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첫날인데 비가 와요

주말마다 농사짓는 아짐입니다
랑이 휴가 첫날입니다
휴가 계획을 멋지게 농사로 꽉 짜놨는데 비님이 오시네요
새벽에 빗속을 달려 시골집에 왔어요

비가 온다기에 일욜 고추를 따서 덮어놓고 갔어요
초딩동창 건조기가 꽉차서 15일에 우리 고추를 넣기로 했거든요
비가 와도 괜찮다기에 앞마당에 두고 갔어요
시엄니 아시면 안될거 같아 비밀로 했지요

햇빛 좀 받으라 가져다 놓은 다육이
비에 흠뻑 젖어 벌써 두개나 가셨네요
처마끝으로 옮겨 놓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네요
와 이리 시행착오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고추도 비에 흠뻑 젖어 있어요
비가 이리 많이 올줄 알았으면 옥탑방에 두고 가는 건데 후회를 하게 되네요
팅팅 부은 고추를 쓸어 담아
건조기에 넣기 위해 초딩 동창에게로 달려 갑니다
빗줄기는 굵어지고 앞이 보이지 않아 살살 기어서 갔지요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 부부가 너무 고맙네요
건조기가 없었다면 이번 비에 울시엄니 많이 속상해 하셨을건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친구와 마주 앉아 커피 한잔 마시고 왔지요

비님이 많이 와서 오늘은 할일이 없네요
비가 그친다해도 밭이 질어서 낼도 못 들어 간다네요
휴가 계획을 급 수정해야하는데 좋은 생각이 안 나요
뒹굴거리며 졸고 있는데 어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