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s #life] 첫사랑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kundani

그동안 보고싶었던 사람들을 자주 본다.
하루하루 누구를 볼까? 하며 지내고 있다.
20일도 안남았다. 이제.
그래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더 소중해지는건 왜일까?
물론 좀 지겹기도 하지만...

그림도 그리다가, 드라마도 보다가, 영화도 보고,
스티밋도 하다가, 산책도 하다가, 저녁약속에 누구와 밥도 먹고,
일본어 공부도 하고...
그중 가장 무엇보다 중요한건 그동안 보고싶었는데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보는 것이다.

---

---

이제 날씨도 제법 봄이랑 비슷해졌다.
몇일 전 그렇게 첫사랑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렸을 때 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 만큼
서로의 근황은 자주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곤 했다.

그녀는 3년전 조금 일찍 결혼 했고, 지금은 일도 착실히 잘하고, 아들내미도 꽤 컷다.
그렇게 헤어지고 난 후에도 우린 명절때나, 무슨일 있을 때 가끔 보곤 했다.
그녀와의 깊은 과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지만,
조금은 특별했던 그녀이기에 지금도 서로 잘 지내고 있다.
뭐, 이건 나의 이상할 수 있는 능력이지만 지금까지 헤어졌던 여자들과 다 잘지낸다...
(조금은 밥맛없고, 재수없는, 필요없는 능력이라 생각함)

일본간다메, 언제 한번 보고 가.

카톡으로 그렇게 갑자기 온 연락.
그렇게 잠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것도 그녀가 일하는 중에,
아주 잠깐. 한 20분 정도.

---

---

그녀 : 왜 일 잘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본을 가?

다니 : 그러게... 아직도 내가 정신을 못차렸나봐 ㅎ

그녀 : 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오빠도 빨리 잘 됬으면 좋겠어.

다니 : 너가 퍽이나 할말이다. 너나 잘해.

그녀 : 닥쳐.

비록 몇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그래도 얼굴을 보고 서로 알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서 같이 오래 봐왔기 때문일까.
물론 서로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날정도의 대화를 나누지만,
여기서는 그리 적지 않겠다.

문득 얼굴을 쳐다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랑 말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해서 참 다행이다.
지금 내 상황을 보니까... 난 아직 그럴 수 없는 것 같다.
후회도 아니고, 내가 한심한 것도 아니지만,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아이와 함께 그렇게 살고 있는게
지금 보니까... 다행이고, 좋아보인다.

그렇게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다 마실 시간 동안
우린 이야기보다는 마음속으로 머릿속으로 더 말을 많이 했다.
뭐, 이런것도 나쁘지 않네!

아... 다행이기도, 행복하기도, 조금은 씁쓸하기도 한 그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