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꼭 졸업하여야 할까? (feat.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나의 화려한 학적)
그렇다. 곧 개강시즌이 다가온다.
이 맘때마다 나는 이번엔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리고 나는 1991년생. 원래는 10학번이 맞지만, 재수해서 11학번이다(만 26세).
올해에는 이제 99년생들이 18학번 과잠을 입고 돌아다니겠지?
졸업을 할 마음이었으면 진작에 했을 것이다. 1학년 때부터 나는 졸업에 대한 미련이 별로 없었다.
동기들에게 나는 항상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아이'였다.
그리고 학교에서 얼굴보기 힘든 사람, 하지만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사람..
'자체'자유전공학부
내 돈 내고 내가 학교다니는데, 왜 수강신청 경쟁에서 밀려 듣고 싶은 수업을 듣지 못해야 하는 것일까?
1, 2학년 때 나는 영문과였던 나의 전공을 무시하고 타학과 수업, 교양수업의 경계를 가리지 않고 왠지 모르게 끌리는 그런 수업들을 찾아 들었다.
기준은 내가 관심있는 분야이거나, 혹은 언젠가 내 삶을 살아가는 데 유용하게 쓰일 거 같은 그런 과목.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수업은 '무용과 문화'수업이었다.
2015년 1학기에 그 수업에서 했던 프레젠테이션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에 남고, 교수님과 아직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며, 나 자신에 대해 아주 많은 성찰을 하게 되면서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나는 학교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경험했다. 그리고 아직도 듣고 싶은 타학과 수업과 교양과목이 너무나 많다.
언어와 인간, 광고입문, 영화의 이해, 엔터테인먼트 산업론, 브랜디드 콘텐츠, 컴퓨팅적 사고와 코딩, 서양의 역사와 문화, 초급 모바일 앱, 삶과 천문학, 인터넷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등..
인문대학과 사회과학, 공과대학 수업까지 두루두루 듣고 싶어 아직도 나의 위시리스트에 넣어 뒀다.
경영학과로의 전과
영문과로 입학했지만 2016년도에,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실천하기 위해 문자노출을 피해야 한다는 이유로 경영학과로 전과했었다.
이 때 복학할 때만 해도 이번에 가면 무조건 졸업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졸업이라는 문이 서서히 닫혀서 나중에는 들어갈 수 없는, 굳게 닫힌 그런 문이 되어있을 것만 같은 불안감에 말이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쳐맞기 전까지는. - 마이크 타이슨
3학년이었던 2016년 1년 간은 1학년 전공필수부터 4학년 과목까지 24학점씩 들으며 열심히 수강한 덕에 뒤늦게 전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전공학점을 채울 수 있었다.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밤 새서 공부하고 4점대 찍고 전액장학금 받은 거 모두 추억이다.
하지만 잘 나가다가 4학년이 된 순간, 나는 또 다시 휴학을 하고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게 된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난 나의 화려한 학적.
4번의 휴학, 복학, 학사경고 2회, 자퇴, 재입학, 부전공, 전과...
학교 행정 상 경험해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경험해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새내기때 첫 학기 학고는 처음 타지에 올라와서 집을 구했는데 부동산한테 낚여서 통학거리가 너무 멀어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몇몇 수업을 안 나간 것으로 기억한다.
방황을 해야 방도를 찾는다
해 보지 않고 이론을 공부해서 내가 이 분야 혹은 직무와 잘 맞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의미 없다.
경험한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나머지는 환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정말로 후회가 없다.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나의 업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냥 온라인 마케팅을 해야겠다가 아니라, 어떠한 1인 마케터가 되고 싶은 지를 발견했다.
자막없이 영화보기 듣기 과정을 국내에서 완성하고, 내년에 해외에 말하기 과정을 하러 나갈 때 쯤에는,
해외 어디를 가더라도 나의 업을 살릴 수 있는 그런 마케터가 되어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 과정은 앞으로 구체적으로 밝히겠지만,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일이기 때문이다.
다기망양(多岐亡羊)의 유래 - 갈림길이 많아서 길을 잃어버리다
전국시대의 학자 중에 양수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이웃 집의 양 한 마리가 없어져 수많은 사람이 동원되었는데도 양을 찾지 못해 양수는 이웃집 주인에게 물었다.
“어째서 양을 찾지 못하셨습니까?”
이웃집 주인의 대답인 즉
“처음에는 외길이었던 것이 두 갈래로 갈라지고, 두 갈래길이 다시 또 갈라져서 네 갈래길이 되고, 그것이 또 갈라지고……. 나중에는 갈림길이 너무나 많아져서 그만 양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큰 길에는 갈림길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양을 잃어버린다.
학문에도 정말 여러 갈래가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길을 잃어 버린다.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본래의 자기를 찾으려는 '극단적 이기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
리버럴 아츠 대학(Liberal Arts College)
외국 대학에는 전공과 학점이 없는 대학이 수두룩하다. 그것을 보통 종합 대학과는 다르게 리버럴 아츠 컬리지라고 부른다.
스티브 잡스가 중퇴했던 리드 칼리지는 이러한 리버럴 아츠 컬리지의 일종이다.
대학을 4번 다닌 구글의 한 UX 디자이너는 그 곳에서 학점은 없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친듯이 연구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보았다고 한다.
사진도 공부해보고, 물리적인 제품도 만들어 보고, 미디어 아트도 해 보고,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한 10년 넘게 고민하다가 자신만의 업을 찾았다고 했다.
대학은 당연히 들어가면 졸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학사만 4번도 다닐 수 있는 그런 자유가 부럽다.
생각이 너무 급진적이면 학교다니기 힘들다
나는 여러 개의 것을 동시에 보통의 수준으로 하는 것보다
한 가지를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관심이 있다.
내가 아직까지도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어떤 과제에 몰두하게 되면 그것 외에는 다른 것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한 학기에 7과목 정도를 수강하게 된다. 그러면 각 과목당 퀴즈준비와 과제를 하다 보면 주의력이 굉장히 많이 분산된다.
어떤 수업을 마치고 그것에 관한 아이디어가 미친듯이 떠올라서 주체할 수가 없는데, 내일 들을 수업의 과제를 할 여유가 되겠는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입장 차이
나보다 3살 어린 남동생이 벌써 공대 졸업반이다. 똑같이 4학년이 되었다.
동생은 휴학 한 번 하지 않고, 군대 갔다와서 칼복학하고, 오로지 공기업 준비만 했다.
한 가지 목표를 정하고 하기 싫어도 학업과 취업준비를 묵묵히 해 나가는 동생을 보며 부모님은 칭찬을 한다.
이번 연휴 때 나의 복학 여부를 두고 부모님이 논쟁을 벌였다.
아버지 曰 쟤는 회사 안다니는 게 본인한테도, 회사한테도 좋은거다. 대기업 갈 거 아니면 지금 나이에 학교에 있는 것은 시간낭비다. 그냥 하고 싶은 거 해라.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실력을 쌓아라.
어머니 曰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다. 일단 졸업부터 해라. 그러고 나서 뭘 해도 늦지 않다.
학교에 대해 잊고 살다가 얼떨결에 학교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마침 수강신청 기간 전이길래 복학신청 버튼을 누르긴 했었다(클릭 한 번으로 휴복학이 되는 참 편한 세상이다).
하지만 어제 나는 결국 아버지의 말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올해에 또 하고 싶은 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나는 마케팅 에이전시의 광고대행사 컨설팅팀에서 오후에 일을 하고 있다. 생계해결 겸 일을 배울 겸 출근하는 회사에 없는 나머지 시간에는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로 돈을 번다.
올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지므로 차차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갈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한 번 짜 본 시간표..(감상중)
뭔가 모르게 질서정연한 느낌이 들어 예쁘다 :)
듣고 싶은 건 법과 경제생활랑 미술치료 정도?..
졸업하기 싫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언제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곳이다.
영원히 졸업하지 않는 청춘이고 싶다!
동시에, 내가 나의 업을 어느정도 일구고나면 마음껏 공부하러 가고 싶은 곳이 바로 학교다 ^^
Cheer Up!
Thank you!
저도 대학시절에(졸업한지 일주일밖에 안되었지만) 스타트업을 하면서 휴학을 정말 고민했지만, 그래도 졸업은 해야지 하는 마음에 C로 깔았던 기억이 납니다...
@nosubtitle님의 용기에 응원과 보팅을 보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졸업 축하드려요! 팔로우 했습니다~~
저도 대학 1학년 때만 평생 누렸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ㅎㅎ
인생에서 가장 아련한 때였죠.
지금도 이 늦은 나이에 다시 입학해 볼까 하다가도
청춘이라는게 다시 오지 않는걸 깨닫고는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ㅎㅎ
ㅎㅎㅎ 그렇죠.. 뭘 해도 괜찮은 나이 :)
그런데 요즘 대학에 사회생활 하고 오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해외 대학에는 나이라는 것이 별로 거리낄게 없어서 참 부럽던데..
온라인 오픈 코스도 좋은 게 많아 계속해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려 합니다 :)
'영원히 졸업하지 않는 청춘이고 싶다' 멋진 말이네요 홧팅하세욤~
감사합니다! :) 팔로우 했습니다~
후회없는 삶인 듯 합니다. 저는 저때 왜 저러지 못했을까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미련은 있게 마련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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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에서 얻는것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얻냐. 얻지 못하냐는 본인에게 달려있다고생각하네요^^ 화이팅
네 맞습니다 :) 배우는 것이 분명히 있죠. 그리고 그 배움 말고도 대학에서 만났던 좋은 사람들과 추억도요~ 그때만이 할 수 있는 경험을 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기도 하고요! 감사합니다 ㅎㅎ 팔로우 했습니다~
온라인 강의를 들을수 있다면 1-2 과목씩이라도 듣고 졸업하시는것도 좋지않을까 잠시 형으로 빙의해서 의견제시해봅니다.
지나보니 해볼 수 있는건 가능한 다 경험해보는게 좋고
무언가를 하는 적절한 시기도 있는것같아서요
우리사회가 아직 굳어있어서 아직도 졸업장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쓰고보니 아재가 되버렸네요--;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 화이팅입니다!
온라인 강의로 들을 수 있었다면.. 졸업을 선택했겠지요 ㅎㅎ 안타깝게도 필수 1과목 비롯하여 전공과목들은 온라인 강좌가 개설되지 않습니당 ㅠㅠ
저도 졸업은 나중에라도 꼭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든, 해외에서든..(대학원을 가고 싶어질지 모르니까요)
감사합니다 :) 팔로우 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부터 4학년 때까지 1전공 심화전공을 한 저로선 매우 부러운 시간표네요. 재밌어보이는 교양수업으로 겨우 숨통을 틔운 저에게 @nosubtitle 님의 시간표는 이질감마저 느껴집니다. 흔히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래도 '하고 후회'하는 편이 더 나은 것 같아요. @nosubtitle 님의 다채로운 대학생활을 응원합니다ㅎㅎ
와우 심화전공까지 하셨군요!~ 뭐든 장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졸업을 할 거라면.. 역시 스트레이트로 칼졸업하는게 맞았습니다 ㅠ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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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91년생인데 4학년때 휴학을 하고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네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라 후회는 없지만 이제 정말 졸업을 해야하긴 하는데.. ㅋㅋ
일단 30살 전 졸업으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
오오 91년생 너무 반갑네요 ㅋㅋㅋ
30살 전 졸업 좋네요 ㅎㅎ 저도 그렇게 목표를 세웠었지만..
해외 대학 편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내년에 할 지도.. 미래는 아무도 알 수가 없으니까요!
글 잘 읽었습니다.
4학년이라 고민도 많으실겁니다.
화려한 학적도 잘 보았고, 방황을 해야 방도를 찾는 다는글도 잘보았습니다.
아버지 말씀도 맞고, 어머님 말씀도 맞습니다.
어떤 부모도 자식이 잘 되는 맘으로 이야기 하는거니깐요..
저는 경영학과 학생들을 가르키는 사람입니다.
많은 경영학과 학생들이 nosubtitle님 처럼 생각합니다.
경영학과...
모든 회사들이 경영학과 관련 부서가 다 있지요..
재무, 회계, 경영기획, 마케팅 등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복수전공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고민들은 누구나 하는 고민입니다.
고민은 오래 하되 결정을 빠르게 내리시길 바랍니다.
졸업하지 않은 청춘이고 싶은건 누구나 꿈꾸지만
누구나 꿈꾸는건 세상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너무 제가 잔소리를 한거 같네요.
시간이 된다면 나중에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 해요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팔로우하고,
힘내시라고 소소하지만 보팅하고 갑니다!
저번 주에 잠시 고민을 했었지만 이미 제 안에서 결정을 내리고 일을 진행 중에 있네요 ㅠㅋ
올해가 아니더라도 졸업은 하고 싶습니다 :) 다만 현재에서 졸업보다 '배움'을 선택한 것이고, 제가 추구하는 배움에 걸맞는 학교가 있을 때 혹은 학업에 충분히 몰두할 만한 여유가 있을 때 그 때가 내년이 되었든 내후년이 되었든 다시 가고 싶네요 ^^ 다만, 꼭 해야만 한다는 압박은 없고, 하게 될 수도 안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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