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의 접근방식(1)

in #kr7 years ago

어제 첫 포스팅을 쓰고난뒤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은 의견도 남겨주시고 반응을 잘해주셔서 기분이 좋네요.
원래 첫 포스팅을 줄기세포를 쓰려다 암을 이야기해서 암부터 언급한다음에 오늘은 줄기세포를 이야기하려했으나 암에 대해서 좀더 궁금해하시는분들이 많은것 같아서 하나 더 이야기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어제 글은 암세포의 특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https://steemit.com/kr/@jhs9301/74wyjv

자 이제 암세포가 어떤 녀석이고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알았으니 암세포를 어떻게 억제하는지도 궁금해하실겁니다. 그래서 이번엔 실제로 생명과학연구실에서 항암제 연구는 어떤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설명을 드릴까합니다. 제가 너무나도 다양한 생명과학전공분야를 전부 다룰수는 없지만 알고있는 분야만 쉽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암을 치료하려면 암세포를 제거해야겠죠. 지금까지 나온 방사선치료, 수술, 화학적 항암제 등 여러 방법중에 단연 베스트는 놀랍게도 수술해서 물리적으로 암덩어리를 들어내는겁니다. 수술이후 암덩어리에서 몰래 떨어져나와서 혈관타고 돌아다니던 애가 다른조직에 가서 자라버리는 불상사(전이라고 부르죠) 가 없다고 판명되면 완치인거죠. 전이는 암덩어리가 좀 자란이후에 활발히 일어나니 진단과 수술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위에 언급한대로 수술이 베스트인데 수술한이후에 1)암조직이 남아있는 경우, 2)다른조직에서 전이가 일어난경우, 3)수술이 어려운 부위인경우 등등 다른 항암치료를 이용해야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방사선을 이용해서 암세포를 조지거나 암세포만 죽이는 항암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들은 보통 하나하나 따로 쓰는게 아니라 같이 병행해서 치료에 쓰는데 방사선을 쐬주면서 항암제복용 또는 두가지 이상의 항암제를 동시 복용 하는식으로 항암치료를 합니다. 그 이유로는 방사선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조져버리는 문제점이 있고 한가지 항암제만 쓰는 경우, 그 항암제에 잘버티는 암세포놈이 하나 살아남으면 열심히 분열해서 암조직을 다시 만들어 버립니다.

방사선+항암제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암세포를 죽일까?-는 제 전공입니다. DNA 수선을 연구하는 연구실에서 접근할수 있는 방법인데요. 실제로 제가 이 방식을 이용해서 항암제 연구를 하고있기도 해서 설명해드립니다. 일단 방사선을 쬐주는건 세포의 DNA에 손상을 일으켜서 세포를 죽이는건데요 이 방사선은 암세포랑 정상세포 구별하지못하기 때문에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DNA에 손상을 입겠죠. 자 그런데 어제 안젤리나 졸리의 이야기에서 말씀드렸던 BRCA유전자처럼 세포내에는 손상을 입었을때 다시 복구하는 유전자들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더 어려운 메카니즘이지만 쉽게 설명해드리면 일반세포의 경우 방사선에 의한 손상을 치료하는데 2가지 방식을 사용할수 있습니다. BRCA유전자가 A방식이라고 하면 B라는 방식도 있죠. 그런데 만약에 BRCA유전자가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생긴 암세포의 경우 A는 사용할수 없지만 B를 사용할수 있기때문에 방사선을 맞아도 DNA를 다시 수선해서 살아남을수있어요! 그래서 이때 B방식을 못쓰게 막는 항암제를 먹이면서 방사선을 때려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상세포의 경우 B가 막히겠지만 BRCA유전자가 A방식을 이용해서 수선을 해주기때문에 방사선을 맞아도 버티겠죠. 그런데 암세포의 경우는 BRCA가 돌연변이이기떄문에 A방식도 못쓰는데 B방식도 막히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방사선에 얻어맞고 죽게됩니다.(아래그림을 보시면 더 잘 이해하실수있어요)

이렇게 DNA 수선 이라는 관점에서 항암제를 찾기도하지만 다른 생명과학 연구실에서는 어떻게 접근을 할까요? 어제 말씀드렸던것처럼 암세포는 그냥 미친듯이 분열하는 세포이기때문에 가장 간단하게 접근할수 있는방법은 세포분열을 막는겁니다. 그래서 세포주기를 연구하는 실험실에서는 핵이 분열하는것을 방해하는 화합물을 항암제로 개발하기도 하구요. 또 세포가 분열하기 위해서는 세포를 구성하는 재료가 많이 필요하기때문에 세포구성물질을 연구하는 연구실에서는 재료를 이용해서 물질합성을 방해하는 화합물을 항암제로 개발합니다. 물질뿐만 아니라 에너지도 많이 이용하겠죠 세포 안에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이 있는데 이 미토콘드리아를 연구하는 연구실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생성을 방해하는 화합물을 항암제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어제 포스팅에서 암세포가 물질과 에너지를 얻기위해 혈관을 끌어다쓴다고했는데 혈관을 연구하는 연구실에서는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화합물을 이용해서 암세포가 혈관을 끌어다 쓰지못하게 함으로써 암세포 성장을 막는 방식으로 항암제를 개발합니다.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네요 이렇게 줄기세포는 또 다음시간으로 미뤄져야할거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암치료 연구방식 뿐만 아니라 진단 역시 중요한 주제이기에 생명과학연구는 어떻게 접근하는지 최대한 알아듣기쉽게 말씀드리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최대한 쉽게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하는데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첫 포스팅을 하고난뒤에 생각해보니 제가 학부생때 줄기세포 연구실에 있으면서 잠깐 공부했었던 비만, 탈모도 흥미로워하실거같아서 생각해두고있는데 이번에도 궁금하신점 댓글로 달아주시면 주제선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ort:  

are you a doctor?

I am Ph.D student in biological science

궁금한게있습니다. 최근 신라젠 같은 회사에서 아오는 새로운 항암 바이오약의 성공확률은 어떻게보시는지요?

시장에서의 성공가능성은 제 전공분야가 아니기때문에 언급할수는 없습니다만 논문찾아읽어보면 그 메커니즘과 효과를 쉽게 설명하는 포스팅을 할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나온 약들에 비해 장단점 이런 쪽도 많이 궁금해하실수 있겠네요.

접하기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제 어머님도 암으로 한때 고생을 하셔서 이 글을 꼼꼼이 읽어보게 되네요^^

그런일이 있으셨군요ㅠ 많이 걱정되셨겠어요 완쾌하셨다면 다행입니다

normal cell 은 피해를 안 주고 암세포만 제거하는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나 보군요.

예전에 싯다르타 무케르지란 사람의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 란 책을 통해서 암이 생각보다 오래됬지만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다 이정도로 받아들였었는데, 아직 많은 기술들이 실용화가 되기에 부족한가 보군요.

제가 포스팅한 내용들은 사실 예전방법들이고 새로운 기술들이 많이 나왔습니다만 암정복은 쉽지않을 것 같습니다.

정성이 보이는 글이네요!! 좋은정보를 얻었습니다. 팔로우랑 보팅하고 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맞팔하겠습니다

암세포라니 쉬운내용이 아닐텐데 ㅎ

전문적인글을 포스팅해주셨네요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3
JST 0.030
BTC 65359.95
ETH 3492.90
USDT 1.00
SBD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