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중세유럽의 상인들 두번째이야기 # '루이지노'위조화폐사건
17세기 중엽 프랑스에는 '에퀴'와 '루이지노'라는 화폐가 있었던 모양이다.
두개의 화폐는 액면가가 달랐는데 '루이지노'는 '에퀴'의 1/12에 해당했다.
금화나 은화는 함량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발행자가 순도를 유지하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에퀴와 루이지노(이하 '루이')도 마찬가지였다.
사건의 발단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터키'에서 '루이'에 대한 이상수집열풍이 불면서
[사실은 터키사람들이 화폐인 '루이'를 장신구로 생각하고 수집했다고 한다]
루이의 공급이 부족하게 되었고 1/12인 비율이 1/6까지 상승했던 모양이다.
화폐의가치가 두배로 상승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위조화폐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때 등장한 위조화폐는 단지 자격없는 사기꾼들의 범죄가 아니었다.
'조폐권'을 소유한 일부 봉건귀족
과 결탁하여 여러 주조소들이 위조화폐의 발행에 동참한 것이다.
이건 마치 미국의 여러지역 연방은행들이 위조 달러를 찍어내는 것과 같았다.
각 주조소들이 자체적으로 순도를 조절해서 발행하는바람에
정상적인 순도를 가진 '루이'와 '사이비루이'가 뒤섞여 버린것이다.
당시의 화폐발행관례에 따라
이름은 '루이'였고
디자인과 순도는 달랐다.
봉건귀족에게 화폐발행권이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정치권력구조형태에서 '절대왕권'이 정착되었고
화폐경제가 뿌리를 내린상황에서
봉건영주에게 '화폐발행권리'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권의 교체정도가 아니라
사회경제체제가 변하는 대 격변이 일어나더라도
노골적으로 저항하지 않는 기득권층의 권리가 보장된다는
자연스러운 이치를 보여준다.
1655~1675년의 약20년간 지속된 이 혼란은
처음에 순도가 달랐던 코인들이 뒤섞이기 시작한 과정과 마찬가지로
해결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루이14세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1666년에 '루이'의 발행 자체를 금지시켰지만
이미 풀린 화폐의 유통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규모가 너무컸다!!!
수많은 사람이 연루되었다.
엄청난 이익실현과 추가이익이 가능했다.
그리고 피해자는 발행자인 프랑스가 아니라 '터키'였다.
터키는 순도가 낮은 '루이'가 범람하면서 화폐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정부가 '루이'의 유통을 금지시키면서 현금거래가 불가능해졌다.
물가가 폭등하고 사회적인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결국 극단적인 결단을 내린다.
정상적인 '루이'는 유통시킨다.
함량이 낮은 '루이는' 용해시켜서 은으로 돌려준다.
이런 방식으로 희대의 화폐사기사건은 종결되었다.
무려 4백50년전에 발생한 이 사기사건은
당대에 많은 희생자를 낳았지만
반대로 그들의 희생을 토대로 자본을 축적한 자들이 있었다.
이책에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화폐주조권'을 중앙정부가 독점하는 근거를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의 화폐발행방식을 보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국가기관인데 반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찌보면 특이한 미국의 은행제도는
결국 화폐주조권이 결정되던 시기의 권력구조와 연관되어 있다.
소위
물리적권력으로서의 정부가
영토내에서 어느정도의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었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은 식민지로부터 독립된 국가로서
초기에는 영토 자체가 없었다.
독립운동을 지휘하던 워싱턴과 그 동료들중 누구도 절대자가 아니었다.
심지어 상인들이나 자본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본가로부터 막대한 물적 지원을 받아야 했을테고
그 반대급부로
오늘날 우리가 보고있는 특이한 화폐발행제도를 제공했을 것이다.
17세기의 이 어이없는 사기사건과 유사한 그런 일은 이제 없을까?
어쩌면 더 심한 사기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기의 주역이었던 '루이'에는 순도가 낮았을 망정 건질수있는 '은(silver)'가 들어있었다.
오늘날 '5만원권'에는 어떤 가치가 들어있을까?
우리는 대체 무얼믿고 5만원권속에 '어떤 가치'가 저장되어 있다고 믿는것일까?
종이화폐에는 가치가 저장되어 있다고 자신있게 주장하는 그들은
대체 무얼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일까?
역사는 반복되고 지금은 위태위태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에 승자는 가짜돈이라도 많이가지고 있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가짜돈을 발행하는 사람일까요?
규모가크고, 수많은사람들이 연루되어있다면 그 어떤것이라도 통제가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이것이 한 국가에 국한된다면 모르겠으나, 전세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되는 이슈를 어느한 기관이 통제할수는 없겠지요. 많은 암초가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시장이 커질수밖에 없는 이유인것 같습니다. 국가간 협력기구의 의결에 따라 좌우될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해보이지만, 국익이 최우선인 현실에선 암호화폐로 국익을 취할수 있는 힘있는 국가가 몇몇 등장한다면 이게임은 결과가 나온게 아닌가 합니다.
역시 어떤돈이든 많이있으면 좋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속화폐들을 쓰던시대에는 계속 일어나던 일이었죠. 한반도에서는 아예 정부 주체로 당백전같은것도 만들어냈었으니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