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흔적을 삶 속으로-순간을 영원으로(#178)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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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백운 돌배를 답사하는 돌아오는 길. 돌배 한 바구니를 샀다. 몇 개는 농가에서 얻기도 하고.

저온 저장고에 든 과일이라 상온에 두는 순간부터 빠르게 상한다. 그러니까 지난 늦가을에 거둔 배니까 제철을 한참 지난 셈이다.

일부는 날로 먹고 또 일부는 물김치를 담갔다. 돌배로 담근 물김치는 정말 일품이다. 나중에 따로 한번 글을 쓰고 싶을 정도다.

이 돌배를 먹는 과정에서 놀라운 모습을 보았다. 바로 씨앗에서 싹이 트는 모습이다. 보통 과일을 먹다가 씨앗 가까이는 과육이 투박하고 맛이 없어 버린다. 근데 이 돌배는 먹는 맛이 특별하여 야금야금 먹어보았다.

어느 순간, 씨앗이 보이고 싹이 트는 모습까지 드러난다. 돌배나무 답사를 여러 곳으로 다녔지만 이처럼 싹이 트는 모습은 처음 본다. 인제 무심이 배는 아예 싹이 트지 않는단다. 그 외 지역에서도 돌배 나무 아래에서 썩어가는 배를 제법 많이 보았지만 그 둘레 자생하는 어린 배나무를 본 적이 없다.

근데 백운 돌배는 싹이 잘 튼다. 현장에서도 큰 배나무 아래 싹이 튼 어린 배나무를 여러 그루 보았다. 지금 먹는 이 배 안에 든 씨앗도 역시나 싹이 튼다. 그동안 저온 저장고에 갇혀 웅크리고 있다가 상온으로 나오니 부쩍 생명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어린 배나무의 떡잎도 느낌이 색다르다. 그동안 나는 곡식의 떡잎을 많이 보았지만 나무 떡잎은 처음 본다. 잘 가꾸어 보리라.

돌배나무는 수명이 긴 편이다. 대부분 몇 백 년을 거뜬히 산다. 세월이 지날수록 여행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고, 오히려 날마다 조금씩 자라지 않을까. 여행 같은 삶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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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흔적을 삶 속으로-순간을 영원으로(#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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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과수에 대한 관심이 돌배나무의 특성 까지 알게되 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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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게 너무 많네요

돌배를 애기부터 키우는군요.
귀한 자식이네요.

정말 귀한 자식입니다.ㅎ

싹을 지닌채 늘어난 겨울을 견디는 일이
저 돌배에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좋아질수록 못할 짓 많이한다는 생각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놓아두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인간이 자연한테는 못할 짓을 참 많이 하네요

잠결에 보고있는데
첫 사진 ㅎㅎ 멍뭉이가 몸 뒤집어서 배 내밀고 있는줄 알았어요 ㅋㅋㅋㅋ

역시, 오이형 최고 ㅋ

연록의 작은 떡잎에서 백 년 후를 봅니다.^^

하아, 좋습니다.^^

과수원에 있는 배나무와 다르게 자연스럽게 자란 돌배나무에 핀 배꽃이 예쁩니다.

우람함과 자연스럼이 주는 아름다움인 거 같아요

우와 생명력이 강하니깐 저 상태에서도 싹이 나오군요
그럼 반대로 배 맛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그 조차도 맛있다니 대단한 과일이에요

올 가을에는 돌배가 나오면 바로 주문해서 먹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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