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호라이즌 제로던, 시선을 따라가는 즐거움

in #kr-game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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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대작'이라는 게임들의 개발비가 치솟음에 따라 할리웃 영화처럼 화려한 겉모습에 투자하기 급급해 치밀한 내러티브를 놓치는 게임이 정말로 많습니다. 임팩트 있는 연출 하나만을 위해 모든 여정이 희생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게임 속 세계에 대해 알고 싶은게 많은데 대부분은 수집요소들을 통해 부수적으로 제공되고 큰 틀은 그저 임팩트 있는 연출만을 향해 달려가곤 합니다. 주인공의 선택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게 많습니다. 가공의 인물인 게임 속 주인공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삶에 아무리 이입하려 들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한 선택을 하는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이는 특히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더욱 흔하게 나타납니다. 바라보아야 할 곳이 강요당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게임들, 주인공들 사이에 호라이즌 제로던의 주인공, 에일로이는 빛납니다.

이리 말하면, 시각적으로 부족하지만 이야기의 짜임새로 승부한다고 보여질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호라이즌 제로던은 시각적으로도 훌륭합니다. 게다가 부족, 사냥, 로봇, 공룡이라니 소년의 감성을 잃지 않은 모든 남성들의 로망을 자극합니다. 저 또한, 이러한 요소들에 자극되어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입니다. 오히려 스토리는 하나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공룡 로봇을 상대로 부족사회의 가죽 옷차림으로 활을 쏴대는데 어떤 현실성을 기대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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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layStation Store

하지만 게임을 시작한 순간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끊임 없이 궁금한 것이 나타납니다. 로스트는 왜 추방 당했을까? 에일로이는 어쩌다 로스트의 손에 자랐을까? 에일로이의 어머니는 누구인가? 노라 부족이 섬기는 신은 무엇인가? 게임이 심화되며 게임 속 세상을 알아감에 따라 이러한 의문은 증폭됩니다. 계속해서 의문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궁금증은 자연스레 에일로이의 시각을 따라 전개됩니다. 내가 에일로이라면 품었을 의문을 그 순서데로 풀어나갑니다.

그저 이목을 끌기 위해, 사냥의 재미를 증폭시키기 위해, 공룡 형태의 로봇이 나온다고 생각했으나 이조차도 게임 내에서 설명합니다. 그 로봇들이 왜 공룡의 형태인지, 애초에 왜 존재하는지, 이 모두를 설명합니다. 본 게임의 흐름을 통해서도 충분히 상세히 설명함에도 더 알고 싶어 수집요소들을 통해 디테일까지 파악하고 싶은 게임은 잘 없습니다.

전투도 사냥이라는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함정을 설치하고, 로봇마다 제각각 다른 약점을 활로 이를 정확하게 겨냥하여 파괴할 때 큰 성취감을 얻습니다. 몇몇 로봇들의 무장은 파괴될 때 땅에 떨어져, 이를 에일로이가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단점

취향에 맞는 주제, 거기다가 치밀하기까지 한 스토리에 감동하여 좋게 평가하였지만 본작은 다양한 단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한 성장요소, 액션

이는 다른 오픈월드 게임과 비교할 때 극대화 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가 있어, 여러번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는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과 비교하면 본작은 비참해집니다. 무기라고는 초반부에 얻은 무기를 수치만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모션도 단조롭습니다. 활만 쏘는 것도 충분히 재미가 있지만, 다양한 공격 방법이 있었다면 더욱 공략이 재미가 있었을 것입니다. 전혀 액션이 좋은 편은 아닌 스카이림과 비교해도 전투 방법이 워낙 부실하다보니 반복플레이의 욕구를 전혀 불러오지 못 합니다. 게임 후반부에 신선함을 잃은 전투는 크게 부각되며 절정에 오른 내러티브가 없었다면 몰입도가 굉장히 낮아졌을 것입니다.

부족한 서브퀘스트

오픈월드 게임의 재미 중 하나는 다양한 서브퀘스트를 통해 메인스토리에서 동떨어진 국소적인 지역, 인물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작은 충분한 서브퀘스트를 갖추지 못 했습니다. 비록 메인퀘스트를 통해 여러 부족과 그들이 살아가는 지역을 나타내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무의미한 선택지

오픈월드 게임답게 게임 내에서 여러번 선택지를 제시하지만 선택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없다시피 합니다. 저는 선택지에 따른 멀티엔딩 등 큰 흐름이 바뀌는걸 싫어하는 사람이라 오히려 반기는 요소이지만(한 선택지를 고르면 게임 내내 다른 선택지를 골랐다면 어떻게 흘러갈 지 궁금해 미쳐버립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흐름이 크게 바뀌는 걸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컨텐츠가 부족합니다. 게임의 퀄리티에 비해 부족한 인원, 6년 간의 기나긴 개발기간 등이 이들에게 디테일을 충분히 챙길 여유를 앗아간게 아닌가 싶네요. 그럼에도 내러티브와 비쥬얼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가 이처럼 멋진 세계를 창조했어!"라 강요하는 것 같은 내러티브를 가진 게임들에서 중압감을 느끼다, 자연스러운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이러다 게임 얘기만 주구장창 하는게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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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저는 아내가 자취할 때 산 XBOX360으로 옛날 게임 싸게 구해서 하나씩 해보고 있어요. 오픈월드 게임을 소개하셔서 옛날에 PSP로 해봤던 몬스터헌터가 생각났어요. 찾아보니 360에서는 못할 것 같구만요. ㅜㅜ

예. PS4 독점작입니다 ㅜㅜ

사실 360도 엄청 재밌게 하고 있지만 PS 게임들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기존에는 PS3보다 XBOX 360이 훨씬 앞섰지만, The Last of Us가 나오고부터 역전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PS4의 초기판매량을 견인한 것도 The Last of Us의 리마스터였거든요. 오죽하면 PS4가 나오기 전에도 The Last of Us 단 한작품을 위해서라도 PS3를 살 가치가 있다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오오오 해보고 싶은 게임이군요!! 언젠간 PS로 갈아타겠다!

여유 생기면 꼭 오세요ㅎㅎ

지인께서 이 게임을 빌려주셨습니다. ㅎ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제가 PS4 가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즐기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오픈월드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호라이즌 제로던은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아, psn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온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kmlee님의 리뷰글은 모다? 풀보팅이다~ 보드게임 리뷰랑 이거 이제봤네요 ㅎㅎ 엄청 잘어울리시는데... 오히려 글날이 더 서슬퍼래진듯..?

사실... 게임을 더럽게 좋아하는데 수요가 적다고 생각해서 자제하고 있었습니다ㅋㅋ

ㅋㅋ다들 표현안할뿐이지 좋아할거같은데요.. 남자중에 게임 싫어하는 사람 있던가요~ ㅎㅎ

앞으로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따박따박 와서 댓글이나 달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넵! 알겠습니다! ㅋㅋ 아무래도 일단 시간이 나면 kmlee님의 글부터 가야겠습니다 ㅋㅋㅋ

위선은 이제 그만둔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슬럼프 극복 이전이라 무효인가요?

ㅋㅋ아 증말입니다 ㅋㅋㅋㅋ 뭐.. 좀 시간이 지난 글이라 아무도 안볼테니까 쓰는 말이지만 전 여기서 kmlee님이 유리자드님과 더불어 제일 좋습니다 ㅋㅋㅋ

좀 폭을 늘리시는거 어떨까요. 못 해도 10명은 두고 삽시다.kr 커뮤니티가 10명도 못 찾을 정도로 삭막한 곳은 아닙니다.

그래야 슬럼프니 어쩌니 약한 소리 안 하고 따박따박 놀러오지요ㅎㅎ

또 이른 시간에 글을 써야해서 전 이만 자러갑니다. 평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호라이즌 제로던 저도 즐겁게 구경했던 명작 게임이네요..^^

정말 다 아시네요! 마진숏님 말씀이 맞는거 같습니다. 이제 중훈님만 확인되면 확실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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