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멍과 보라 멍
이제 창문을 열어두면 서늘한 바람이 방을 가득 채우는 정도의 가을이다. 일교차가 심해 아침엔 창문을 열고 저녁엔 닫아야 하지만, 한창 여름일때 숨 막히게 하던 더운 공기와는 드디어 이별이다. 요즈음 마음에 바람 한 점이 든 듯 자꾸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현생이 안좋아야지만 여행을 떠나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했다. 단면적인 잣대로 삶을 판단할 수는 없는 법. 좋아야만 머물고, 나락으로 떨어져야만 떠날 생각을 할 수 있나. 거리 가로수에서 떨어진 은행들이 나뒹군다. 비로소 걸음을 천천히 뗄 수 있게 되었다. 행동 또한 마음을 닮아 함께 서늘해지고 여유가 생긴다.
며칠간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자전거 사고가 있었다. 내가 자전거 초보자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물론 레슨이 10분 남은 상황에서 급한 마음이 앞섰던 점이 컸지만, 조심했어야 했다. 방지턱에 걸려 잘못된 각도로 튕겨져 나간 자전거 앞바퀴에 내 몸은 왼쪽으로 떨어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도로위에 널부러졌다. 순간 내동댕이쳐진 자전거와 내 발을 보았고, 민망할 틈도 없이 쓸린 허벅지가 아파왔다. 동시에 1분도 지체할 수 없어 벌떡 일어서 자전거를 질질 끌고 뛴 나. 며칠 동안 환부(주로 다리)에 소독을 하고 드레싱을 붙이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문제는 상처와 멍이 아니었다.
한 번 제대로 넘어져 보니-그것도 예상치 못한 장소와 상황에서-몸살이 난듯 엄청난 근육통이 찾아왔다. 온 몸이 불덩이같이 후끈거리고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고통.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더 세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이를 참아가며 꾸역꾸역 일을 했는데, 저녁에 내 몰골을 본 신님이 깜짝 놀라며 (얼마나 안좋길래) 걱정을 하는게 아닌가. 미련스럽게도 내 몸 상태가 안좋다는걸 그때야 알았다. 하지만 집에서 쉬었다면 마음이 더 아팠을거다. 할일이 얼마나 많은데..
멍은 몸에 생각보다 오래 머문다. 특히나 예민하고 약한 피부를 가진 류의 사람으로서 한번 어디 다치면 질릴때까지 그 멍과 살아야 함을 잘 안다. 이번에도 한 한달정도는 가겠거니, 마음을 좀 놓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멍 색도 좀 예뻐보이는 것 같다.
움직일때마다 애려오는 다리의 멍 때문에 걸을 수도 없어 며칠 운동량이 대폭 줄었다. 어찌 선생님이 아픈걸 알았는지 풀레슨인 날도 주중의 끝으로 밀렸다. 온갖 스케줄이 목,금,토에 밀린 상태. 쉬어야 하는 건 알지만 좀쑤시듯 답답해서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이라도 할라치면 꼭 아리는 다리. 강제 쉼은 어디까지인가. 10월에 뉴발란스 마라톤에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그때까지는 나아지려나 싶다. 걷기만 하더라도 꼭 참석은 할 마음이다.
헉...자전거 사고라니 이런 일이 있으셨구나. ㅠㅠ 몸은 좋아지셨나요? 마라톤 나가기 전까지 회복하시길
강해지는 중인듯 합니다. ㅎㅎ (의문형..) 몸은 천천히 회복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