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개구리 소리

in #kr8 years ago

개구리 소리 @jjy

밤이 되어도 기온은 떨어지지 않는다.
내일 비 소식이 있어서 그런지 후텁지근하기까지 하다.
방문을 열어도 시원한 느낌이 없는 날씨로 보아 이젠 여름이다.
하긴 입하가 지난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으니 더운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해야겠다.

어젯밤 잠시 나간 길에 바람을 쐬고 싶어 걷는데 개구리 소리를
들었다. 오래 못 만난 친구처럼 반가웠다. 조금만 집을 벗어나면
이렇게 추억을 꺼내 볼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 잠깐이 어렵다.

이맘때로 기억한다.
호릿소 쟁기 메어 잡풀이 가득한 논을 갈던 풍경이 떠오른다.
쟁기가 지나간 자리는 거무스름한 흙이 나오고 대신 파랗게
자란 풀이 흙속에 묻혔다.

미술 시간에 크레파스로 그은 것처럼 곧은 줄이 점점 많아지고
아저씨들이 부르는 구성지고도 애달픈 노래가 잠잠한 틈에
쟁기로 줄긋기가 끝난 논배미에 물이 들어갔다.

애기똥풀은 아무나 보고 배시시 웃는 옆에서 끈질기게 곁을
맴도는 나비에게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을 것처럼 새침해서
하늘만 올려다보는 붓꽃은 점점 하늘빛을 닮는 얼굴에도
속으로는 호랑나비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실오라기 같던 못자리가 쑥쑥 자라고 개구리가 울기 시작했다.
겨릿소를 앞세우고 쟁기질 하면 보통 쟁기를 모는 사람과
앞에서 입에 망을 씌운 소의 코뚜레를 잡고 끄는 사람이 주고받는
노래가 어찌나 신기하던지 논두렁에 앉아 구경을 하기도 했다.

그 무렵부터 밤이면 개구리 소리가 낮은 울타리를 넘어 대청마루에
앉았다 가기도 하고 문을 열어주지 않아도 방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개구리 울음소리가 드세 지면서 써레질 하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차례로 돌아가면서 심은 모가 뿌리를 내리고 봄이 떠나간 자리에는
여름이 자리를 잡았다.

아직 방에서 선풍기를 틀기는 그렇고 부채질을 하자니 답답해
어젯밤 개구리 소리와 시원한 풀냄새가 간절해지는 걸 보면
무심한 마음에도 여름은 벌써 와 있었다.


이미지: 다음 블로그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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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소식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이젠 정말 여름 같아요.
장마도 지고

개구리 소리 ~
아직은 안들리지만 풍경을 읽고 있는 듯한 글이라
정겨운 여름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요.

밤에 조금만 시골로 들어가 보세요.
개구리들이 합창을 합니다.
듣기 좋아요.

오늘 아침 출근하는데 찜질방 공기가 느껴지더군요...벌써 여름왔내요 ㅠㅠ

오늘도 은근 찌는 날씨입니다.
쾌적한 공기가 그리워요.

어제 인천의 한낮 기온이 30도였다는데 믿을 수가 없네요 벌써 여름이라니.....

인천은 바닷바람이 있어 시원한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요
시원하게 지내세요.

ㅎㅎ 저희 집앞에 생태공원이있는데 밤만되면 개구리들이 엄청울더라구요..^^
여름이 진짜 성큼 다가와버렸네요..
어느순간부터
봄 - 여~~~~~~름 - 가을 - 겨~~~~~~~~울
이 되어버렸네요..ㅎㅎ

생태 공원 가끔 산책하시면
저절로 글이 나오겠어요.
좋은 곳에 사시네요.

ㅎㅎ그런가요...? 산책자주나가봐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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