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아이의 거짓말은 어떤 의미일지..

in #kr7 years ago (edited)

20170908. 맨날 혼났다고 하는 아이.. 왜 그런 말을 할까?


어리버리 했던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이젠 제법 초등학생 같다.

방학동안 많이 개구장이 되었는지 말도 뺑동거리고 전에도 그랬지만 자기 주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젠 아이의 생일 전날이라 눈맞추고 얘기할까? 놀까 싶어서 퇴근을 서둘렀다.

아이가 나보다는 아빠를 엄청 더 좋아하지만 난 그마저도 아주 이쁘고 귀여울 뿐이다. 

주말에 가족이 함께 선물한 것 외에 뭔가 설레게 하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 


하루키 책 살때 받은 소설가 연필 3자루
맘대로 쓸 수 있는 삼천원

아이는 아주 좋아했다. 
자기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하하하.. 
특히 소설가 연필은 따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자 아껴써야겠다며 진심으로 좋아했다.


둘이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잔소리도 좀 하고, 자기전에 맛사지도 좀 하고,

입맞춤도 하고 잘자라고 인사도 했다. 

그러고는 밤이 지나고 아침에 피곤해 보이긴 했어도 가족들의 인사와 함께 

꼬맹이 혼자 생일상을 거하게 받고는 식사를 한다.  


오늘은 생일이라며 모두 격하게 축하를 하고 집을 빠져나왔다.

할머니는 워낙 지극정성인지라 생일인 꼬맹이를 더 살피는 듯 싶었다. 


..............


오후에 뭔가 부탁할 것 있어서 요즘 학교 생활이 어떤가 선생님께 여쭸더니만

선생님께서는 두루두루 얘기를 해주셨다. 


 요즘에 "귀찮다"는 말을 많이 해요.

아..익숙해져서 그럴수도 있고 친두들이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이젠 슬슬 귀찮나봐요. 

아..그래요? 그려러니 했다.


오전 수업시간에  어제 저녁때 집에서 어땠는지 칭찬은 받았는지, 아침은 어땠는지 물어봤는데

울 아이는   "칭찬은 커녕 혼나기만 했어요. "라고 말을 했단다.

그말이 끝나자 친구들이 나도나도 그랬단다. 


선생님 왈 "또르빈은 물어보면 맨날 혼났다고 해요."

난 멍-----------------------------. 

난 좀처럼 화를 내지도 혼내지도 않는다. 혼낼 일이 없다. 정말 머리가 하얗다. 


선생님은 아이가 워낙 밝고 구김살도 없고 행동을 봐서는 혼나는 것 같지 않아서 말씀은 안드렸는데요

물어보면 맨날 혼만 나는 아이처럼 말을 해요. 

뭐지? 


할머니가 밥 안먹거나 말썽 부리면 핀잔을 주시긴 하지만,,

우리집은 정말 큰소리도 잘 안나고 아이만 보면 침 흘리면서 보는 수준이다. 


울 아이는 365일 웃고 즐겁고 24시간이 놀기에 바쁜 아이다. 

그래서 오빠 난 정말 복 받았어. 부모가 나이가 많은 줄 아나봐 이렇게 감사한다.

일기장에 "마냥 좋아요.", "맨날 좋아요." 이렇게 써서 내가 이게 뭐야 구체적으로 써야지 하면

그냥 좋아~ 뒹굴뒹글 해도 좋고 오늘은 정말 좋았어 이런식으로 말을 한다. 

눈을 보면 진짜다. 


그런데 학교에서 맨날 혼만 나는 아이처럼 말을 한댄다.

자기만의 사회생활인가? 

진짜 그렇게 생각하나? 친구들한테 멋지게 보이고 싶나?  

선생님말로는 혼나거나 기분 나쁜일을 크게 기억할 수도 있다고 한다.


난 아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적도 별로 없지만,,,정말 미궁 속에 빠졋다. 

의사  표현도 분명하고 고집도 있어서 뭔가 억지로 하게 해서 역효과를 낼까봐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배려한다고 했는데 이게 왠말인가? 

그리 애정 표현하고 좋아하는 놀이를 같이하고 그러는데 누가 누굴 혼냈다는건지..


울 엄만 칭찬은 커녕 맨날 혼내기만 해요. <--그 엄마가 나란 말이야? 헉

그러고는 또 해맑단다. 

선생님이 생일인데 혼내기만 했다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단다. 


내 심장과 머리는 지금 엄청 진동하고 있다. 진정해야지. 

아이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뭘까? 


누가 알려줘요. 아이가 말하고 싶은 건 뭐일까요?

Sort: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친구들 앞에서 칭찬받았다고 말하는게 쑥스럽거나, 혼나기만 한다고 했을때 위의 내용처럼 주위 친구들이 "나도 나도" 하면서 공감해주는 게 그저 재미있고 좋아서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정말 혼나기만 하는 아이들은 되려 위축되어 저런말을 자연스레 하기 힘들 것 같아요. 이유야 어쨌건 마음이 철렁하셨겠어요 ㅠㅠ

그리 말씀해주시니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하네요.
생일날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출근하면서 "생일축하해" 3종 셋트에 엉덩이를 들썩이던 녀석이 도대체 나한테 왜이러는 걸까. 이게 무슨 상황일까. 이러고 있어요.

휴우.. 퇴근길에 육아서를 한권 사서 진정하고, 일요일 오후쯤 얘기를 해봐야겠어요...

처음 그런 소리를 들으셨을 때 정말 아이가 혼난다고 생각할까 ? 라는 고민을 엄청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아마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것 같아요. 신난다님의 말처럼 주변에 누군가가 공감해주는게 재밌어서 그렇게 말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ㅠㅠ

네.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에,, 있지도 않은 일을 과장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멍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침마다 할머니한테 혼난다고 한더라구요.
밥 잘 안먹는다고, 빨리 먹으라고, 서둘러야 학교에 지각하지 않는다고..

어째뜬 아이의 입장에서는 사실이었어요.
혼나는게 좋은 일은 아니지만 마음을 쓸어내렸어요.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건 왜인지..

할머니의 일상적인 핀잔이었어요.
혼나지 않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해서 오늘 아침은 빨리 밥 먹는걸 보고 왔답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공감해주니 아이고 좋아하더라구요.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아이 엄마로서 아이가 어떤 심리로 그런 말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아이는 어떤 심리였을까요?

Coin Marketplace

STEEM 0.27
TRX 0.13
JST 0.032
BTC 62804.06
ETH 2964.09
USDT 1.00
SBD 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