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들
오늘은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난다는 칠월칠석이다. 어릴 적에 시골에서 평상에 누워 할머니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는 슬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칠월칠석은 일 년에 하루를 만났다 다시 이별해야 하는 견우와 직녀가 흘리는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린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진짜 비가 오는지 늘 확인하고 싶었지만 음력날짜에 익숙치 않아서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면서 어느덧 내 가슴 속에서도 서서히 잊혀져갔다.
우리의 삶은 어린 시절 칠월칠석 이야기를 한가하게 듣던 시대와 많이 변했다. 과학과 자본주의의 시대가 꽃을 피우고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바빠지고 다양해졌다. 삶은 풍족해졌지만 꿈과 사랑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것 같다. 아쉽게도 우리들은 마음 속의 희망이나 사람으로서의 행복, 의미로 가득 찬 하늘을 잊고 있다. 풍요로운 삶과 과학의 객관적 지식은 많은 전설이나 이야기들을 미신으로 밀어내고 말았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환경으로 인해서 우리는 오히려 여유와 낭만이 배어있는 삶의 진리를 점점 더 느껴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냥 아쉽다.
하늘과 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는 천문학적 자식과는 맥을 같이 하지는 않는다. 아니 천문학적으로 관측하면서 바라보는 우주 어디에도 우리가 어린 시절 들었던 추억이 가득한 별 이야기는 없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하고 노래하던 그 꿈과 설레임에 관해서 우주 과학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달에는 계수나무도 옥토끼도 없다. 달은 그저 차가운 혹성에 불과할 뿐이다.
인간의 역사는 별을 바라보는 마음이 바뀌면서 달라진다. 무미건조하게 우주에 자리한 수많은 별을 모아 별자리를 만들고, 그 별자리에 이야기를 덧붙였던 그 어느 날, 바로 그때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때 비로소 인간은 동물의 단계를 넘어 사람이 된 것이다. 과학과 자본은 인간의 실용적 삶에 관계하지만, 예술과 이야기, 우리의 믿음은 인간의 삶과 그 진리에 대해, 나아가 우리 자신에 관계되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다만 객관적인 삶만을 바라보면서, 우리 존재의 진리를 눈 감는다면 우리는 반쪽 짜리 삶만을 사는 것이다. 외적 삶과 내 안에 숨어있는 나를 함께 볼 수 있을 때 우리 삶은 진정 행복해질 것이며, 진리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은 전국에 걸쳐서 비가 꾸준히 온다고 한다. 하지만 날씨와 상관없이 어린 시절을 추억을 떠올리면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올 칠월칠석에도 여전히 내 마음에는 아름답고 슬픈 비가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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