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살아남은건 가벼움, 아티팩트는?; TCG 시장을 돌아보며

in #kr-game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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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가 디지털이 되었으나 아날로그 카드가 주는 원초적인 손맛, 수집한 카드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이라는 아날로그적 가치에 집착하며 매직 더 개더링 기반 TCG들은 쇠퇴했다. TCG는 진입부터 어렵다. 수많은 카드들을 외우고 기본적인 아키타입을 숙지해야한다. 거기다가 돈도 많이 든다. 한 게임에서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Dota-like 게임들은 도타를 즐겼던 사람들이라면 모두 쉽게 적응할 수 있지만 TCG에서는 기본적인 규칙부터가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장르부터가 불친절하다. 디지털에서도 여전했다. "본게임은 아날로그고 디지털은 맛보기"라 말하는 것 같은 어설픈 게임들은 디지털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 하고 있었다. 보드게임 보급에 획기적인 역할을 한 카드게임의 시대는 저물었다.

몇번의 시도는 있었으나 눈에 띄는 성과 없이 매니악한 장르라는 평가를 넘지 못 하고 있던 TCG의 흐름은 쉽게도 바뀌었다. 워크래프트 프랜차이즈라는 거대한 후광을 등에 엎고 나타난 하스스톤은 크게 성공했다. '놀랍도록 쉽고 재밌는 게임'이라는 슬로건에 맞추어 하스스톤은 정말로 놀랍도록 쉬웠다. 복잡한 규칙도 능력도 없다. 1분간 카드 설명을 읽고도 부가적인 설명을 인터넷에서 찾아야 했던 기존의 복잡한 게임들과 달리 5초 이상 읽을 필요 없는 카드들. 거기다가 압도적인 편의성까지 갖춘 하스스톤은 블리자드가 구축한 Battle.net 2.0 플랫폼을 성공으로 이끌며 디지털 카드게임의 공식을 만들었다. 필요 없는 카드는 추출하고 필요한 카드는 제작한다. 더 이상 프리미엄도, 번거로운 개인거래도, 절판된 카드도 없다. 자신 있는 플레이어는 드래프트를 통해 쉽게 카드를 모을 수 있다. 그 공식에 따라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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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성능으로 고가에 거래되었던 정신조작자 제이스, 더 이상 개인거래는 없다!

아류작들은 하나 같이 하스스톤의 단점으로 꼽히는 무작위성, 너무 단순하여 결여된 전략성을 보완하여 출시되었다. 하스스톤이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어 이제 조금 더 복잡한 게임들도 먹힐거란 계산이었을까? 혹은 하스스톤의 지나친 단순함에 질린 매니아층을 포섭하려는 시도였을까? 제작비도 가볍기에 소규모 스튜디오들까지 참전하며 오랜 세월 끝에 카드게임 열풍이 다시 찾아왔다.

엘더스크롤 프랜차이즈의 베데스다는 블리자드의 전략을 차용하여 Bethesda.net 런처를 만들고 엘더스크롤: 레전드라는 게임을 출시했으며 위쳐의 CD프로젝트레드도 위쳐3에서 미니게임으로 선보였던 궨트를 들고 나왔다. 워크래프트 프랜차이즈를 등에 엎고 화려하게 등장한 하스스톤처럼 이들도 매니아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프랜차이즈를 활용했다. 한국에서는 마비노기: 듀얼이 나왔고 일본에서도 기존의 프랜차이즈를 활용한 섀도우버스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들은 제각각 매직 더 개더링에서 하스스톤으로 이어지는 계보에서 상실된 무게감을 살리는 방향, 하스스톤의 가벼움까지도 계승하는 방향, 혹은 제3의 길로 갈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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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은 압도적이었던 궨트, 개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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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스톤에서 상실된 유색마나, 대지의 개념에 이동을 합쳐 독창적인 페어리아

이 외에도 많은 게임들이 있으며 게임들을 하나하나 다 소개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중요한건, 하스스톤의 단점을 보완하겠다고 나온 이 게임들이 모조리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장르가 무너진 것도 아니다. 금방 쇠퇴할 것이라 여겨졌던 하스스톤은 유저수, 매출을 갱신하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도전한 수많은 게임들이, 결국 MMORPG가 쇠퇴할 때까지도 와우를 넘지 못 한 것처럼 하스스톤을 넘보던 수많은 게임들도 무너졌다. 이들이 무너진 이유는 다양하다. 극도로 무거운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은 매직 더 개더링에 남아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도 크나큰 실책 중 하나이며, 하스스톤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에 실패한 것도 문제였다. 하스스톤 유저들 사이에서 무작위성, 전략성의 부재를 뒤따르는 불만은 느린 업데이트 주기였다. 밸런스도 엉망인데 새로운 카드도 자주 나오지 않아 디지털의 장점을 살리지 못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긴 커녕 더욱 심각한 상태다.

새로운 카드게임이 나온다는 소식도 뜸해진 2017년 8월, 밸브는 자사가 주최하는 가장 큰 행사, The International 2017에서 아티팩트를 소개했다. 현장에는 야유가 가득했다. 숫자 3이 없는 회사라는 악명을 지닌 밸브가 하프라이프3, 포탈3을 기다리는 팬들의 염원을 또 다시 좌절시키며 발표한 게임이 카드게임이었으니!

좌절과 분노 속에 이름을 알린 아티팩트는 그 이름 외에는 아직 알려진게 적다. 하지만 간단한 소개에서도 드러나는 개성이 돋보인다. 프랜차이즈만 빌려온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아티팩트는 도타 자체를 카드게임으로 옮겼다고 한다. 플레이어는 5명의 영웅을 가지고 아이템 등으로 이를 강화할 수 있다. 5개월이 지났지만 밸브는 아직도 추가적인 발표 없이 팬들을 고문하고 있다. 과연 아티팩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하스스톤을 넘을 수 있을까?


내가 쓰고도 이 글을 누가 읽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약속한게 있어서 간간히 게임 관련 글을 올리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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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저요! 제가 읽었습니다! ㅎㅎㅎ 그러나 저에겐 외계어처럼 들리는 ㅋㅋ 그래도 정독하고 갑니다.

굳이 안 읽어주셔도 괜찮습니다 ㅜㅜ

ㅎㅎ 예~전 모처에서 밤새 매직더개더링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뇌 저편에 치워져있던 단어였는데..그뒤로 아류작들이 이렇게나 쏟아졌었군요..

문득 VR게임에 접목된다면, 아날로그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이 다시금 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잘보았습니다~^^

하스스톤 이후에도 TCG 게임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었군요 Lol , 클래시로얄 외에 게임을 못한지 오래되서 ㅋ 너무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자주 포스팅 부탁드려요!!

TCG가 내가 알던 그 TCG가 맞나...?? 설마?? 하고 클릭했습니다. 아주 반갑네요. 고등학생 때 같이 놀던 친구 몇몇과 MTG와 던젼앤드래곤을 사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제 본가 어딘가에 MTG 카드들이 무더기로 쌓여있을 텐데... 추억 돋네요. 감사합니다.

kr에서 @hansikhouse, @wony 두분이 매직 더 개더링을 하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컴퓨터 버전 tcg는 저도 관심이 안갑니다.
플랫폼이 달라지면 게임은 플랫폼에 적응해야 합니다.
룰 변경없이 컴퓨터 게임으로 변신에 안착한 것은 고스톱 정도이지 않을까요.

게이밍 관련 글을 쓰는건 한식님과 한 약속이었습니다. 워니님도 하시는 줄은 몰랐네요.

#kr-game 으로 태그를 몰아주기해서 이벤트를 해보면 어떨까요?
게임 리뷰와 플레잉 비디오만 올려대는 덕내나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는 없을까요.

일전에 스타대회는 꽤 재밌게 봤습니다.

게임 리뷰에 상금도 걸었었는데 생각보다 잘 풀리진 않더라구요. 제가 진행하는 이벤트가 다 그렇습니다...

로메브라더스때문에 사놓고 플레이를 못하고있어요.................

로메브라더스 인정...

아.... 죄송해요. ㅠㅠ 저도 여전히 플레이를 못하고 있어요. ^^;;

원래 덕후의 길이 험합니다.

늦었지만 #kr-game에도 종종 신경쓰겠습니다.

가벼워졌다고는해도 결국 카드가 쌓일수록 벽이 커지는 장르의 특성상 어느정도 고착화됐다고 봅니다. 하스스톤마저 완전 저가루덱은 몰락했으니.....하지만 역으로 가장 먼저 선점한 하스스톤이기에 그 이득을 많이봤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하스스톤으로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하스스톤 카드가 많이있기도하고 게임 방송 스트리머들도 하스스톤이 많죠.다만 일본 시장은 항상 그랬지만 자국겜인 섀도우버스가 우위를 점하는거 같더군요.

그래도 중복 전설금지등을 넣은거보면 다른 게임의 상대적으로 많이 퍼주는 시스템에 위기를 느꼈던것 같습니다.

섀도우버스는 파워카드 의존도가 너무 심각했습니다. 서치카드나 덱 압축카드가 너무 많아서 매판 키카드를 다 뽑는 게임인데 파워카드가 너무 강력했지요. 그래서 모든 덱이 벽덱이라 할 수 있는 수준...

일본겜들은 대부분 내수용이라 그런지 내수에서 먹히면 그만이란 생각들인거 같더군요. 지금 상황에서도 내수에선 잘나가니 크게 바뀌진않을듯 싶습니다....

관련게임을 해본적이 없어서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승자와 도전자
극복할 수 없는 이유등에 얽힌 내용은 재미있네요.
잘 읽고 갑니다^^

매직더게더링 5th 에디션, 웨더라이트, 그 다음 버전이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꽤 오래했었습니다. 쏘잉, 레이크 오브 더 데드, 호드, 시반 드레곤, 바론 생기르, 리플렉팅 풀, 버드 오브 파라다이스... 지금도 카드 이름이 다 생각나네요.

그리고 1년 넘게 해오던 하스스톤을 최근에 접었습니다. 확장팩이 자주 나와서 좋은데, 무과금 유저로서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마음이 허전합니다.

생각보다 매직에 대한 추억을 가진 분이 많으셨네요. 허전하시면 훨씬 카드 모으기 쉬운 게임들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본문에서도 소개한 페어리아가 카드풀이 엄청 좁아서 모으기 쉽습니다.

하스스톤 말고도 이렇게나 다양한 카드게임이 출시되고 있었군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문제가 명확하게 나왔는데도, 하스스톤 자체에서 개선하거나
개선된 게임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하스스톤 팀이 멍청해서 방치하는게 아니라 생각보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야심차게 출발한 게임들도 결국 같은 수렁에 빠지더군요.

하스스톤을 즐기는 제 지인은 업데이트때마다 결제하는 걸 힘들어하면서도, 그 부분을 또 즐기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잦은 업데이트야말로 하스스톤을 즐기는 방법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전략의 부재성'부분은 정말 의아하네요. 플레이해보진 않았지만, 전략성이 부족하고 무작위성이 심하면 완전히 운에 맡기는 게임이란 느낌인데, 그렇게 되면 전략시뮬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가 있나요..?

굉장히 묘한 부분입니다. 무작위성이 마냥 전략성을 해친다고 생각했는데, 무작위성이 만들어내는 변수들까지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해서 나름의 실력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오히려 무작위성을 극도로 제한했더니 몇 안 되는 순간에 개입하는 운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변수가 없다보니 고정적인 전략으로 기계적으로 대응하는게 전부인 게임이 탄생하더군요.

음.. 그렇군요. 카드게임을 즐겨본 적이 없는지라, '전략시뮬 = 스타크래프트'라는 인식이 저에게 좀 강하기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스타1이 완벽히 실력으로 좌우되는 게임이라는 면이 강했다면, 2는 전략적인 부분보다 견제에 대한 '기계적인 대응'과 뻔한 운영을 누가 더 잘하는가가 승패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확실히 말씀해주신 면에서 무작위성이 재미를 불러오는 요소가 될 수 있군요. 단순한 무작위가 아닌, 무작위성도 고려한 실력이 승패를 결정짓는다면 그게 바로 하스스톤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 한번 해보고 싶은데 생각보다 돈나갈 일이 많다고 해서 주저하는 중이네요 ㅎㅎㅎ

정확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스2는 전략보다는 누가 실수 없이 견제를 막아내느냐가 중요했죠. 그래도 세방향에서 들어오는 견제를 깔끔하게 막아낼 때의 짜릿함은 죽여줬죠.

크.. km리님도 알고 계시는군요! 저그를 플레이했던 지라, 의료선견제를 완벽히 방어했을 때의 그 희열이란.. 아, 여유가 생기면 다시 스2를 좀 즐겨보고 싶네요^^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그는 복귀도 쉽습니다. 빌드 뭐 있습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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