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09-어머니 딸로 살겠습니다] 기분이 엄청 좋았어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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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철암 약수터에서 물 긷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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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종합운동장 육상보조트랙에서 머위 껍질 벗기는 어머니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고, 얼굴 맞대면 언제나 되풀이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 들면 기억력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싶어 하는가 봅니다.
요즘 어머니께서 하루에도 수만 번 이상 되풀이하는 말이 있습니다. 입 에 담고 기도 하듯 중얼거리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이 바로 '기분이 엄청 좋았어.' 입니다. 이 말을 할 때 어머니 표정이 밝아집니다. 통증으로 찌푸린 얼굴 주름살이 퍼지며 은근한 미소가 얼굴에 번집니다. 그 순간은 통증으로부터 벗어난다고 합니다.
6월 4일 지난 일요일.
태백지역 교회연합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어머머니랑 교회를 갔습니다. 교회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나는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스팀잇에 글도 쓰고, 스테픈 20에너지로 걸어야 하고, 꽃차도 만들고, 밀린 빨래도 하고, 여인숙갤러리 청소도 해야 하고, 텃밭 정원도 가꾸고, 요리도 해야 하고...아주 바쁜 백수로 주부로 살아가기 때문에 교회 행사에 시간을 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어머니는 교회 동지들과 어울려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기분이 엄청 좋았어."
태백교회 연합체육대회에 다녀 오신 후부터는 이 말을 되풀이하시는 겁니다.
"무슨 일 있었어요?"
내가 묻자, 어머니는 행운권 추첨으로 타오신 상품을 내보였습니다. 사과즙과 젤리를 합친 신상품 주스였습니다.
"아들, 먹어봐라. 타 온 거다."
"기분이 엄청 좋았어."
어머니가 환히 웃으십니다.
무거운 거 들고 와서 아들 주니 좋은 거고, 아들이 잘 먹는 거 보니 좋은 거고... 뭐 그런 건가 싶었는데, 이야기를 솔솔 풀어 놓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체육관 의자에 앉아 있었어. 편을 가르고 줄을 서는 거야. 아픈 사람은 그대로 앉아 있으라고 안내 방송을 듣는 순간 일어났지. 아픈 거 들키고 싶지 않았어. 이를 꽉 물고 걸어 가는데, 누군가 내 등 뒤로 와서 살포시 안는 거야......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하는 거야. 그 생각만 하면 기분이 엄청 좋아. "
"그 분이 누구세요?"
"나에게도 이런 딸이 생겼으면 했지."
"......?"
어머니 딸로 살겠습니다. 아무리 다짐하고 실천해도 환갑을 훌쩍 넘기며 아들로 살아온 내가 다정다감하지 못한 건 사실입니다.
"어머니를 엄청 기분 좋게 한 사람, 그 분이 누구세요?"
" 누구긴 누구야. 비밀이야."
나는 어머니 비밀을 지켜드리기로 했습니다.

"사랑합니다. 힘 내세요."
나는 시민 연립 105호를 매일 문안 차 방문합니다. 아파서 누워 계신 어머니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나들이 가요."
"싫다, 아파 죽겠다."
어머니는 다시 드러눕습니다.
끙끙 앓는 모습을 보는 나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나들이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송이재 가서 머위 채취, 상철암 놀쉬일배 텃밭 놀이터에 가서 상추 뜯고, 약수터 물 긷고, 종합 운동장에서 머위 다듬는 동안 나는 운동하고....어때요? 나들이 가시렵니까?"
나는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
툭, 어머니는 내 손을 밀어냅니다.
"아직은 내 힘으로 일어날 수 있어. "
"......!"
"그 생각만 하면 기분이 엄청 좋아."
중얼거리시며 어머니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어느 새 현관 문 앞에 서 계십니다.
"아들, 어서 가자."
나는 그 분이 했던 것처럼 어머니를 등 뒤에서 살포시 껴 안아 봅니다.
" 징그럽다, 이 눔아, 이 느낌 아니다!"
어머니는 내 포옹을 풉니다.
나는 멈칫 서 있었습니다. 어머니 딸로 살기엔 아직도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2023-06-09 @jamislee 이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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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어머니! 매순간 기분 어엄청! 좋으시길 바랍니다!!

네,고맙습니다. 모든 분들, 기분좋은 시간이 많아지기를 빕니다.

이 느낌 아니다 이눔아 !!
그 분이 누구신지는 몰라도
정말 기억에 남을 추억을 어머님께 선사해 주셨내요 !!
""기분이 엄청 좋았어 ""

우리 어머니께서 좋아하는 귄사님이시랍니다.

ㅋㅋ

더 아프지 않고 즐겁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형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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