트위터를 한 것인데요. 누군가는 "아니,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킨건데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실 수 있지만, 로저 비어가 진짜로 자유지선주의자고, 오스트리아 학파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면 저런 표현은 나올 수 없습니다.

민간 기업인 트위터가 자신 유저들의 계정을 정지시킨 건, 지극히 사유재산권에 입각한 행위입니다. 내가 내 집에 들어온 사람을 쫒아내듯, 민간이 소유한 기업인 트위터는 당연히 특정 계정을 정지시킬 권한이 있습니다. 특히 그 계정이 그 계정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럴 명분이 생기겠죠.(예를 들어 계정 이름은 Bitcoin인데, 공식적인 지지는 Bitcoin Cash를 한다던가..)

엄연히 자유에 해당되는 행위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죽었다고 말할 수 있을 땐.

정부가 특정 발언이나 표현을 공공장소에서 강제로 중단시킬 때 말할 수 있습니다. 또는 내가 나의 재산에서 또는 사유지에서 발언이나 표현을 했다고 누군가가 나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 우리는 자유가 침해당했다고 말할 수 있죠.

분명히 로저 비어도 알고 있을거란 말이죠.

그런데 자신이 지지하는 트위터 계정이 중단되었다고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며 사람들의 여론을 몰아가는 행위는 이 사람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정말로 자유와 재산권을 위해서 비트코인 생태계에 들어왔다면, 그 과정속에서 자신의 뜻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당하게 행사하는 사유재산권과 자유권도 인정을 해줘야 합니다. 우덜식 자유지선주의가 되어버리면, 이 사람은 진실로 자유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자유조차 철저하게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로저 비어가 정말로 자유라는 가치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생각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여러모로 장도 우울한데, 많은 실망을 하게되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